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대승불교의 기원에 관해 알고 싶습니다. 대승불교를 흔히 불탑숭배를 중심으로 하는 재가자들에 의해 흥기된 불교라고 합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2세기 초 ‘반야경’ 편찬서 대두

전문 경전연구 출가자가 주역

A: 언제 누구에 의해 대승불교 운동이 있어 났는지에 관한 정설은 없습니다. 다만 대승(大乘)이란 말이 처음 사용된 곳은 〈소품반야경〉입니다. 이 경의 편찬자들은 자신들을 법사(法師)라고 호칭하며, 반야바라밀의 완성을 통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는 불퇴전의 보살(菩薩)이라고 합니다. 이들 법사들은 자신들의 가르침을 대승 즉 큰 수레라고 부르는 반면, 기존의 불교교단의 가르침을 소승(小乘) 즉 작은 수레라고 칭하고, 불탑공양보다 대승의 가르침인 반야를 설한 경전에 대한 공양이 수승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러한 법사와 경전에 대한 공양이 강조되는 〈대품반야경〉과 〈화엄경〉과 〈법화경〉 등과 같은 초기 대승경전이 계속적으로 편찬되면서 대승불교가 그 구체적인 형태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대략 2세기 초엽이라고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대승불교를 흥기시킨 주역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정말 재가자들이 이끈 새로운 불교운동일까요. 대승불교의 흥기와 관련해 재가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견해가 있습니다. 이는 대승교단을 출가자와 재가자로 구성된 보살들이 이끈 점과 이들이 부처님의 사리를 모셔둔 불탑을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했다는 점 등이 이런 견해를 뒷받침해 주는 자료들입니다. 그래서 불탑을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하던 재가자들이, 기존 승단이 출가자들만의 해탈을 추구하는 것과 재가자들을 낮은 지위로 인식하는 것에 대한 반항으로 대승불교를 새롭게 흥기시켰다고 합니다.

초기 대승경전에는 아라한에 도달하는 것에 만족하는 성문승(聲聞乘)에 대한 비판과 자리이타행을 행하는 보살도가 뛰어난 수행임과 재가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마경〉에 재가자 유마힐은 석존의 제자들이 바른 진리를 인식하고 있지 않음을 훈계하는 보살로 등장하고 있으며, 〈보현행원경〉에는 “보살들이야말로 진정한 출가자이고 단순히 가족을 떠난 승려는 출가자는 아니다. 또한 불법을 바르게 이해한 보살은 세속을 포기하거나 승려가 될 필요가 없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만으로 대승불교를 흥기시킨 주역이 재가자란 결론에 도달하기란 어렵습니다. 대승불교의 주역이 재가자가 아니라 출가자라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고, 이 견해가 보다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초기대승경전에서는 불탑신앙에 대한 강한 거부감과 더불어 경전 자체에 대한 숭배가 압도적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또한 인도비문에 나타나는 시주자의 명단을 보면, 불탑에 보시하고 종교적인 활동을 한 주역이 비구와 비구니이고, 재가자는 소수라는 점입니다.

실지로 재가자들이 새로운 경전을 편찬해 전파했다는 역사적 증거는 인도불교사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초기 대승불교를 주창한 용수와 제바와 같은 스님들은 많지만 대승경전에 등장하는 재가자들을 제외하고 대승불교의 교리적 발전에 공헌한 재가자들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초기 대승경전에 많은 재가자들을 등장시켰을까요. 이는 대승경전의 편찬자들이 재가자들을 등장시켜 기존의 보수적인 교단에 대한 비판을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승이라는 단어의 상징성이 말하듯 대승불교는 출가자뿐만 아니라 재가자까지도 구제의 대상이라는 구체적인 예를 보여준 것입니다.


소운 스님의 교리 문답-대승불교의 정확한 기원이 궁금합니다-불교신문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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