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란 불보살님의 대비력(大悲力)과 자신의 회심(回心)으로써 좀 더 나은 삶으로 살고자 하는 의식이다.
고통받는 망령은 혼자 힘으로 천도될수가 없으며 항상 후손이나 인연자가 구원의 손길로 천도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꿈속에 나타나서 하소연을 하거나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을 생기게 하는 경우도 있다.

영(靈)들이 사는 모습은 실로 다양하다. 편안한 영이 있는가 하면 고통스러운 영이 있고, 가진 것이 적어도 넉넉한 영이 있는가 하면 가진 것이 많아도 불평하고 불안한 영이 있다. 유난히 원망하고 지착하고 괴로운 영이 있는가 하면 무상의 이치를 잘 관찰해서 넉넉한 마음으로 여유롭게 사는 영도 있다. 그렇게 살다가 이 영은 잠시 머물던 육신의 집을 떠나서 식의 세계로 옮겨가는 것이다.

맑은 식을 가진 영은 생자에게 도움을 주지만 그렇지 못한 영은 스스로도 괴롭고 다른 이인자들에게도 장애를 끼친다. 옆에 마음이 편안한 사람이 있으면 따라 편안해지고 마음이 고약한 사람이 있으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과 같다.

그래서 모든 망자를 위해서 법식을 베풀고 해탈의 법문을 해드리는 천도재를 올리는 이유가 그것이다. 육신을 가진 영과 달리 식으로 사는 영들은 육신으로 인해서 소멸되었던 다섯 가지 능력 즉 영가 오신통(五神通)을 얻는다고 한다.

육신을 떠난 영은 식이 아홉 배가 밝아진다. 그래서 생각하고 이해하는 폭이 아홉 배가 많아진다. 그래서 평소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것도 영들은 능히 알아듣는다.

첫번째는 '호명즉지(呼名卽至)', 곧 이름을 부르면 바로 온다. 이름 부른 사람이 아무리 멀리 있더라도
                                           시공을 초월하여 바로 온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혜안천리(慧眼千里)', 눈으로 천리 밖을 볼 수 있다. 산 사람은 종이 한 장 너머의 일도 보지
                                           못하지만 영의 세계는 식으로 살아가는 세계이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
                                           에  매이지 않고 볼 수 잇는 것이다.

세번째는 '장벽무애(障壁無碍)', 영의 세계에서는 문과 벽과 같은 장벽이 있어도 거침없이 지나다닐 수
                                            있다. 영가가 지나다니지 못하는 것은 부처님의 금강보좌와 어머니의
                                            아기집(태)뿐이다. 이곳에 들면 의식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네번째는 '지인심명(知人心明)', 사람의 마음을 먼저 안다. 과일과 음식을 차려 재를 지내는 것도 중요
                                           하지만 진실한 마음으로 조상님을 축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생각
                                           을 냈을 때 영가는 벌써 알아차린다. 형상을 보지 않고 마음을 읽기 때문
                                           이다. 제삿상을 아무리 잘 차려 놓아도 재를 모시는 사람의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으면 영가는 그 생각을 읽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가가 화
                                           를 내게 되고 제사를 지내지 못한 것보다 못하게 되는 것이다.

다섯째는 '족불이지(足不離地)', 영가는 땅을 여의지 못한다. 여기서 땅이란 모든 것이 존재하는 바탕을
                                           뜻한다. 살아 있을 때 몸뚱아리와 물질 세계에 매여 살기 때문에 죽어서
                                           도 몸뚱아리나 식구, 재산에 매달리게 된다. 몸이 없어도 몸에 집착하던
                                           습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영가를 천도한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다. 이 세상은 모두 거대한 인연에 의해서 형성되고 유지된다. 만일 이 인연들이 편하지 못하다면 나 또한 편하지 못할 것이고 나의 일 또한 편하지 못할 것이 당연한 것이다. 주변이 편안할때 나도 편안한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결국 천도란 나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고 주변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고 세상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고즉령(物古卽靈)이라는 말이 있다. 물건이 오래되면 신령스러워 진다는 것이다. 맑은 기운을 가진 물건은 나에게 맑은 기운을 주는데, 맑지 못한 기운을 가진 물건은 맑지 못한 기운을 준다. 결국 나이가 들수록 내가 주변에 향기를 풍겨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천도는 주변을 향기롭게 만드는 것일 것이다.

고로 나를 위해서 천도재를 지낸다고 생각하고 나의 생활습관, 올바른 행동 육바라밀과 팔정도를 잘 지켜 살아 가는 것을 천도재와 함께 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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