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도 추운데 굳이 나가실려고 하십니까?"

"어렵다고 안오니 내가 직접 찾아 가야지요"

 

경제가 어렵다 보니

도량마다 요즘은 찾아오시는 분들의 숫자가 점점 줄어 든다 합니다

불자님들의 마음이 힘드니 찾아오셔서 신심을 내기가 어렵다는 얘기이지요

공부나 하고 지내는  작은 토굴살림 사정상 겨울준비도 하고

부처님전 공양이라도 올려야 하니 탁발이든 뭐든

여러가지 방편을 찾긴 찾아야 하는 사정입니다

 

갑자기 엄동설한이 되어버린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도반스님이 함께 탁발이라도 가자고 권유합니다

식객으로 지내며 날춥다는 핑게로 편안히 쉬어 보겠다는  

게으름에 부끄러움과 만감이 교차합니다

 

"수행자가 어쩌면 그동안 부처님 핑계로  너무 편안히 살려고 하지 않았나요"

 

에전에는

불자님들을 직접 찾아가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자칫 부담과 불편을 준다면 그것도 죄를 짓는 일이라 늘 생각하던

마음에 한동안  탁발을 다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 있는 곳에 직접 오셔서 공덕을 쌓아라 하는 것도

사실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부담과 불편이 될수 있음을 생각하면

이것도 저것도 다 마찬가지이긴 합니다

 

"탁발은 곧 찾아가는 신행입니다"

 

그 옛날..부처님이

매 사시한끼 마을마다 찾아가셔서 탁발하신 이유가

무소유의 실천이라는 수행자의 길뿐만이 아니라

생업에 종사하느라 바쁜 불자님들에게

부처님의 깨달음을 직접 전하고 또

선업의 공덕을 쌓는 기회를 직접 주고자 함이

탁발의 진정한 의미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찾아오라 다가오라고 하기보다 다가가는 마음을 가집시다"

 

저가 느끼는 탁발의 그런 의미처럼

우리 불자님들의 세상살이도 그렇습니다

모든일에 나에게 먼저 다가오고 이해하길  바라는 것보다

내가 먼저 다가가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할것입니다

 

나보다 나이외의 존재를 위해 다가가는 마음은

곧 자비심의 발로이자  나라는 아상을 버리고

다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화합의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1964년 조계종 종무회의이후 탁발은

  승려의 품위를 해치며 또 타종교에 대한 배려의 차원과 

  금품수수등  민가에 폐해를 끼친다는 이유로 금기 되어 왔습니다만

  저 개인적으로 알고 계시는 일부 덕망과 인품이 뛰어나신 분들도 수행과정으로서

  또 가난한 스님들도 사찰운영을 위해 재정적인 문제로 탁발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이비니 가짜니 하는 편견과 시시비비를 가리기 전에

  탁발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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