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식 제사법●

 

친자가 제사를 모신다.
유교식 제사법에서는 제사를 증손이 물려받지만
불가에서는 그 자식들이 물려받는다.


즉. 할아버지 제사를 아버지가 지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할아버지의 제사를
증손이 물려받는 것이 유교식의 제사법이다.

불가에서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경우
그 어머니가 할아버지의 제사를 지내며
어머니도 돌아가시게 되면 작은아버지가 물려받게 된다.


그리고 그 작은아버지가 또 돌아가시면
작은어머니가 또 작은어머니 까지도 돌아가시면
세째 작은아버지가 이러한 식으로 해서
제사는 친자식들이 살아 있는 동안만 모시는 것이다.

그리고 아들이 없이 딸만 있는 집에서는
큰사위가 그 제사를 지내는데
큰사위가 죽으면 큰 딸이 또 큰딸까지도 죽어서 없으면
둘째 사위가 등등 이러한 식으로
친딸들이 살아 있을 때까지만 제사를 모시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외아들이 손자를 남기고 먼저 죽었을 경우의
할아버지 제사는 그 장손이 지내는데
돌아가신 지 60년까지만 모셔드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불교식의 제사법에서는
유가에서처럼 몇 대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얼굴도 잘 모르는 조상님들의 제사를 모시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조상님들의 제사를 전혀 모시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 어머니의 제삿날 조상 모든 분들의 위폐를 모시고
함께 제사를 지내는 것이 불교식이니
다른 조상님들의 제사 또한
아버지 어머니의 제사 때마다 모시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위폐 쓰는 법.


오로지 아버지 어머니의 제사만 모시는 관계로
불교에서는 그 위폐를 쓰는 법도 유교식과 는 아주 다르다.
한가운데 '나무아미타불' 의 여섯 자 부처님의 명호를 모신다.


그리고 왼쪽으로는 모든 조상님들의 위폐를 모시는데,
만약 그 집안이 김해김씨이며
제주가 김아무개라하면 위폐의 오른쪽 하단에는
'효행자 김아무개 복위' 라 쓰고,
중앙에 '김해김씨 누대조상 각각등 영가' 라 쓴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제사 지내시는 분의 위폐를 모시는데,
김아무개가 김해김씨에 김길동 이라는 성함을 가지신
아버지의 제사를 지내는 경우에는
위폐의 오른쪽 하단에는
'효행자 김아무개 복위' 라 쓰고,
중앙에 '망부 정신사 김해김씨 길동영가'라 쓴다.

그리고 김아무개가 김해김씨에 김길동이라는
어머니의 제사를 지내는 경우에는 오른쪽 하단에
'효행자 김아무개 복위'라 쓰고
중앙에 '망모 정신녀 김해김씨 길동영가' 라 쓴다.

즉 위폐는 한가운데 부처님의 명호를 모시고
왼쪽으로는 누대조상님의 위폐와 오른쪽에는
제를 지내는 분의 위폐를 모심으로써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아미타불을
옹위하는 형태처럼 모시는 것이다.

 

▶상 차리는 법.


음식을 차리는 것은 유교의 영향을 받아서 하는 것이지
본래 불교의식은 아니기에 그것이 습관화된 우리에게는
또 음식 장만을 안 할 수도 없다.


그러기에 상을 차리는 것에도
불교적인 의미를 부여한 불교식이 있는 것이다.

음식을 장만하는 의미는 다만 정성인 것뿐이지
실제로 영가가 와서 먹으라고 차리는 것은 아니다.
제사상을 차림에 있어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은
부처님이 공양을 드실 때는 색과 향과 소리로
공양을 하신다고 하기에 이 점을 지켜 차려야 한다.

색이란 꽃이니 반드시 싱싱한 꽃이 있어야 하며
향이란 우리가 절에서 사용하는 향으로
제사에 향을 사용함은 물론이고,
그 이외에도 제사상에는 버린 음식 즉
고기류나 생선류는 사용하면 안되며
술대신 차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해서 술 사용을 전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만약 술을 사용할 때도
그 냄새가 독한 술을 사용하여서는 안되며
또 가게에서 파는 그러한 술을 사용하여서도 안된다.

떡에서 향기로운 나뭇잎으로 담근 술을 사용하는데
이렇게 담근 술은 제사에서 처음 사용 되어야지
이미 개봉하여 누가 먹었던 것을 사용하면 안된다.


그리고 제사상을 차림에 있어서 보통 삼단으로 차리는데
삼단이 안되면 일단으로 차리더라도 세줄로 차려야 한다.

첫째줄에는
나물과 전 각각 세 가지
둘째줄에는 밥과 대추와 과자류를 놓는데
이때 과자는 요즘 사람들이 잘 먹는 것으로 한다.
그리고 세째줄에는 과일류와 떡을 놓는데
떡 대신 케익을 놓을 수도 있다.

그리고 앞에다 향로와 촛대를 놓는다.
그리고 돌아가신 조상들의 영혼이 직접 와서
그 음식을 먹는 것은 아니기에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으며
제사가 끝난 후에도 음식을 조금씩 덜어서
버리는 의식(헌식)도 하지 않는다.

제사상은 음식의 양이나 종류가 많은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로지 가족과 친지들이 한데 모여서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서
부처님과 조상님께 공양을 올리고
나누어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
음식을 만드는 자리에 많은 친지가 참가하고
또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기에 제사상은 효심과 불심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우리들의 정성이 나의 업을 밝히고
후손들의 업을 밝힘을 명심하여야 한다.

 

이제까지 한 이야기를 정리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1) 형형색색으로 아름다운 색깔에
   조화가 이루어지게끔 음식을 준비한다.
2) 냄새나는 음식이나 술은 사용하지 않는다.
   즉 육류나 생선류는 금하고 냄새가 나지
   않는 채소류로 장만한다.
3) 꽃을 반드시 준비하여 제단을 장엄시킨다.
4) 냄새가 좋은 향을 쓴다.
5) 밥과 국을 올리면서 청수도 함께 울리어
   중간에 밥을 내리고 물을 올리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6)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지 않는다.
7) 스님이 독경을 할 때 모두가 소리를 맞추어 같이 한다.
8) 법문을 들을 때 진지하게 듣는다.
9) 제사가 끝난 후 음식을 조금씩 덜어
   물에 타서 버리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10) 제사 시간은 모든 가족이 다 함께 동참할 수 있는 시간으로 한다.

 

제사의 집전.


유가에서는 그 집안의 가장이 재주가 되며
또 그 가장이 불가의 승려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기에 가장이 집전을 하지만
불가에서는 반드시 스님을 모셔다가
스님으로 하여금 집전을 하게 한다.

독경이 끝난 후 스님은 반드시 법문을 하여서
그 법석을 장엄하여야 한다.
그러나 스님을 모실 수 없는 형편에서는
가장이 집전할 수도 있다.
만약 가장이 집전할 경우
먼저 부처님의 경전을 다같이 독경하고
나무아미타불을 1분 정도 정근한 후에 축문을 읽는다.

이때 축문이라 하여 어려운 한문으로 쓴 것이 아니라
돌아가신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써서
낭독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가족이 다같이 앉아서
불교성전의 그날 정한 부분을 읽고
가장이 약간의 해설을 첨가한 후 그것을 법문으로 대신한다.

그 후 가장이 앞에 나가서 잔을 올리면
모두가 함께 세번 절한다.
그리고 가장이 또 잔을 따른 후 혼자서 세번 절한다.

그 다음 가장의 부인 형제 아이들 순서로 나아가면서
잔을 올리고 세번 절한다.
모두가 잔을 올렸으면 가장이 또 나아가 잔을 올리면
다같이 세번 절을 하고 위폐를 사른 후 제사를 마친다.

 

▶보시.


제사에 있어서 보시란 살아 있는 사람들이
돌아가신 분을 대신하여 욕심을 버려주는 의식이며
그러한 행위를 통하여 자신들의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비워진 마음으로 조상님을 생각하며
자신의 현재의 삶을 참회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또 빈자리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기 위한 행위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의 제사에 있어서
보시란 가장 중요한 행위라 할 수 있다.

이는 스님이나 절에다 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에게 하는 것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보시는 흰 봉투에 넣어서 겉봉에
'어불전(御佛前)이라 쓰고
그 밑에 제삿날과 가장의 이름을 쓴다.
그리고 이 보시는 제사를 집전하여 주신
스님에게 드리는 것이 아니라 제사가 끝난 다음날
재주가 직접 절에 가지고 와서 보시함에다가 넣거나
주지스님에게 전달하여야 한다.
또 스님이 집전하지 않고 가장이 집전하였다 하더라도
보시는 제사를 지낸 다음날
절에 가지고 와서 보시함에 넣어야 한다.

또한 보시는 자식들이 욕심을 버리는 행위이므로
금액에 상관하지 않고
욕심이 버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그리고 제사에 참가하는 다른 일가 친척들도
반드시 보시를 준비하여야 하는데
봉투를 쓰는 방법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고
이 보시는 제사를 지내기 전에 제단에다 올려놓아야 하는데
이 보시는 다른 일가 친척들이 부처님께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집 조상님께 하는 것이므로
보시는 절로 가지고 와서는 안되며 재주가 사용하여야 한다.

 

▶주의 사항


제사가 시작되면 의식을 집전하는 스님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며
독경 시에는 그 음률을 따라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소리내서 크게 경을 읽는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며
법문을 주의 깊게 듣고
순서는 집전하는 스님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제사를 마치는 법


불교의 제사는 돌아가신 지 60년이 되면 마치는 것이 보통이다.
이것을 사갑이라 한다.
그런데 일반 사람들 중에는
사갑이란 환갑을 못 지내고 돌아가신 분이 환갑을 맞이하여서
지내드리는 의식을 사갑이 라고 하는 이가 있다.

더욱이 웃지 못할 일은 돌아가신 분의 생일을 맞이하여
생일을 지내드린다는 이도 있다는 것이다.
그 마음이 효심에서 시작된 것이라 하더라도
웃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생일은 살아있기에 그날의 탄생을 기리는 말이고,
제사는 돌아가셨기에 죽은 날을 기리는 날이다.

그래서 살아 있는 사람은 생일을 찾아 잔치를 하는 것이고
제사는 죽음을 맞이한 날을 찾아 의식을 거행하는 날이다.
실제로 이 세상에서 돌아가셨음에도
생일을 기리는 이는 성인들 밖에 없다.
부처님 오신 날이나 크리스마스가 그런 것이 아닌가?
왜냐하면 부처님은 육신은 돌아가셨어도
그분의 가르침은 모든 중생들 가슴속에 살아서
지금도 중생구원의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기에
부처님의 제사를 지내드리지 않고
생일을 찾아 우리들이 축하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만약 자신의 부모님이
부처님과 같은 성인이라고 생각하면
생일을 찾아드려야 하겠지만 그때는 제사를 지내서는 안된다.
하지만 제사를 지내면서 또 생일을 찾아준다는 것은
참으로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환갑이라고 하면
60년을 죽지 않고 살아 있음을 축복하는 자리이다.

그런데 돌아가신 분이 환갑을 지내지 못하고 돌아가셔서
환갑을 맞이하였다 하여 그것을 사갑이라는 말로서
명명하여 제사를 지낸다니 무엇을 축하하자는 것인가?
의미도 뜻도 없는 우스운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

어쨌든 사갑이란
환갑을 지내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이
환갑을 맞이하게 된 것이 사갑이 아니라
돌아가신 지60년이 되는 해를 사갑이라 하고
이 사갑의 제사를 마지막으로 그분에 대한
모든 제사의식은 마치게 된다.

이때는 절에 가서 그 분의 천도제를 지내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60년을 한결같이
제사 때가 되면 욕심을 비우고 그 비운 자리에
법문을 넣어드리기 위하여 보시를 하고
법문을 들려드렸는데.

아직도 이승에 미련이 있어서 저승으로 가시지 못하였다면
이 천도제를 마지막으로 하여
떠나시라고 하는 의식이며
나아가서는 마지막까지 효를 다하려는 마음인 것이다.
이렇게 하여 제사가 다 끝나게 되면
그분의 위패는 조상님들의 공동위패 속에 들어가
다른 분의 제사 때 합동으로 제를 지내게 되는 것이다.

유교식 제사법을 불교식으로 바꾸는 법.
유교식으로 몇 대에 걸쳐서 제사를 지내는 이들은
갑자기 조상님들의 제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아버지 어머니의 제사만을 모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또 갑자기 그만두어서도 안된다.
그러기에 유교식으로 지내는 제사를
불교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조상님들에 대한 천도제를 지내야 한다.
그리고 천도제를 지낸 다음
그 제사법을 불교식으로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불교식 제사


불교에서는 소기(小基: 장례후 1년)와
대기(大基: 장례후 2년)를 맞이하거나
죽은 이의 생일을 맞이하면
절을 찾아가 추도 의식을 갖는다.

 

-원오스님의 부교식 제사법중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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