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수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것은 무엇인가?

 

우리속에 우리 의식을 만들어 내는 주체인 마음과 마음에 대한 모든것을 다스리고 정립하는

명상 참선 수행을 통한 마음의 모든것을

함께 알아 보는 의미에서 이글을 소개합니다

 

1 마음의 실체


의(manas, 意, 認知), 식(vinnana, 識, 反影), 또는 마음(citta, 心, 작용)에 대해서 안다고 할 때 그것은 추상적․관념적․주관적이지 않고, 구체적․직접적․객관적이어야 한다.

마음작용은 5감(五感)으로 감지할 수 없다. 그렇다보니 다양한 주장이 난무하지만 마음에 대해서 말할 때 주관적인 개인의 경험에 기초해서 사유하고 이해하고 판단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마음 또한 엄연히 물질인 이상 그것은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고 체계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자기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하며, 다른 존재와의 관계 수준을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삶의 질을 정하고, 행복지수를 좌우하고, 인생 전체를 결정하는 마음에 대해서 자기 자신의 마음 관리방식과 그 유효성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알고 있으면 더 좋다.




① 마음의 역할


마음은 우리가 무엇을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마음은 물질로부터 나왔지만 도리어 물질을 지배하고 물질의 존재양식을 결정한다.

동물은 자연의 산물을 가공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사용하지만 사람은 자연의 산물을 필요에 따라 적절히 가공하여 사용한다. 이러한 차이점은 물질 분야뿐만 아니라 정신세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사람은 접촉 다음에 일어나는 마음작용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분석․사유․논리․ 알아차림․마음집중․관찰․직관 등을 사용하여 어떤 형태로든지 가공하여 사용한다.

삶은 홀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와 서로 관계 맺고 살아가며 다른 존재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삶이 규정된다. 태어나면서 선천적으로 관계 맺기도 한다. 이때는 그 관계의 질이 마음상태를 결정한다. 또 후천적으로 살아가면서 다른 존재와 관계를 맺기도 하는데 이때는 마음상태가 관계의 질을 결정한다1).

다른 존재와 어떤 방식과 어느 수준으로 관계 맺을 것인가의 핵심은 마음이다. 다른 존재와 관계를 맺는다 함은 그 양과 질이 어떻든 마음과 마음의 연결을 본질로 한다. 마음상태에 따라서 다른 존재와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관계 맺은 존재와 좋은 마음을 나누는 것은 관계의 수준을 높이며 삶을 한층 풍요롭게 한다.




② 마음의 실체



마음은 추상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물질이다. 그러므로 마음이 가지고 있는 법칙성, 실재, 본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에 따라서 마음을 가꾸면 마음관리의 유효성을 높일 수 있다.

인체의 신경망, 특히 뇌신경이 작동하면 그것으로부터 에너지 흐름이 일어나는 데 그것을 의식, 정신, 심리, 또는 마음이라고 한다2).

마음이 존재하는 공간은 인체의 신경망, 특히 뇌 신경망이다. 뇌 신경망이 자극을 받아 작동하면 마음이라는 가상공간이 만들어지고 작동하지만 자극이 없으면 가상공간은 만들어지지 않고 기초의식만 흐른다3).

마음이라는 가상공간이 발생하는 장소인 뇌 신경망은 몇 가지 개별 인자의 복합체로 구성되지만 그 구성요소의 기본 성질과는 전혀 다른 기능인 마음작용이 일어난다4).

뇌 신경망이 활성화되어 나타나는 가상공간인 마음이 작동할 때 사용되는 기본인자는 인지․반영, 알아차림, 기억의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작동하면서 사람의 모든 사유과정과 정서과정이 전개된다.

마음은 뇌 신경망을 구성하는 일반물질로부터 파생된 물질이지만 일반물질과는 다른 특수한 물질이다. 일반물질은 형체를 파악하기 쉽고, 비교적 고정되어 있고, 질량을 가지고 있지만 특수물질인 마음은 그 형체를 파악하기 쉽지 않고, 아주 빠르게 움직이며, 질량도 가지고 있다5).

마음은 물질로부터 나왔고, 물질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동시에 마음상태는 물질의 존재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마음은 물질로부터 나왔지만 물질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관리한다. 마음 상태를 어떻게 가지느냐에 앎이 바뀌고, 생각이 변하고 행동유형이 다르게 나타난다. 동시에 물질이 어떻게 존재하느냐에 따라서 마음상태가 결정된다6).

마음을 다룰 때는 일반물질을 다루듯이 해서는 유효성도 없고 답을 얻을 수 없다. 그러므로 마음을 다룰 때는 마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에 기초해서 다룰 때 유효성이 있고 답을 구할 수 있다7).

마음은 유전자를 통해서 특정한 정보를 부모로부터 물려받고 자식에게로 이전시킨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새로운 정보에 의해서 수정하여 사용하기도 한다8).

마음은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여 사용하거나,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이미 저장되어 있는 정보와 결합하여 사용한다9). 이미 받아들인 정보도 재 가공하여 그 수준을 높여서 사용한다10). 이때 이미 받아들여 저장해 있는 정보의 수준이 높을수록 새롭게 받아들이는 정보의 활용도나 가공의 수준 또한 높아진다. 동시에 모든 정보를 처리하는 공간이며 주체인 마음의 건강성이 정보처리의 양과 수준을 결정한다.

마음은 감각기관을 통하여 다양한 정보를 의식에 반영하며, 그것을 한번에 하나씩 처리한다. 마음은 6감을 사용하여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의 기능이 워낙 뛰어나서 그렇게 보일 뿐이지 실제로는 한번에 하나씩 처리한다11).

마음은 인식대상을 찾아 옮겨 다닐 수도 있고, 또 한 곳에 고정시킬 수도 있고, 원하는 곳에 머묾과 옮김을 자유자재로 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의 힘이 강해야하고, 유연성과 순발력도 갖추어야 한다.

마음은 인식대상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어 활기차게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에너지를 빼앗겨 무기력하게 되기도 한다. 알아차림과 마음집중 기능이 약하여 대상의 힘에 끌려 다니면 그 과정에서 에너지를 소모하고 지치고 피곤하게 되지만 알아차림과 마음집중 기능이 강하여 자신의 의지대로 대상을 선택하고 움직이면 에너지를 충전하고 활기차고 건강하게 된다12).

부처님은 과거, 현재,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단지 존재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의 마음에 과거에 대한 기억이 반영되는 것이며, 미래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할 일에 대한 생각이 현재의 마음에 반영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마음 또한 끊임없이 변한다13).




③ 마음이 존재하는 공간



마음작용이 발생하는 공간은 몸의 신경조직, 특히 뇌신경조직이다14).

마음은 신경의 작용으로 발생한다. 마음은 신경작용으로 발생하는 가상공간이다. 이것은 현대과학에서 말하는 부대현상론(附帶現象論)과 같은 의미이다.

몸과 마음은 분리할 수 없는 동일한 존재의 다른 현상이다15).

마음은 자극이 있으면 존재하고 자극이 없으면 기초의식만 흐른다16). 마음작용을 일으키는 기본인자가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것은 과학의 발전과 함께 어느 차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정의될 수 있다. 현 단계에서 뇌신경조직이 마음을 일으키는 기본요소라고 볼 때 뇌를 구성하는 기본인자를 분자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분자 차원인 뇌신경조직의 활동 결과 나오는 마음작용은 분자차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더 고차원적이고 복잡하고 복합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마음작용을 하는 기본인자는 인지․반영, 알아차림, 그리고 기억의 세 가지이다. 이 세 가지 기본인자가 다차원으로 결합하면서 사유과정, 정서과정 등 사람의 모든 의식활동이 이루어진다.



2 마음의 구조와 기능




마음은 몇 가지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다양한 마음작용을 일으킨다. 마음은 인지․반영 기능, 자각 또는 알아차림 기능, 그리고 저장 또는 기억 기능의 세 가지 기본인자가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사유과정과 정서과정 등 모든 의식활동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구조로 구성되어 있고 그렇게 작동하는 것은 도과에 들어갈 정도의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이 향상되면 분명히 볼 수 있다. 그 전에는 단지 그렇게 구성되어 있고 그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겠구나 하고 머리로 이해하고 짐작할 뿐이다17).











① 인지․반영 기능




마음은 거울처럼 정보가 의식 표면에 상을 맺히게 하는 기능이 있다. 그것을 의(manas, 意)라고 한다. 정보를 잡는 기능을 감각기관이라고 하며 그것을 근(indriya, 根) 또는 입(indriya, 入)이라고 한다. 그리고 정보를 잡아서 의식으로 전송하여 의식표면에 상을 맺게 하는 데 그것을 식(vinnana, 識)이라고 한다. 이 세 가지 작용을 통합하여 의식(意識)이라고 한다. 의를 인지, 식을 반영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감각기관은 생략한다.

인식대상(六境: 色聲香味觸法)18)과 감각기관(六根: 眼耳鼻舌身意)19)이 접촉하면 정보가 감각기관에 인지되고, 그 정보를 신경망을 활성화시켜 만들어진 가상공간인 마음에 보내어 반영시켜 상(六識: 眼識, 耳識, 鼻識, 舌識, 身識, 意識)20)을 맺게된다.

인지․반영기능은 투명하며 사물이 감각기관을 통하여 마음에 비추어지는 대로 반영된다. 정보가 마음에 인지․반영되는 순간 이미 마음공간에 저장되어 있던 정보와 결합하면서 사유, 느낌, 알아차림의 각각의 기능이 개별적,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작동한다.




② 알아차림 기능




인지된 정보가 마음에 반영되면 그것을 알아차림하는 자각기능(sati, 念)이 있다. 이 자각 기능은 인지․반영기능과 한 쌍이 되어 작동하는데 인지․반영 기능과는 분명히 다르게 작동한다21).

알아차림 기능은 자연과학에서 현미경의 배율을 높이면 일반물질의 분자구조를 볼 수 있는 것처럼 마음에 반영되는 현상의 실재를 보기 위해서는 바로 알아차림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강화해야 한다. 부처님 수행법의 핵심은 바로 자각하는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22)

마음이 피곤하거나 지치는 것은 알아차림 기능이 대상에 피동적으로 끌려 다니면서 과도하게 에너지를 소모하여 피곤해지고 지친다. 이때는 알아차림 기능을 한곳에 머물게 하면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마음이 무겁다는 것은 저장공간에 있는 기억이 가지고 있는 질량(힘)이 크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알아차림 기능이 지치고 무기력해진다고 느낀다.

알아차림 기능이 발달하면 마음이 깨어있고 활기차며 마음에 반영된 현상의 실재를 있는 그대로 통찰할 수 있는 지혜가 열린다. 그러나 이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면 마음이 무겁고 무기력해지고 지나온 삶의 흔적에 구속당하기 쉽다. 또 정신적 노폐물, 정신적 오염원인 욕망과 이기심, 분노와 적대감, 편견과 선입관 그리고 가치관에 구속되지만 이 기능이 발달하면 그것들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③ 저장 기능




인지․반영된 정보를 저장하는 기억(藏, piṭaka) 기능이 있다. 지나온 삶의 흔적을 저장하는 기능이야말로 마음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이다. 이 기능으로 말미암아 정보를 받아들여 저장하고 새롭게 받아들인 정보는 이미 입력되어 있는 정보와 연결하여 가공하여 사용할 수 있다.

외부의 정보는 감각기관과 접촉하면서 의식공간으로 입력된다. 한 번 인지․반영된 정보는 기억으로 저장되고 저장세포가 없어지지 않는 한 소멸하지 않는다. 그리고 신경세포가 거의 전부 손상되어도 다른 신경세포에 복사하여 전해진다23).

마음을 닦거나 관리한다고 할 때 그것은 저장공간에 저장된 지나온 삶의 흔적이 가지고 있는 질량(무게)을 제거하고 오염된 마음공간을 정화하는 과정이다. 지나온 삶의 흔적이 축적되어 있는 저장 공간이 무엇으로 쌓여 있는가에 따라서 새로운 정보를 가공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24).

일반적으로 마음이 무겁거나 오염되었다고 할 때는 외부의 정보가 저장될 때 기억세포가 질량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기억세포의 총량이 마음공간을 억누를 때 마음이 무겁다고 하며 기억세포가 함유한 에너지가 다른 기억세포에 영향을 미칠 때 마음공간이 오염되었다고 한다.




④ 사유 기능(가공기능)




마음에 새롭게 인지․반영된 정보는 이미 저장된 정보와 결합하면서 비교, 분석, 종합, 조합, 추리, 유추, 판다, 예측하는 등 다양하게 가공하는 사유 기능( ,思惟)이 있다.

사유 기능은 인지․반영된 정보를 가공하여 정서층에 전달하여 특정한 느낌을 일으킨다. 인지․반영된 현상을 자각하지 못할지라도 반드시 사유과정을 거쳐서 정서층으로 들어가거나 정서과정을 거쳐서 사유층으로 들어간25). 그리고 동일한 정보라도 개인의 지나온 삶의 흔적에 따라서 다르게 가공하고 느낀다.

사유 기능이 발달하면 현상을 분석적, 논리적, 체계적, 객관적, 전체적으로 볼 수 있지만 이 기능이 발달하지 못하면 현상을 비논리적, 주관적, 부분적으로 이해하고, 우둔하고 단세포적으로 행동한다.

사유 기능에 관여하는 도구는 분석, 사유, 논리, 알아차림, 마음집중, 관찰, 직관, 지혜이다. 그 가운데 알아차림 기능이 다른 것을 선도한다.


⑤ 정서 기능(느낌층)


사유 과정을 거친 정보는 정서층으로 들어가는 데 그 정보를 대상으로 다양한 느낌이 일어난다. 반대로 정서과정을 거친 정보가 사유층으로 들어가 그 느낌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유과정을 의 경우도 있다.

정서층은 정보가 사유과정에서 가공되는 수준과 정서공간의 유연성에 따라서 다차원으로 반응한다. 정서기능은 사유과정을 거쳐서 가공된 정보를 받아들여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등의 느낌을 일으킨다. 동일한 대상이라도 정서층이 각기 다르게 느끼는 것은 타고난 기질과 후천적으로 형성된 성격, 그리고 자영환경이나 사회환경, 지적수준에 따라서 각기 다르게 정보를 가공하기 때문이다. 또 정서층의 유연성과 투명성에 따라서 각기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정서 기능이 발달하면 직관적, 감성적이 되며 마음이 부드럽고 대상을 전체적으로 이해하지만 이 기능이 발달하지 못하면 정서가 경직되고 마음이 거칠어지고 삶이 무미건조해진다.

정서 기능에 관여하는 도구는 느낌, 직관, 알아차림, 마음집중, 관찰, 직관, 지혜이다. 그 가운데서 알아차림 기능이 다른 것을 선도한다.




3 마음의 작용




인지․반영 기능, 알아차림 기능, 저장 기능, 이 세 가지 기본인자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면서 사유과정, 정서과정, 반응이 이루어진다. 수많은 심리학이나 정신분석, 또는 상담이론들은 이 세 가지 기능을 어떻게 조합하고 설명하느냐에 따라서 구성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세 가지 기능이 어떻게 결합하여 작동하느냐에 따라 마음은 피곤해지기도 하고 활기차기도 하며, 오염되기도 하고 청정해지기도 한다. 부처님 수행법은 마음이 가지고 있는 법칙성, 실재에 따라서 이 세 가지 기본인자를 훈련시켜서 오염된 마음을 정화하고, 무기력한 마음을 활기차게 하고,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 보다 좋은 느낌을 가지며, 행복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① 실재보기




외부의 정보(dhamma, 法), 대상(visaya, 境)이 감각기관(indriya, 根, 入)과 만나서(phasa, 觸) 의식공간(manas, 意)에 상(vinnana, 識)을 맺게된다. 그리고 상이 맺어졌다는 것을 알아차림(sati, 念)하고 그 대상에 알아차림하는 마음을 밀착 고정(samadhi, 三昧, 止, 定)시켜 현상의 실재(sacca, 實在)를 관찰하고 하고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이해(panna, 慧)하고 반응(kamma, 業)한다.

이러한 과정은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짧은 순간에 마음에 존재하는 삶의 흔적들이 개입하는데 대개의 경우 욕망이나 이기심(raga, 貪心), 분노나 적대감(dosa, 嗔心), 편견, 선입관, 가치관(moha, 癡心) 등으로 포장하여 개입하면서 알아차림하는 기능을 덮어( ,蓋)버린다. 그렇게 되면 현상은 있는 그대로 반영되지만 알아차림하는 마음을 덮고 있는 포장된 형태로 인식(avijja, 無明)하게 된다. 그 결과 현상의 실재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포장된 형태로 인식하고 판단하여 반응한다. 이렇게 편견, 선입관, 또는 가치관에 기초해서 현상의 실재를 보지 못하고 포장된 형태를 실재라고 인식하는 안목을 부처님은 어리석음(癡心), 또는 무명(無明)이라고 한다26).

이렇게 되면 기억의 무게( ,질량, 에너지 뭉침, 業障)는 점차 늘어나고 알아차림하는 기능은 서서히 약화되고 현상의 실재를 보지 못하게 되고 허상을 실재라고 인식한다. 그 결과 마음은 점차 무거워지고 오염된다.

현상과 실재, 내용과 형식은 항상 일치하지만 실재 그대로 현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현상은 탐진치의 다양한 모습으로 포장되어 나타나는 데 수행을 통하여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을 통하여 지혜를 성장시키면 그 지혜의 힘으로 현상에 내재한 실재를 있는 그대로 통찰할 수 있다. 동일한 정보에 대한 해석이 다른 것은 그 정보를 대하는 사람이 편견, 선입관, 가치관, 또는 서 있는 입장에 따라서 다르게 인식하고 해석하기 때문이다27).

현상을 덮고 있는 포장을 뚫고 그 밑에 존재하는 실재를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인식대상과 알아차림 사이로 개입해 들어오는 삶의 흔적이 가지고 있는 무게, 에너지 뭉침을 줄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알아차림하는 기능을 강화하여 개입하는 삶의 흔적을 밀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의식공간 속에서 삶의 흔적인 기억이 가지고 있는 무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래서 부처님은 알아차림과 마음집중 기능이 강화되는 것만큼 삶의 흔적인 기억의 힘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28). 그래서 부처님은 현상의 실재를 보기 위하여 방해요소인 기억의 무게를 줄이기보다는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의 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훈련했다29).




② 자유롭기


감각기관을 통해서 정보가 마음에 반영되고 상을 맺는데 이때 새롭게 입력되는 정보는 질량이 없고 단지 하나의 정보일 뿐이다. 그러나 정보가 마음에 반영되는 순간 이미 마음속에 존재하던 지나온 삶의 흔적인 기억이 욕망이나 이기심, 분노나 적대감, 편견과 선입관으로 포장하고, 새롭게 들어온 정보와 결합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에너지를 새롭게 들어온 정보에 이전한다.

새로운 정보는 이전 받은 에너지 양만큼 질량이 커지고 기존에 있던 기억은 자신의 질량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30). 이때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의 힘이 약하면 새롭게 들어오면서 질량을 이전 받아 무게를 가진 정보의 힘에 구속당한다. 이 상태를 한문으로 결(samyojana, 結), 박(bandhana, 縛)이라고 하며 번뇌에 구속되었다고 한다. 마음에 입력된 정보가 힘을 가지고 존재하면서 알아차림하는 마음을 그곳에 구속할수록 괴로움은 커지고 행복은 제한 당하지만, 그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만큼 괴로움, 또는 불만족지수는 내려가고 행복지수는 올라간다31). 부처님은 자유를 해탈(vimokkha, 解脫)이라고 하고 행복을 닙바-나(nibbana, 涅槃)라고 했다32).

행위(kamma, 業)는 순간에 이루어지고 소멸한다. 그러나 행위의 영향력(kamma bala, 業力)은 지속된다. 대개의 경우 행위 자체에 구속되는 것이 아니라 행위의 영향력에 구속된다33). 이 행위의 영향력이 다른 사람에게도 미치지만 자기 자신에게도 미칠 수 있다. 이것을 업장(kamma avarana, 業障)이라고 한다. 그리고 행위의 영향력은 질량을 가지고 기억의 형태로 의식 속에 존재한다. 이 행위의 영향력에 구속되는 것만큼 고통은 커지고 반대로 자유로워지는 것만큼 행복은 커진다34).

삶의 과정에서 접촉이 없거나 피할 수는 없다. 문제는 접촉 다음에 일어나는 마음작용을 어떻게 가지며, 알아차림하는 기능을 구속시키는 기억의 무게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느냐이다. 기억 속으로 들어가서 기억의 무게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없다. 부처님은 알아차림(sati, 念)과 마음집중(samadhi, 三昧, 止, 定)을 강화시켜서 기억의 무게를 줄이고, 기억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것만큼 행복지수는 올라간다고 보았다.



③ 기억의 무게 줄임




마음에 입력된 정보는 의식공간에 존재하던 기존의 정보와 결합하면서 그 정보가 가진 무게를 이전 받으면서 질량을 가지고 신경세포에 착상한다. 그 결과 마음은 점차 활기를 잃고 피로해지며 오염된다.

신경세포에 착상한 기억들이 가진 무게의 총량만큼 의식공간은 하중을 받는데 이 하중이 크면 클수록 마음 또한 무겁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현대의학에서는 스트레스라 하고 부처님은 업장(業障) 또는 행위의 영향에의 구속이라고 했고, 반냐라마에서는 기억의 무게, 마음의 무게, 또는 에너지 뭉침이라고 한다35).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서 발견한 것은 기억의 무게를 제거하고 삶의 흔적의 구속으로 자유롭게 되는 이론과 방법이었다. 그것은 기억 속으로 들어가서 무게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림과 마음집중하는 기능을 강화시키면 그 힘의 크기만큼 의식공간에 외부로부터 내부로 압력을 가하게 되고 그 압력의 크기만큼 기억이 가진 무게가 해체되는 것을 발명한 것이다36). 이것이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서 깨달았다고 선언한 핵심적인 내용이다37).

부처님이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의 힘을 이용해서 기억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은 과학자들이 중성자를 이용해서 에너지를 얻는 과정과 비슷하다. 핵 주변에는 중성자가 돌고 있는데 이 중성자의 개수에 따라서 핵의 질량이 달라진다. 중성자 숫자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면 그 과정에서 에너지 흐름을 변화시킬 수 있고 이때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중성자의 숫자를 인위적으로 조절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마음의 무게, 기억의 무게, 마음공간에 존재하는 에너지 뭉침을 줄이는 방법도 비슷하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업장이 무거워지거나 아니면 기억이 질량을 가지는 것은 주변의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반대로 그렇게 형성된 에너지 뭉침을 해체하기 위해서는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의 힘이 필요하다. 이 힘을 이용하여 기억의 무게, 에너지 뭉침을 줄인다. 마음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의 발견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 가운데 하나이다38).

스트레스를 받으면 순간적으로 몸이 차가워짐을 느끼면서 신경과 근육이 수축하면서 굳어진다. 이것은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을 저장하는 기억이 무게를 가지고 신경세포에 착상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에너지를 흡수함으로써 순간적으로 차가워짐을 느끼는 것이다. 큰 질량을 가진 기억이 신경세포에 착상하면 신경망은 단위 면적당 질량이 높아지면서 수축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몸이 뻣뻣해지고 굳어진다39).

신경망이 몸에서 하는 일은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정보를 전기작용을 통해서 몸과 마음에 전달하고, 몸과 마음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호르몬이라는 화학제품을 만들어 사용한다. 신경망은 몸과 마음에서 전기작용과 화학작용을 하는 핵심적인 부품이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 데 질량을 많이 가진 기억이 몸의 신경망에 착상하면 신경망은 단위면적당 질량이 높아지면서 수축한다. 이렇게 되면 신경망에서 하는 전기작용과 화학작용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고장이 나는데 그 결과 면역력이 약화되면서 세균에 그대로 노출된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한다. 운동을 하거나 등산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때로는 지혜와 덕을 갖춘 스승을 찾아가서 법문을 듣기도하고, 삶의 지혜가 담긴 책을 읽거나, 자원봉사 등 사회적 활동을 한다. 그러면 순간적으로 마음이 가벼워지고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다. 그러다가 조용히 있어보면 미운 사람은 여전히 밉고 욕심 또한 수없이 일어난다. 운동도 마찬가지이다. 할 때는 근육이 이완되는 것 같지만 돌아서 보면 항상 그 자리다.

그것은 원인을 이해하고 원인에 따른 처방을 해야 행위의 유효성을 가져올 수 있는데 그냥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하니 그 말만 따라서 행동한 것으로 이런 방법은 일종의 밖풀이 방법으로 거친 번뇌를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는 있지만 그 근원을 치료하기에는 부족하다. 운동부족으로 굳어진 근육이나 신경망은 운동을 통해서 이완시킬 수 있지만 질량을 많이 흡수하여 수축한 신경망은 신경망이 흡수한 에너지 뭉침을 해소할 때만이 이완되고 정상으로 되돌아온다40).

부처님은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을 이용해서 의식공간에 압력을 가하면 그 압력의 크기만큼 마음의 무게가 줄어드는 원리를 보리수 아래서 발명했다. 그래서 오른손으로 땅을 집으면서 정신적 오염원, 정신적 노폐물을 제거하고 마음의 건강성, 마음의 청정성을 회복하는 방법을 발명했노라고 선언했던 것이다41).

마음을 정화한다는 것은 신경클리닉과 같은 의미이다. 마음을 정화한다는 말은 신경이 정화된다는 말이며 몸이 정화된다는 의미와 같다. 삶의 흔적을 저장하는 기억은 신경망에 착상한다. 따라서 마음이 무겁고 오염되었다는 것은 신경망이 단위 면적당 질량을 많이 흡수하여 신경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말과 일치한다. 그래서 수행을 통하여 마음을 맑히면 몸 또한 맑아지고 건강해진다42).



④ 마음의 정화



마음공간에 큰 질량, 마음의 무게를 가진 기억, 또는 나만의 추억거리가 존재하면 그 기억은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힘을 다른 기억에 영향을 미치거나 새로 들어오는 정보에 영향을 미쳐서 왜곡시킨다. 이것을 부처님은 업장(業障), 프로이드는 콤플렉스, 융은 심층의식 또는 무의식이라고 했다. 반냐라마에서는 마음의 무게, 기억의 무게, 에너지 뭉침으로 정의한다.

부처님은 기억이 가진 에너지 뭉침(asava, 有漏)은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을 통해서 제거할 수 있다고 보았다.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이 커지면 처음에는 작은 질량을 가진 기억들이 의식표면으로 떠오르다가 어느 정도 지나면 서서히 의식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던 큰 힘을 가진 기억들이 떠오른다. 이때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을 더 강화하면 그 압력, 삼매력, 마음집중력의 크기만큼 기억이 가진 에너지 뭉침이 서서히 해체되면서 동시에 그보다 작은 기억의 무게들은 모두 깨어져 버린다. 이러한 간단하고 편리한 방법을 사용해서 부처님은 기억의 무게, 나만의 추억거리들이 가진 에너지 뭉침을 해소했다43).

그러나 그냥 기다려서는 의식 깊은 곳에 잠재되어 있는 큰 힘을 가진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 배나 발, 화두, 소리 등으로 기준점을 정하고 이름 붙이면서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의 힘을 키워야 한다. 그러면 그 힘의 영향으로 무거운 기억들이 서서히 의식표면으로 떠밀려 올라오는데 그때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을 통하여 그 기억이 가진 에너지 뭉침을 해소한다44).

기억이 무게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 힘을 다른 존재에게 미치는 것을 누(asava, 漏), 염(染)이라고 한다. 그 상태를 마음이 기억의 무게로 오염되었다고 한다. 부처님은 기억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의 힘을 사용해서 기억이 가진 무게를 제거하고 맑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꾸는 방법을 발견했다.




⑤ 마음의 피로해소




몸이 피곤할 때는 한곳에 머물면서 휴식을 취하면 피로를 떨어낼 수 있다.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이 지치고 피로할 때도 알아차림하는 마음을 한곳에 고정시켜 휴식을 취하면 마음의 피로가 풀린다. 문제는 육체는 휴식을 취하도록 한곳에 묶어둘 수 있지만 마음은 의지대로 한곳에 고정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데 그 어려움이 있다45).

몸은 낮에 활동하고 밤에 휴식을 취하지만 알아차림 기능은 24시간 휴식하지 않고 활동한다. 깨어있을 때는 감각기관이 인식한 정보를 의식공간으로 받아들이느라 활동하고 잠잘 때는 외부로부터 받아들인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느라 움직인다. 그 결과 알아차림 기능은 기억의 무게만큼, 활동의 폭만큼 서서히 무기력해지고 피로해진다46).

알아차림 기능을 특정한 기준점에 마음집중하여 밀착 고정시켜 휴식을 취하면 피로를 회복할 수 있다. 알아차림하는 마음이 기준점을 벗어나면 즉각 기준점으로 되돌려 놓는 과정을 거치면서 마음은 서서히 기준점에 머물게 되고 피로를 회복한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한 지점에 계속 머물 수 있고, 다음단계로 진행하면 원하는 대상에 필요한 만큼 자유자재로 머묾과 떠남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무기력한 마음은 서서히 활력을 되찾고 맑고 건강한 마음을 가꿀 수 있다.

마음이 지치고 피곤하다고 할 때는 마음 전체가 피곤한 것이 아니라 알아차림 기능이 지치고 피곤한 것이다. 마음이 무겁다고 할 때도 마음 전체가 피곤한 것이 아니라 저장공간이 기억이 가진 질량으로 무거워진 것이다.






⑥ 앎의 거품빼기




기억, 정보, 지식 등은 그것들이 가공되고 유통되는 과정에서 다차원의 거품이 끼인다. 그러한 거품은 지혜로써 제거할 수 있는데 지혜는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을 통해서 성장한다.

의식공간에 존재하는 기억, 정보, 지식 등은 분석, 사유, 논리를 통하여 가공되고 유통되는 과정에서 많은 거품들이 끼인다. 이렇게 끼인 거품은 분석하지 않고, 사유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체계화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림하고 마음집중하는 방법인 직관을 통해서 거품을 제거한다47).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의 힘이 커지는 만큼 의식공간에 압력을 가하게 되고 압력의 크기만큼 기억, 정보, 지식 등에 끼인 거품이 제거되면서 정보들이 순도가 높아진다. 분석, 사유 논리를 사용하지 않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게되면, 그것은 마음에 더 이상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마음공간에 산만하게 흩어져 있던 기억, 정보, 지식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재조정되고, 기억에 끼여 있던 거품들이 제거되면서 앎의 질을 높여간다48).

단식과 비슷한 원리이다. 몸에 자양분이 공급되면 세포가 소비하고 남는 잉여자양분은 세포에 축적한다. 그 결과 세포는 오염되고 노화를 촉진한다. 그러나 외부로부터 자양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세포는 자신이 축적시켜 놓은 자양분을 소비하는데 이때 장기가 휴식을 취하고, 세포가 정화되고, 몸무게도 빠지면서 몸이 건강해진다. 마음공간에 존재하는 기억도 마찬가지이다.




4 마음의 건강성




① 삶과 행복

생명 가진 존재의 지상 최대의 과제는 현재의 삶을 지속시키는 것이다. 삶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물질이 필요하므로 생존문제의 중심고리는 물질이다. 지난 인류의 역사는 삶에 필요한 물질을 보다 안정적이고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획득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과정이었고 그러한 노력은 어느 정도 그 성과를 거두었다. 또 우리는 필요한 물질을 획득하기 위하여 하루 8시간 이상 열심히 노력한다.

삶의 지속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면 그 다음으로 모든 관심사는 삶의 질로 모아진다. 더 좋은 교육서비스를 받으려고 하는 것, 더 좋은 정치서비스나 의료서비스를 받으려고 하는 것 등을 통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고 한다. 그러한 행위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한 삶이다. 삶의 질의 중심고리는 행복이다. 사는 것은 기본이고 이제 좀더 편안하고 쾌적하고 잘 먹고 잘 살자는 문제가 삶의 중심으로 등장한다.

행복은 접촉 다음에 일어나는 느낌이 좋으면 행복한 것이고 찜찜하면 찜찜한 것이다. 우리는 삶에 필요한 물질을 획득하기 위해서 하루 8시간 이상 노동하지만 그 물질을 창조하고, 받아들이고, 누리는 수용체인 마음의 건강성과 청정성 그리고 행복한 느낌이 일어나는 공간인 마음에 대해서는 단 10분도 노력하지 않는다.

행복은 두 가지 측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질의 영역에서 접촉을 일으키는 형식적이며 조건적인 측면이 있고, 마음의 영역에서 그러한 형식과 조건을 받아들이는 내용적이며 느낌적인 측면이 있다. 이 형식과 내용, 조건과 느낌이 어울려져 행복한 느낌이 일어난다. 그리고 행복에 관해서는 형식과 조건보다 오히려 그것을 받아들이는 내용과 느낌의 측면이 더 본질적이며 직접적이다.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행복의 형식과 조건을 갖추는 작업과 그러한 형식과 조건을 받아들이는 내용과 느낌을 잘 갖추는 두 가지 작업을 동시에 해야한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행복의 형식이나 조건을 갖추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내용이나 느낌적인 측면을 갖추는 데는 매우 인색하고 시간을 잘 할애하지 않는다. 그러나 조그만 노력하면 하루의 노동을 열 배 스무 배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49).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행복의 형식이 이루어지는 물질의 영역에서 접촉이 풍요롭고 쾌적하게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시에 행복의 내용을 구성하는 마음의 영역에서 접촉을 받아들여 일어나는 느낌을 맑고 아름답게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50).




② 마음의 건강성




느낌은 마음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마음의 건강성과 청정성이 주목된다. 동일한 자극도 마음 상태에 따라서 느낌은 다차원으로 일어난다. 그것은 자극을 수용하는 수용체인 마음 상태가 수용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51).

마음이 건강할 때는 외부의 자극에 대한 대응력이 높지만 지치고 피곤할 때는 그 대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동일한 자극에 대해서도 어떤 사람은 그 자극을 풍요롭고 편안하게 인식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그 자극을 경직되고 불편하게 인식하기도 한다52).

접촉을 좋은 방향으로 가져가기 위해서 물질적인 영역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기본이다. 동시에 접촉 다음에 일어나는 느낌을 보다 좋은 쪽으로 가져가려고 노력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리고 행복에 관한 한 이것은 더 본질적이고 직접적이다.

간혹 불교는 마음의 종교라거나 마음을 깨치면 부처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불교는 마음을 대상으로 삼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불교가 대상으로 삼는 것은 마음이 아니라 행복이다. 행복 가운데서 행복의 형식이 아니라 행복의 내용적인 측면이다. 행복한 느낌이 일어나는 공간으로서의 마음의 본성, 마음의 법칙성, 마음의 건강성, 마음의 청정성이 주목된 것이고, 마음이 건강할 때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에 대한 총체적인 대응력을 높일 수 있고, 좋은 느낌, 행복한 느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을 강조하고 마음을 닦자고 한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만 행복이 주제이고 건강한 마음은 행복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다.




③ 건강한 마음 가꾸기




부처님은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기 위한 첫 출발점은 마음을 피곤하게 하고 오염시키는 정신적인 노폐물, 정신적 오염원을 먼저 제거하는 것이 순서라고 보았다.

마음을 지치게 하고 오염시키는 정신적 노폐물, 정신적 오염원은 욕망과 이기심이다. 이것을 부처님은 탐심(raga, 貪)이라고 한다. 욕망지수가 높은 만큼 마음은 지치고 피곤하게 된다. 그 결과 마음의 건강성을 상실하고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에 대한 대응력이 낮아지고 사소한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욕망과 이기심 보다 더 마음을 지치게 하고 오염시키는 주범은 분노와 적대감, 서운함과 원망이다. 이것을 부처님은 진심(dosa, 嗔)이라고 한다. 분노지수가 높은 만큼 마음은 지치고 피곤하게 된다. 그 결과 마음의 건강성을 상실하고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에 대한 대응력이 낮아지고 작은 자극에도 날카롭게 반응한다53).

분노나 적대감보다 더 마음을 지치게 하고 오염시키는 것은 지나온 삶의 흔적으로 형성시킨 편견, 선입관, 가치관이다. 이것을 부처님은 어리석음(癡) 또는 무명( 無明)이라고 한다. 편견지수가 높은 만큼 마음은 지치고 피곤하게 된다. 그 결과 마음은 건강성을 상실하고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에 대한 대응력이 낮아지고 가벼운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54).

욕망과 이기심, 분노나 적대감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은 다름 아닌 마음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편견, 선입관, 가치관에 기초해서 사물을 구분하고 차별하는 어리석음(癡), 무지(無明)이다. 이러한 무명, 어리석음에 기초해서 인식대상에 대한 정신적 갈증(tanha, 渴愛)이 일어나고, 좋은 것은 취하려 하고 싫은 것은 밀어내려 하는 탐심과 진심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렇게 일어난 탐심과 진심에 집착하는 것만큼 괴로움의 강도가 정해진다.

부처님은 욕망과 이기심, 분노와 적대감, 편견과 선입감 등은 마음에 관한 한 세 가지 독가스와 같다고 하여 3독심(三毒心)이라고 한다. 3독심이 마음 공간에 존재하면서 마음의 건강성을 치명적으로 해치게 때문에 수행을 통하여 그러한 정신적 노폐물, 정신적 오염원을 먼저 제거함으로 마음을 맑고 아름답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부처님 수행법의 주된 대상은 마음속에 존재하는 욕망과 이기심, 분노와 적대감, 편견과 선입관 등으로 대표되는 정신적 노폐물, 정신적 오염원이며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의 출발점이고 수행의 시작이다.




5 마음 건강의 이론구조




마음을 구성하는 인지․반영, 알아차림, 저장의 세 가지 기본인자가 어떤 방식으로 결합하느냐에 따라서 마음은 맑고 건강하게 되기도 하고 오염되고 피곤해지기도 한다.

알아차림하는 기능이 인식대상의 힘에 구속되고 피동적으로 끌려 다니면 대상에 에너지를 뺏기고 무기력해지고 피곤해지며 오염된다. 그러나 알아차림하는 기능이 힘을 갖고 주체적으로 대상을 선택하고 움직이면 대상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들이면서 활기차고 건강해지며 청정해진다.

정보가 의식공간에 입력될 때 질량을 흡수하여 에너지 뭉침의 형태로 저장되면 그 무게만큼 마음은 오염되고 지치고 피곤해진다. 그러나 정보가 의식공간에 들어올 때 질량을 가지지 않고 저장되면 그 무게만큼 마음은 맑고 활기차고 건강해진다.


6 마음 관리의 다양한 방법




인류는 보다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 위하여 다차원으로 물질을 가공하고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동시에 삶의 토대를 이루는 물질을 받아들여 느끼고 누리는 마음을 맑고 건강하게 가꾸기 위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마음관리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개발해 왔다. 마음관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유형은 다음의 세 가지 정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어느 방법을 사용하던지 각기 장단점이 있으며 절대적으로 좋은 것은 없다. 자기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과 자신의 근기에 따라서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① 밖풀이




기억이 가지고 있는 힘, 마음속에 존재하는 에너지 뭉침을 몸과 마음 밖으로 풀어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자신의 감정을 속으로 삭히지 않고 자유롭게 표시함으로써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마음의 무게를 줄이려고 한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운동이나 노래를 하기도 하고, 또는 여행을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무게를 해소한다.

성격이 자유롭고 적극적인 사람,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 또는 서양에서 선호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밖으로 풀어낼 수는 없다. 때로는 조급함을 삭히고 인내심과 여유로움을 갖고 속으로 삭히는 방법도 현명하다. 그것은 자신을 되돌아보며 서로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상호 이해하고, 공동체의 평화를 가져오고 다른 존재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할 수도 있다. 억지로 밖으로 풀어내려고만 해서는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며,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고 다른 존재와의 관계가 엉망으로 되고, 공동체의 화합을 깨뜨리기도 한다.




② 속풀이




기억이 가지고 있는 힘, 마음속에 존재하는 에너지 뭉침을 마음속에서 풀어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자신의 감정을 속으로 삭히고, 밖으로 표출하지 않으며, 인내심과 여유를 가지고 외부의 충격을 안에서 흡수하여 해소하는 방법이다.

성격이 소극적인 사람, 인내심이 강한 사람, 상대적으로 밑에 있는 사람, 또는 동양에서 선호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안에서 해소할 수는 없다. 때로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밖으로 풀어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그렇지 못하고 마음속에서만 풀어내려고 억지로 참으면 울화병이 생길 수도 있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할 수도 있다. 사소하고 가벼워 말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도 대화하지 않으므로 써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도 하고, 다른 존재와의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고, 공동체의 화합을 깨뜨리기도 한다.







③ 알아차림




기억이 가지고 있는 힘, 마음속에 존재하는 에너지 뭉침을 마음속에서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의 힘으로 마음공간에서 해소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속풀이의 일종이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참거나 속으로 삭히지 않고, 또 밖으로 풀어내지도 않는다. 단지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의 힘으로 기억이 가진 무게, 에너지 뭉침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그리하여 지치고 피곤해진 마음을 맑히고 마음의 건강성, 마음의 청정성을 회복하여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에 대한 총체적인 대응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누구나 할 수 있다. 수행을 통하여 기억의 무게를 줄이고 마음의 피로를 풀고 마음을 정화하면 내적으로는 마음을 정화하고 외적으로 마음에 들어오는 자극에 대한 대응력이 높아진다. 자신감과 여유로움이 생겨 참아야 할 때는 인내심을 가지고 참고 행동해야 할 때는 언제든지 행동하게 된다. 마음속에서 해소할 것은 안에서 해소하고 밖으로 풀어내서 해결할 것은 풀어내서 해소할 수 있다. 그것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이 지혜이다55).

마음에 내재한 욕망과 이기심, 분노와 적대감, 편견과 선입관 등으로 오염된 마음을 맑고 아름답게 가꿈으로써 자신의 삶을 맑고 아름답게 할 수 있고, 다른 존재와 관계의 수준을 높일 수 있고, 공동체의 평등, 평화, 공존을 가져온다.










7 정보․지식․지혜




우리는 살아온 삶의 깊이와 폭만큼 다차원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 정보는 양 못지 않게 질이 더 중요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앎, 정보, 지식, 지혜 등은 지나온 삶의 흔적이며 그 산물이다.




① 정보의 획득




정보의 량과 질, 정보의 입력방식, 입력되는 정보를 처리하는 공간이며 주체인 마음의 건강성과 청정성, 입력된 정보가 마음공간 속에서 다른 정보와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자가 발전하여 정보의 수준을 높임, 그리고 정보에 끼여 있는 거품을 제거하는 것 등의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정보가 획득되고 가공되어 사용된다56).





대개의 경우 외부로부터 정보를 얻는다. 입력된 정보는 의식 공간에 기억의 형태로 저장된다. 이때 사물 자체가 의식공간으로 들어와서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이미지만 기억으로 저장된다57).

이때 입력되는 정보의 양과 질은 매우 중요하다. 입력된 정보는 마음공간에 이미 존재하는 정보와 어떤 수준으로 결합하느냐에 따라서 그 양과 질이 결정된다58).

정보가 입력하는 순간 분석, 사유, 논리로 가공하여 지식차원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발전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보처리 방법은 일반물질을 다루는데 유효성이 있다.

정보가 입력하는 순간 분석, 사유, 논리를 압축하여 한 순간에, 한 지점에, 모두 쏱아붇는 직관의 방법, 지혜차원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발전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보처리 방법은 마음과 같은 특수한 물질을 다루는데 효과적이다.

이미 마음공간에 입력된 정보는 마음공간에 존재하는 다른 정보와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스스로 발전한다. 이때 정보를 처리하는 공간이며 주체인 마음의 상태와 외부에서 조건을 갖추어주면 정보들이 결합하는 수준이 달라진다.

마음에 더 이상 정보를 입력시키지 않고 차단시키고 더 나아가서 알아차림과 마음집중을 통해서 외부에서 의식공간에 압력을 가하면 마음공간에 존재하는 정보들이 모이면서 다른 정보와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동시에 정보에 끼여있는 거품을 제거하면서 정보의 수준을 높인다. 특히 수행과 같이 깨어있는 상태에서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차단하면 마음공간에 존재하는 정보가 다른 정보와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스스로 정돈하는 수준이 매우 높아진다59).

정보를 정장하고 처리하며 성장하는 공간인 마음상태, 마음의 건강서, 마음의 청정성은 정보들이 어떻게 결합하여 가공되고 부가가치를 높일 것인가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마음이 건강할 때는 입력되는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미 입력된 정보를 최대한 활성화시켜 서로 수준 높게 결합시킨다. 그러나 마음이 피곤할 때는 입력되는 정보를 소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이미 마음공간에 입력된 정보를 최소한으로 활성화시켜 서로 낮은 차원에서 결합시킨다60).

사람의 뇌는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일 때 좀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려고 한다. 따라서 정보를 받아들일 때는 체계적이기보다는 입력되는 정보를 쌓아두는 데 주력한다. 그 결과 정보의 양은 많아지지만 질은 떨어질 수가 있다. 그러나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을 멈추고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면 입력된 정보를 정돈하고 다른 정보와 유기적으로 결합하도록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정보에 기여 있던 거품을 제거하고 정보의 수준을 높인다.

대개 획득한 정보는 객관적으로 옳고 그름, 사실과 허구, 진리와 비진리에 따라서 받아들이기보다 오히려 자신의 생각이나 정서에 부합하면 진리로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으면 거부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 한번 받아들인 견해는 좀처럼 변경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흔히 진리라고 믿는 것은 현 단계에서 진리라고 인식된 뿐이며 다음 단계에서는 비진리로 변화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은 어떤 견해나 진리에 고정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② 정보의 저장과 가공




감각기관을 통하여 마음에 입력된 정보는 기억의 형태로 신경망에 저장된다. 저장된 정보는 가공 정도에 따라서 그 수준이 결정된다.

일단 받아들인 정보는 분석, 사유, 논리로 가공하여 체계화시키면서 지식차원으로 발전한다. 지식은 개념을 사용하여 간접경험을 전달하는데 효과적이고 일반물질을 다루는데 탁월하다. 현대문명은 바로 이 사유, 분석, 논리를 사용하여 획득한 지식에 기초해서 눈부시게 발전했다.

지식을 다시 치밀하게 가공하면 지혜차원으로 발전하다. 지식을 지혜차원으로 가공하는 과정은 분석, 사유, 논리를 사용하되 그것을 늘어뜨리지 않고 순간적으로 응축시켜서 한 순간, 한 지점에 모두 쏱아붇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러한 방법을 직관의 방법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마음과 같이 복잡하고 미묘한 현상을 다룰 때 유효하다. 부처님의 마음 닦는 방법은 바로 이 분석, 사유, 논리를 압축하여 다루는 직관에 기초해서 발전했다61).

지혜는 직접경험에 기초한 것으로 다른 사람에게 직접 경험을 이전시키기 위해서는 이전 받을 사람이 먼저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자신이 경험한 수준만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경험을 이전시킬 때도 언어나 문자 등 개념을 사용하지만 이전 받는 사람의 경험 수준만큼 개념을 이해하는 수준 또한 높아진다. 개념은 간접경험인 지식을 전달하는데는 탁월한 효과가 있지만 직접경험을 전달하는데는 무용지물이다. 직접경험이 말이나 문자를 통해서 개념화되어 다른 사람에게 설명되는 순간 그것은 간접경험이 된다. 이러한 간접경험을 직접경험으로 번역하기 위해서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경험의 수준이 좌우한다62).

지식은 개념을 통해서 전달하고 지혜는 경험을 통해서 전달한다. 또 지식은 물질을 다루는데 효과적이고 지혜는 마음을 다루는데 유효성이 있다.




③ 지식과 지혜




지식이 분석, 사유, 논리에 기초하지만 지혜는 분석, 사유, 논리를 응축한 직관에 기초한다. 직관은 알아차림, 마음집중, 관찰을 먹고 성장한다.

지식은 사물을 다루어 유용한 물건으로 만들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지혜는 만들어진 물건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63).

현상은 복잡하고 다차원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일반물질과 같이 고정되고 형체를 파악하기 쉽고 단순하고 저차원의 현상의 실재, 법칙성, 본성은 분석, 사유, 논리를 사용하여 다루고 마음과 같이 유동적이고 형체를 파악하기 어렵고 복잡하고 고차원의 현상의 실재, 법칙성, 본성은 분석, 사유, 논리를 응축시킨 직관의 방법을 사용하여 다룬다.

지혜를 키우는 방법은 인식대상을 분석하고 사유하며 논리적으로 체계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반영되는 대로 알아차림하고 마음집중하여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직관력을 사용한다. 지혜는 그것을 먹고 성장한다64).

정보의 거품이 제거되고 지식이 다른 지식과 결합하면서 지혜로 발전한다. 지식의 성장은 매순간 어느 정도 검증 가능하지만 지혜의 성장은 충분히 성숙될 때까지 파악하기 어렵다.

지식은 대상이나 정보를 분석, 사유, 논리의 도구를 사용하여 획득한다. 책이나 강의 또는 언어나 문자 등 개념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의 직접경험을 언어나 문자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획득하려 자신의 경험으로 받아들인다. 양은 많을 수 있지만 질은 낮을 수가 있고 정보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거품이 끼일 수가 있다.

지혜는 분석, 사유, 논리를 사용하되 그것들을 압축하여 한 순간, 한 지점에, 모두 쏱아붇는 직관의 방법을 사용하여 획득한다. 정보는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여 획득하며 그렇게 얻은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는 언어나 문자를 사용하지만 그러한 정보를 전달받는 사람이 사전에 직접경험을 한 수준만큼 이전 받을 수 있다.




8 진리와 비진리




진리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서 실천을 통하여 그 유효성이 검증되어야 한다. 그리고 유효성이 검증된 것을 올바른 앎 또는 진리라고 한다. 진리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과학이라고 한다.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지 않고 실천을 통하여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것은 현 단계에서 비진리라고 규정한다. 대개의 경우 진리를 믿는다고 생각하지만 진리일거라는 믿음을 믿는 경우가 많다. 진리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지만 믿음은 주관적 확신이나 주장에 기초한다. 진리일거라는 믿음을 믿는 것을 어리석음, 즉 미신을 믿는 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는 철저하게 미신의 범주에 속한다.



① 올바른 앎


부처님은 현상에 내재한 실재, 법칙성을 있는 그대로 올바르게 아는 것을 진리라고 했다. 부처님은 객관적 사실에 기초할 것,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 현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고 증명할 수 있는 것을 진리 또는 올바른 앎이라고 했다.

부처님이 말한 진리, 올바른 앎, 지혜로운 안목이란 상식 선에서 사유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사실에 기초해서 존재, 현상에 내재한 실재, 본성, 법칙성을 있는 그대로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가장 올바르게 보는 것이다.

우리는 대개 마음에 반영되는 현상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현상에 뭔가 특별한 것이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이 잘못된 견해이다. 부처님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형성시킨 편견, 선입관, 가치관에 따라서 인식대상을 구분하고 차별하고 집착함으로써 모든 괴로움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괴로움을 없애는 길은 먼저 인식대상을 구분하고 차별하며 집착하는 견해, 선입관, 가치관을 놓아야 한다고 보았다. 부처님은 올바른 앎을 통하여 현상에 대한 정신적 갈증과 집착에서 벗어날 때 진정한 자유로움을 경험할 수 있고 최상의 행복을 체험할 수 있다고 보았다.

부처님은 특정한 가치관에 집착하여 대상을 구분하고 차별하며 집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를 고통스럽고 불만족스럽게 하며 궁극적으로 불행하게 만드는 근본요인이라고 보았다. 어떤 존재라도 존재는 그 자체로 완성된 것이며 다른 존재와 비교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에 기초해서 자기 중심적으로 이해하고 행동함으로써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올바른 앎은 마음에 반영되는 현상에 대해서 좋아하거나 싫어하지 않고 즐겁다거나 괴롭다는 느낌 없이, 일체의 분석과 차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이해하는 것이다. 고통이 반드시 괴로움의 형태로만 오지 않듯이 기쁨도 반드시 즐거움의 형태로도 오지 않는다. 현상에 속지 않고 현상에 내재해 있는 실재를 볼 수 있는 지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② 그릇된 앎


부처님은 개인의 주관적 확신에 기초한 것, 객관적 사실로 증명되지 않은 것,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 현실적으로 보여줄 수 없고 증명할 수 없는 앎을 잘못된 앎 또는 미신이라고 했다.

전생이나 내생이 있고, 윤회나 영혼이 있으며, 신과 같은 절대자가 있고, 우주는 신이나 절대자가 만들었으며, 사주팔자가 있고 운명은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어 있다는 주장이나 견해, 특정한 현상에 대한 편견, 선입관, 가치관 등은 개인의 주관적 확신에 기초하고, 객관적 사실로 증명된 것이 아니며, 현실적으로 증명할 수 없고, 눈으로 보여줄 수 없으며,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진리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이러한 주장을 믿거나 그러한 견해를 가지는 것은 어리석은 믿음을 믿는 것, 즉 미신을 믿는 것이라고 보았다.

대개의 경우 이러한 주장을 믿는 것은 주장하는 사람의 주관적 확신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거짓은 아닐지 몰라도 현 단계에서 참으로 증명되지도 않았다. 이러한 것은 참으로 증명된 다음에 믿어도 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결정할 수 없는 것을 결정하는 것이 잘못이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 잘못이다. 결정할 수 있는 것만 결정하고 결정할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두는 것이 지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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