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일기도 2196일째...기도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오늘도

하안거에 임하는 우리 불자님들에게

도움되는 스님의 지난 기도말씀을

정리해서 올려드립니다

옛날

길가던 목마른 나그네에게 물을 건넬때

나뭇잎을 띄워주던 이유가

천천히 체하지 않게 드시라는 배려에서 나온것입니다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의 급한 일이 있다고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매달리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런다고 원하는 대로 일이 잘 풀린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기도라는 것이

당장 원한다고 이루어진다면

누구나 생업을 안하고 기도만 하면 다 되겠지만

스님이 항상 말씀드리지만

사람마다 전생업이 틀리고 쌓아온 업식이 다르고

기도에 임하는 자세와 마음 행이 다르기에

가피와 영험이 임하는 시기와 내용이 똑같지 않습니다

 

또 급할때만 마른우물에 숭늉찾는식의

부처님 조상님 찾기는 올바른 기도가 아닙니다

 

또 내 일신과 가족의 이익을 위해서만

기도 하는 것도 올바른 기도법이 아닙니다

 

타의 인연과 생명을 살려주는

선업(좋은 자비불공덕)이 없는데

어떻게 원한다고 급할때 마다

좋은 인연복을 공짜로 주겠습니까?

설령 불 보살님이 불쌍히 여겨서

가피를 주더라도 그것은 고리대의 급전일뿐입니다

공덕을 짓지 않고 신행에 나태해지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확률이 높습니다

 

이왕 현재의 주어진 삶이

잘못되어 엉망으로 꼬여 있어도

어차피 풀어나가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업장소멸)

좋든 나쁘든 어떤 결과도 나오는 것이고

그 결과는 모두 나의 것이니

 

기도의 결과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더라고

내 현재의 주어진 업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기도자는 먼저 내 것을 비워야 합니다

비워야 새로운 것을 받을수 있고 채울수 있습니다

 

스님이

내 원하는 일들의 축원발원 하지말고

회향 잘하겠습니다 하시라 한것은

마음을 비우고 모든 욕망과 집착을 버리고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부처님 지장보살님 조상님

지은죄가 많습니다

어떤 처분이든지 알아서 하십시오

하는 겸허한 마음으로 하시라는 것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 태어난다는 각고의 각오로

처음부터 하나씩 다시 비우고 참회하며

좋은 업을 쌓아 나간다는 마음과 행으로

하나 하나씩 꼬인실타래

풀어나가듯 기도에 임해야 합니다

 

그렇게 까지 하는데

설마 어렵고 힘든 부처님제자를

우리 부처님이 못본체 하겠습니까?

 

우리는 본시 세상에 태어날때

처음부터 가지고 온것 하나도 없습니다

집 가족 일 돈 명예 권력 인연 ...

고민 불행 슬픔 가난 부자 행복등등

살아오면서 짓고 얻은 것들이지요

갈때도 다 돌려주고 가는 것들이지요

 

내것이 아닌것들을

내것이라고 생각하다보니

힘들고 어려운것에서 못벗어나는 것입니다

 

현재의 잘못 살아온

무거운 짐을 잔뜩 지고서

새로운 좋은 복을 받고자 바라는 것은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삶의 무게에 더해져서

감당하기 힘들뿐더러

설령 복락이 온다해도

또 잘못이 반복되며 자신의 것이 되지 못합니다

 

내가 할일과 공덕과 인연짓는것

참회업장소멸하는 것등등의

당연히 먼저해야할

순서와 절차는 다 생략하고

닥쳐서야 불꺼달라고 기도에 임하는 것은

급하다고 새치기 하는 것과 같습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그럴수록 목마른 나그네 우물물 마시듯

순서를 밟아서 해야 합니다

 

기도의 가피와 영험은

언제 어떻게 임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단지 그 자신이 지은 지금 짓고 있는

인연법에 의한 결과만 있을 뿐이라는 점을

우리 불자님들은

잘 명심하셔서 부지런히 좋은 공덕 잘지으십시오

 

하안거 기도동참과 기도접수 천도재 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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