♣ 지장보살과 영가천도

음력 7월15일은 백중날이요 우란분재일(盂蘭盆齋日)이다.
여름 세 달 동안 열심히 정진하신 스님들의 도력에 의지하여, 쉽사리 구원할 수 없는 영가들까지 좋은 세상으로 인도하는 거국적인 영가천도의 날인 것이다.

그런데 불교의 수많은 불보살님 가운데, 영가천도에 있어 결코 빠뜨려서는 안될 '오직 한 분'이 있으니 그 분이 지장보살님이시다.

광목녀의 서원

으뜸가는 천도의 권능자이신 지장보살! 그러나 지장보살이 지옥, 아귀, 축생의 세계에 태어나 고통받는 중생을 구원하는 대보살이 된 것은 특별한 일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누구나가 경험할 수 있는 한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효심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마음을 쏟게 되는 어머니의 죽음이 계기가 된 것이다.

아득한 옛날, 청정연화목여래(淸淨蓮華目如來)께서 사바세계에 계시다가 열반에 든 다음, 한 분의 나한(羅漢)이 행복을 얻는 방법을 일러주며 중생을 교화하셨다.

나한은 중생의 자질과 인연에 맞추어 차례로 교화하던 중, 눈이 유난히도 아름답게 반짝이는 '광목(光目)'이라는 이름의 여인을 만나 음식을 공양받았다.
광목의 반짝이는 눈 속에 슬픔이 깃들어 있음을 간파한 나한은 물었다.

"무엇이 그대를 수심 속에 빠뜨리고 있는가?"

"저는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기일(忌日)에 복을 지어 어머니를 천도해 드리는 것이 원이옵니다.
하오나 어머니께서 어느 곳에 나셨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이를 가엾게 여긴 나한은 선정(禪定)에 들어 광목의 어머니가 태어난 곳을 관찰하였다.
광목의 어머니는 아주 나쁜 세상에 떨어져 큰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대의 어머니는 지금 지옥에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살아 생전에 어떠한 업을 지었는가?"

"어머니는 평소에 물고기나 자라 따위를 먹기를 좋아하였습니다.
특히 조그마하고 어린 새끼들을 지지고 볶아 한껏 먹었으니, 그 생명의 수가 천만의 배는 될 것이옵니다.
존자시여, 부디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어머니를 구하여 주옵소서,"

나한은 자비심을 발하여 어머니를 구제할 수 있는 방편을 광목에게 일러주었다.
"지극한 마음으로 청정연화목여래를 생각하라.
그리고 정성을 다해 청정연화목여래의 존상을 조성하거나 그려서 모시면, 산 사람과 죽은 사람 모두가 좋은 과보를 얻으리라."

가르침을 받은 광목은 그 즉시 부처님의 형상을 그려 모시고, 가장 아끼던 물건을 처분하여 부처님께 공양을 올린 다음, 공손한 마음으로 우러르며 슬피 울며 예배를 드리다가 잠이 들었다.
새벽녘에 광목은 부처님의 꿈을 꾸었다.
부처님께서는 금빛 찬란한 광명을 놓으시며 광목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어머니는 오래지 않아 네 집에 태어나게 되리라. 그리고 배고픔과 추운 것을 알 때쯤이면 곧 말을 하게 되리라."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광목의 집에 있는 한 종이 자식을 낳았는데, 사흘도 채 되지 않아 말을 시작하였다.
아기는 머리를 숙여 슬피 울면서 광목에게 말하였다.

"아! 생사의 업연(業緣)으로 무서운 과보를 받아 어둠 속에 빠져 있었도다.
광목아, 내가 바로 네 엄마다.
너와 헤어진 후 여러 차례 큰 지옥을 옮겨다니며 숫한 고초를 겪었거늘, 너의 복력(福力) 덕분에 다시 사람의 몸을 받게 되었구나.

그러나 수명이 짧아 나이 열세 살이 되면 또 악도에 떨어지게 되어 있단다.
아, 두렵구나. 네가 어떻게 하든지 나를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다오.

"이 말을 들은 광목은 종의 자식이 어머니의 후신임을 확신하고 목메어 슬피 울면서 물었다.

"우리 어머니가 틀림없다면 본래 지은 죄업이 무엇인지를 알 것입니다.
어떤 죄업을 지었기에 악도(惡道)에 떨어졌습니까?"

"살생을 많이 하고 불법(佛法)을 헐뜯고 비방한 죄업으로 악도의 과보를 받았단다.
네가 복을 지어 나를 구제해 주지 않았더라면, 도저히 이 업보로부터 벗어 날 수 없었을 것이다."

"생전의 죄업으로 인해 지옥에서 받은 고통은 어떠한 것이었습니까?"
"그 고통은 백천년을 두고 말할지라도 다 할 수가 없다."
그 말을 들은 광목은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다가 허공을 향해 말하였다.
"원하옵건대, 어머니를 지옥으로부터 영원히 벗어날 수 있게 하여 주옵소서.
인간세상에서 열세 살의 수명을 마친 다음에도, 다시는 무거운 죄로 인하여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이시여, 자비로써 저를 어여삐 여겨, 제가 어머니를 위하여 발하는 넓고 큰 서원을 들어주옵소서."

광목은 무릎을 꿇고 서원을 발하였다.
"만약 저의 어머니가 영겁토록 삼악도와 인간세상에서의 천한 과보를 받지 않게 된다면, 저는 백천만억겁 동안 모든 세계에 있는 지옥과 삼악도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중생들을 맹세코 제도하여, 그들로 하여금 지옥, 아귀, 축생의 몸을 벗어나게 하겠나이다.

그리고 죄업의 과보를 받는 중생들이 모두 성불한 연후에 저는 정각(正覺)을 이룰 것입니다."
이렇게 광목이 서원을 발하자,
허공으로부터 청정연화목여래의 음성이 들려왔다."장하다, 광목아! 큰 자비심으로 어머니를 위하여 참으로 훌륭한 서원을 발하였구나.
그 공덕으로 너의 어머니는 열세 살로 이 세상의 과보를 마친 다음 바라문으로 태어나 백 세의 수명을 누릴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생에는 근심걱정이 없는 무우국토(無優國土)에 태어나 헤아릴 수 없는 수명을 누리다가, 불과(佛果)를 이루어 항하의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인간과 천상의 중생들을 널리 제도하리라."

이상의 이야기를 들려주신 석가모니불께서는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매듭을 지으셨다."그때 나한의 몸으로 광목을 제도한 이는 지금의 무진의 보살이요, 광목의 어머니는 해탈보살이며, 광목은 지금의 지장보살이니라.

지장보살은 과거 아득하고 먼 옛 겁부터 이와 같이 중생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겨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서원을 세웠으며, 널리 중생을 제도하여 왔느니라. 미래 세상 중에 손가락 한 번 튕길 동안만이라도 지장보살에게 귀의한다면, 그 모든 중생은 삼악도의 죄보(罪報)로부터 벗어나게 될 것이니라."

"지장경" <염부중생업감품(閻浮衆生業感品)>에 수록된 이 광목녀의 이야기를 자세히 음미해 보라.
효녀 광목은 살아 생전에 살생을 좋아하였던 어머니를 천도시키고자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태어난 곳을 알 수 없어 주저하다가, 나한님의 도움으로 구제할 수 있는 방편을 얻게 된다.

이에 광목은 부처님의 탱화를 그려 모시고 공손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면서 어머니를 천도해 줄 것을 아뢰었다.
그러나 광목은 복받치는 슬픔을 억제할 수가 없어 눈물을 흘리며 예배를 드리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고 말았다.

그때 부처님께서 나타나, 어머니가 광목의 집안에 태어날 것임을 일러주셨다.
어머니를 위해 복을 닦는 효녀 광목의 간절한 정성이, 어머니를 대지옥에서 구제하여 인간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것이다.

그러나 죄업에 대한 무서운 과보는 부처님의 자비와 딸 광목의 선행만으로는 다 녹일 수가 없었다. 열세 살로 세상 인연이 다하면 다시 지옥의 무서운 과보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어머니를 위해 광목은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께 서원을 한다.

무릎꿇고 눈물을 흘리며 맹세를 한 것이다.
그 맹세로 인해, 다시 지옥에 떨어졌어야 할 어머니는 백 세의 수명을 누리는 바라문의 몸을 받았다가 근심걱정이 전혀 없는 무우국토에 태어나고, 더 후에는 부처가 되어 수많은 중생을 제도하게 된다는 청정연화목여래의 수기(授記)를 받기까지 하였다.

이것이 바로 지장보살 천도의 시작이다.
그 뒤 지장보살의 삼악도 중생구제, 곧 영가천도의 능력을 기르기 위한 노력이 끝없이 끝없이 이어졌고, 마침내는 영가천도의 대신력(大神力)과 대자재력(大自在力)을 성취하게 되었다.
손가락 한 번 튕길 동안만이라도 지장보살께 귀의하면 어느 누구도 삼악도의 죄보를 벗어나게 할 수 있을 만큼.

♣ 천도를 위한 지장보살의 가르침

그럼, 으뜸가는 천도의 지장보살께서 가르치신 천도법은 어떠한 것일까?
그 해답은 '지장경" 속의 여러 곳에 수록되어 있다.
특히"지장경" 총 13품 중, 제6 <여래찬탄품(如來讚嘆品)>과 제7 <이익존망품(利益存亡品)>, 12 <견문이익품(見聞利益品)>에서는 천도를 위해 임종시에 해야 할 일과 49재 기간 동안의 행법, 그 뒤의 천도법에 대해 자세히 설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하여 지장보살의 천도법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편안한 임종과 천도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업보중생인 이 세상 사람들의 죽음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
집 밖에서 죽는 객사(客死)의 경우만 불행한 죽음이 아니다. 집에서도 유언 한마디 남기지 못한 채 갑자기 죽는 이들이 있고, 삶도 죽음도 아닌 상태로 오랫동안 병상에서 지내는 사람도 있다.

또 죽음에 임박하여 나쁜 귀신이나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이나 친척, 도깨비 등에게 시달려, 소리치고 신음하고 괴로워하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는 선행을 많이 닦은 사람까지도 임종의 시간에 나타난 귀신이나 선망조상들에게 이끌려 악한 세상으로 흘러가게 된다고 한다.

임종을 앞둔 사람은 정신이 아득하여, 선과 악을 분별하기 어렵고 눈과 귀로 똑똑히 보고 들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릇된 힘에 이끌려 가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임종의 순간은 매우 중요하다. 그 중요한 순간에, 가족들은 임종을 앞둔 이에게 지장보살의 명호를 들려주어야 한다.

《지장경》<견문이익품>에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만약 현재와 미래의 모든 세계 육도 중생이 목숨을 마치려 할 때 지장보살의 명호를 들려주어서 한 소리라도 귓가에 스치게 하면,
이 모든 중생은 영원히 삼악도의 타는 듯한 괴로움을 겪지 않게 되느니라.
하물며 부모나 가족들이 지장보살의 형상을 조성하거나 탱화를 그려 임종자의 눈으로 보게 한다면 더 말 할 것이 없느니라.

그 동안의 죄업으로 마땅히 악도에 떨어져야 할 사람일지라도 이러한 공덕 덕분에 모든 죄와 업장이 소멸되어 천상에 태어나고 뛰어난 즐거움을 누리게 되느니라."

이토록 임종의 순간은 중요하다.
그러므로 임종자를 눈앞에 둔 가족들은 이별의 슬픔에만 사무쳐서는 안 된다.
슬프다고 소리쳐 울어서도, 애석하다고 망령되이 행동해서도 안 된다.
'나'의 감정은 모두 접어 두고, 오로지 임종자가 지장보살께 잘 귀의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 방법을 간단히 정리하여 보자.

임종자의 방에 지장보살의 그림이나 사진을 모시고 그 앞에 좋은 향을 피운다.
그림이나 사진을 구할 수 없으면 '대원본존지장보살'이라는 글씨를 써서 모셔도 좋다.

만약 임종자의 의식이 또렷하다면 먼저 '지장경"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
경전을 읽어주면 믿음이 생겨나고, 믿음이 있으면 스스로 지장보살님께 귀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이러한 경우에는 한문이 아닌 한글본 '지장경"을 읽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임종자가 지장보살을 염하며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따라서 가족이나 친척 등은 임종자가 염불을 놓치지 않게끔, 함께 '지장보살'을 부르거나 염불 테이프를 들려주어야 한다.

특히 주의할 점은 임종자의 숨이 끊어졌음을 확인하고 나서, 곧바로 통곡을 하거나 손발을 거두거나 자리를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다.
적어도 한두 시간, 길게는 여덟 시간 가량을 그대로 모셔두고 '지장보살'을 염송해 주어야 한다.
이는 신식(神識)이 몸을 완전히 빠져나가 몸이 완전히 차가워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각을 이야기한 것이다.

이렇게 가족 등이 정성껏 염불을 하면서 임종자의 명복을 빌게 되면,
임종자는 악귀의 유혹에 시달림이 없이 지장보살의 인도를 받아 좋은 세상으로 직행을 할 수 있게 된다.

사후에 거창한 재를 지내면서 영가를 천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임종의 순간에 잘하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
슬픔에 빠지거나 당황해 하지 말고 잘 염불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나아가 '지장경"에서는, 임종자를 위해 "지장경"의 독송과 지장보살의 염송만을 고집하지 않고 있다.
평소에 아미타불을 염하였으면 '아미타불'을 관세음보살을 염하였으면 '관세음보살'을 염송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살아 생전에 심은 인연 따라 경전을 읽고 염불을 할 것을 권하는 것이다.

이 넉넉한 가르침의 뜻을 잘 새겨, 떠나는 이를 좋은 세상으로 천도하기 위해 유가족들은 최선을 다해야 하리라.

(2) 49재 기간 동안의 행법
불교에서는 죽은 이가 49일 동안 죽음(中蔭)의 세계를 떠돈다고 한다.
이 '중음'은 새 생명을 받기 전의 어둠의 세계라는 뜻이다.
영가는 이 49일 동안 어둠 속에서 어리석은 귀머거리처럼 떠돌다가, 살아 생전의 업력(業力)에 이끌려 새로운 몸을 받는다고 한다.

이를 불교의 여러 경전에서는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하여, '염라대왕 앞에서 생전의 업에 대한 심판을 받고 태어날 세상을 정하게 된다'고 표현한다.

대부분의 영가들은 중음의 세계를 떠도는 그 49일 동안,
가족이나 친척들이 복을 지어 자신을 구제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한다.
그 기간 안에 가족이나 친척이 영가를 위해 복을 지어주면,
그 복이 영가의 것이 되어 해탈을 얻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여야 영가를 위해 복을 지어줄 수 있을까?
"지장경"에서는 그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에서 칠일에 이르도록 불보살님께 공양을 올리고 영가를 위해 '지장경'을 읽으면서, 좋은 세상에 태어날 것을 축원해 주는 것이다.

지장보살의 상이나 그림 앞에서 하루에서 칠일에 이르도록 지장보살의 명호를 부르며 예배 공양을 하게 되면,
영가가 해탈을 얻어 인간과 천상에 태어난다고 한다.

이를 오늘날의 49재에 적용시켜 보자.

영가를 잘 천도시키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유족들이 49재 기간 동안 정성을 다하여야 한다.
그 정성의 시작은 무엇인가?
아침저녁으로 영가의 혼백 앞에 상식(上食)을 올리는 일이다.

요즈음은 절에서만 재를 지내고 집에서 상식을 올리지 않는 불자들이 많지만, 이는 잘못된 풍습이다. 이 상식은 꼭 올려야 한다.
돌아가신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을 배고픈 영가로 만들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상식을 올릴 때는 특별한 음식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집안에 먹는 음식 그대로를 상에 차리면 되므로 꼭 상식을 올리기 바란다.
이렇게 아침저녁으로 상식을 올리고 나서,
또 아침에는 '지장경" 한 편을 정성껏 읽어드리고 저녁에는 30분이나 한 시간 가량 '지장보살'을 염송하면서, '영가가 지장보살의 가피를 입어 좋은 세상으로 나아가지이다.'하는 축원을 해주면 된다.

나아가 절에서 7일마다 한번씩 일곱 번의 재를 올리며 영가를 위해 공덕을 쌓아주면,
어찌 그 영가가 좋은 세상에 태어나지 않겠는가.
실로 효성을 다하고 은혜를 은혜답게 갚을 수 있는 이 49재 기간 동안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를 꼭 당부드린다.

(3)선망 조상 등의 천도
오래 전에 하직한 조상이나 임종 후 재를 지내주지 못한 부모님 등이 있을 때는 어떻게 천도를 해 주어야 하는가?
'지장경'에서는 21일 동안 지장보살이나 그림 앞에서 지장보살의 명호를 부르며 총 1만 번의 절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곧 하루 5백 번 정도의 절을 하면서 선망조상이나 먼저 떠난 가족들을 천도해 주라는 것이다.
이렇게 천도를 하면 지장보살이 꿈에 나타나 영가가 새롭게 태어날 곳을 일러주거나,
영가 스스로가 나타나 새 세상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 한편을 살펴보자.

약 20년 전, 서울에 사는 법연거사는 40대 중반에 이르러 조상님을 공경하고 공양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조사의 영가천도와 누이동생의 임신을 기원하며 백일 지장기도를 시작하였다.

누이동생이 결혼을 한 지 10년이 넘도록 아기를 갖지 못하여 불화가 잦았고,
자주 친가로 쫓겨오기도 하였기 때문이다.법연거사는 매일 진관사의 지장보살님께로 나아가 "지장경" 총 13품 중 1품 또는 2품을 읽은 다음, <지장예찬문>을 읽으며 158배를 드렸다.
그리고 30분 정도 일심으로 '지장보살'의 명호를 외웠다.

이렇게 매일같이 지장기도를 한 지 80일 가량 되었을 때 아기를 갖지 못했던 누이동생이 임신을 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리고 백일기도를 끝마치는 날, 새벽녘에 참으로 묘한 꿈을 꾸었다.
꿈에 보통보다 약간 작은 키에 남루한 한복 차림의 노인이 나타나 말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장호원 할아버지다.
너의 덕을 입어 좋은 곳으로 가게 되었기에 고맙다는 인사를 하러 왔다."하지만 법연거사는 일찍이 그 노인을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집안 어른들로부터도 장호원에 조상이 살았다는 말도 들어보지를 못하였으므로,
의아해 하며 물었다.

"누구신지요? 저는 감사의 인사를 받을 만한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노인은 서울 장위동에 살았던 법연거사의 아저씨를 데리고 와서 말하였다."이 사람이 내 손자다."
그리고는 조금 있다가 포졸 두 사람이 나타나 노인을 모시고 나갔다가 돌아왔다.

노인은 이미 남루한 한복 대신 찬란한 장군복으로 바꾸어 입고 있었다.
노인은 거듭 법연거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고,
포졸들도 합장하고 정중히 인사를 한 다음 노인을 모시고 사라졌다.

너무나 실감나는 꿈을 꾼 법연거사는 집안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당숙모에게 전화를 하여 '장호원 할아버지'에 대해 물었다.
"그와 같은 할아버지가 계셨다는 말은 들었으나 나도 뵈온 적은 없다. 네가 그 할아버지를 어떻게 아느냐?"

이렇게 법연거사는 지장기도를 통하여 집안의 근심이었던 누이동생의 잉태를 도왔고, 가족들에게 완전히 잊혀져 있었던 선대 조상을 천도하였던 것이다.
지장보살의 가피 속에서 천도를 이룬 예는 이밖에도 수없이 많다.
그런데도 여기에서 구태여 법연거사의 예를 든 것은,
선대 조상의 천도를 위한 법연거사의 기도방법이 훌륭한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한을 1백일로 정하여 매일같이,
"지장경"을 1~2품씩 독송함.
<지장예찬문>을 읽으며 예찬문 속의 불보살님과 지장보살께 158배를 올림. '지장보살'을 30분 동안 염불함.
이렇게 하면 독경과 절과 염불을 골고루 함께 잘할 수가 있다.

"지장경"의 가르침대로 21일 동안 지장보살을 부르며 하루 5백번 정도씩 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법연거사가 행한 지장기도법도 예부터 전해져 오는 지장기도의 한 유형이므로 특별히 권하는 바이다.

실로 지장기도를 통한 영가천도의 공덕은 죽은 이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니다.
영가보다는 오히려 천도를 지내주는 이가 더 큰 공덕을 얻게 되고 더 큰 행복을 누리게 된다.

"지장경'에서는 그 전체 공덕의 7분의 1은 죽은 사람이 얻고, 7분의 6은 산 사람이 얻는다고 하였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한 것인가?
그 원리는 간단하다.
천도가 지극한 효심의 발로이기 때문이다

참된 효심이 법계에 가득한 행복의 기운을 끌어당겨 그 행복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불자들이여! 지금이라도 천도해 드려야 할 영가가 있다면 마음을 다잡고 지장보살께 귀의하여 정성껏 천도를 하여 보라.
끝없는 용서와 사랑의 지장보살은 우리의 원을 반드시 들어주실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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