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불(朝禮)은 몸과 입과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몸으로는 절을 하고, 입으로는 예불문을 염송하며, 마음으로는 그 뜻을 새겨 다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불이란 몸과 입과 마음을 통해 불 교의 출발점이자 귀결점인 삼보에 목숨들어 돌아가겠다는 날마다의 간절한 신앙고백이자, 자신이 바로 그 삼보와 일체인 본원생명으로 생애를 걸고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무거운 자기선언인 것이다.

예불은 하루 세 번 이루어진다. 아침예불, 사시마지(巳時摩旨), 저녁예불. 이것을 '삼시예불'(三時禮佛)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예불은 아침과 저녁에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시마 지 또한 예불인 것이다. '사시마지'에서 '사시'는 12간지 가운데 여섯 번째 오는 두 시간, 곧 요즈음의 9시에서 11시를 가리키고, '마지'란 불보살에게 올리는 공양, 곧 밥을 이르는 말이 다. 따라서 사시마지(巳時摩旨)는 낮에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의식이 된다. 굳이 이 시간을 택하는 이유는 교조 석가모니가 하루 한 번 이 시간에 공양을 했던 때문이다.

절의 하루는 예불과 함께 열린다. '인기가판사'(寅起可辦事)라 하여 전통적으로 절에서는 인시(寅時)에 일어나 하루의 일과를 준비하고 시작하는데, 그 첫 일과가 예불인 것이다. 인시(寅時)면 새벽 3시부터 5시, 따라서 아침예불은 새벽 3시부터 시작된다.
아침예불은 도량석, 종성, 4물, 예불종, 예불문, 송주, 정근, 참회, 발원문 순서로 진행된다.

1. 도량석(道場釋)

도량석은 기침(起寢)을 알리는 제 1성이다. 새벽예불의 첫 순서는 도량석 도량석(道場釋)이다. 소임을 맡은 스님이 염불소리에 맞추어 목탁을 치며 도량의 구석구석을 도는 일이 도량석이다. 도량(道場)이란 모든 불보살이 도를 이룬 곳, 또는 도를 이루기 위해 수행하는 곳을 말하니 바로 절을 뜻한다. 따라서 도량석은 그 염불소리와 목탁 소리로써 절의 대중들과 산천초목과 삼라만상을 깨우는 일이다. 더불어 도량석에는 도량을 맑게 하고 잡귀를 몰아내며 삼보(三寶)를 지키는 여러 신(神)들을 일깨워 맞이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 다.

대개 도량석을 맡는 스님은 법당의 관리와 그 안에서 진행되는 여러 의식의 집행을 담당 하는 노전(爐殿) 또는 부전(扶殿) 스님의 몫이다. 이들이 남보다 먼저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기다렸다가 자명종이 세 번 울리면 도량석을 시작한다.

도량석에 쓰이는 목탁의 그것과는 크기가 사뭇 다르다. 대개 그 절에서 가장 큰 목탁이 도량석 목탁인데, 보통 목탁보다 대여섯 배 이상 크고 무겁다. 이렇게 크고 무거운 목탁을 한 손에 들고 15분 정도 움직이는 것은 상당히 힘든 노릇이다. 때문에 대개는 목탁의 손잡 이에 옥양목이나 광목을 폭대로 묶어 만든 굵은 띠를 어깨에 메고 치게 된다. 혹시 굵은 띠 에 묶여 법당 안쪽의 기둥이나 스님들이 거처하는 큰방 기둥에 걸려 있는 큰 목탁을 보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도량석 목탁이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없다.

도량석 목탁은 그 크기만큼 소리도 우람하다. 그러나 멋없이 큰 소리만 내는 것은 아니다. 목탁은 대추나무로 만든 것을 제일로 친다. 단단하여 오래가고 무엇보다 소리가 좋은 것이다. 요즈음은 목탁을 만들 때 대부분 그 속을 기계로 파내지만 제대로 된 것은 끌로 손수 파낸 것이다. 이렇게 제대로 된, 커다란 대추나무 목탁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는 우렁차고도 시끄럽지 않고, 단단하되 날카롭지 않으며, 맑되 가볍지 않고, 부드럽고도 둔탁하지 않다. 도량석을 하면 이런 소리에 천지만물이 귀를 열고 일어나 잠깨는 것이다.

이 목탁소리를 들은 짐승들도 모두 깨어나 에불심(禮佛心)을 일으키게 되고, 길가에 엎드려 자던 벌레나 뱀, 개구리 같은 것들도 안심할 수 있는 장소로 들어가 서로 피해를 보지 않게 된다. 인도에서 처음 도량석을 할 때에는 석장(錫杖)을 들고 순회하였으나 나중에는 방울이나 요령을 사용하다가 목탁이 나오면서부터 목탁을 치면서 도량석을 하였기 때문에 '목탁석'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도량석을 하는 동안에 염송하는 염불의 내용은 소임을 맡은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경전의 한 부분을 욀 수도 있고, 보탬이 될 만한 옛스님들의 글을 독송할 수도 있다. 다만 시간이 대략 15분 안팎이 걸리도록 그 길이를 조절한다. 보통은 천수경(千手經)이라는 경전을 염송한다. 길이도 적당하고 어느 예식에서나 거의 빠짐없이 외게 두는, 두루 쓰이는 경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도량석을 할 때 외우는 글은 경.율.논 3장 가운데 다 좋으나 주로 천수.심경.4대주.약찬게.다리니 등을 생각따라 외운다.
혹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같은 부처님 명호를 외우면서 다녀도 상관이 없다.

여기서는 천수경(千手經) 다음으로 우리 한국의 불자들이 가장 많이 염송하고 있는 약찬게를 소개하고자 한다.

淨口業眞言
정구업진언(구업을 맑히는 진언)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3번)

五方內外安慰諸神眞言
오방내외안위제신진언(오방의 선신을 안위하는 진언)
나무 사만다- 못다남- 옴- 도로도로 지미 사바하(3번)

開經偈
개경게(경전을 펴는 게송)
無上甚深微妙法 百千萬劫難遭隅 我今聞見得修持 願解如來眞實義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 아금문견득수지 원해여래진실의

가장높고 미묘하고 깊고깊은 부처님법 백천만겁 지나도록
만나뵙기 어려워라 저는이제 다행히도 보고듣고 지니오니
원하건대 부처님의 진실한뜻 알아지다

開法藏眞言
개법장진언(법장을 여는 진언)
옴- 아라남 아라다(3번)

화엄경 약찬게
華嚴經 略纂偈

대방광불화엄경 용수보살약찬게 나무화장세계해 비로자나진법신
大方廣佛華嚴經 龍樹菩薩略纂偈 南無華藏世界海 毘盧遮那眞法身

현재설법노사나 석가모니제여래 과거현재미래세 시방일체제대성
現在說法盧舍那 釋迦牟尼諸如來 過去現在未來世 十方一切諸大聖

근본화엄전법륜 해인삼매세력고 보현보살제대중 집금강신신중신
根本華嚴轉法輪 海印三昧勢力故 普賢菩薩諸大衆 執金剛神身衆神

족행신중도량신 주성신중주지신 주산신중주림신 주약신중주가신
足行神衆道場神 主城神衆主地神 主山神衆主林神 主藥神衆主稼神

주하신중주해신 주수신중주화신 주풍신중주공신 주방신중주야신
主河神衆主海神 主水神衆主火神 主風神衆主空神 主方神衆主夜神

주주신중아수라 가루라왕긴나라 마후라가야차왕 제대용왕구반다
主晝神衆阿修羅 迦樓羅王緊那羅 摩喉羅伽夜叉王 諸大龍王鳩槃茶

건달바왕월천자 일천자중도리천 야마천왕도솔천 화락천왕타화천
乾達婆王月天子 日天子衆도利天 夜摩天王兜率天 化樂天王他化天

대범천왕광음천 변정천왕광과천 대자재왕불가설 보현문수대보살
大梵天王光音天 遍淨天王廣果天 大自在王不可說 普賢文殊大菩薩

법혜공덕금강당 금강장급금강혜 광염당급수미당 대덕성문사리자
法慧功德金剛幢 金剛藏及金剛慧 光焰幢及須彌幢 大德聲聞舍利子

급여비구해각등 우바새장우바이 선재동자동남녀 기수무량불가설
及與比丘海覺等 優婆塞長優婆夷 善財童子童男女 其數無量不可說

선재동자선지식 문수사리최제일 덕운해운선주승 미가해탈여해당
善財童子善知識 文殊舍利最第一 德雲海雲善住僧 彌伽解脫與海幢

휴사비목구사선 승열바라자행녀 선견자재주동자 구족우바명지사
休舍毘目瞿沙仙 勝熱婆羅慈行女 善見自在主童子 具足優婆明智士

법보계장여보안 무염족왕대광왕 부동우바변행외 우바라화장자인
法寶계長與普眼 無厭足王大光王 不動優婆遍行外 優婆羅華長者人

바시라선무상승 사자빈신바수밀 비슬지라거사인 관자재존여정취
婆施羅船無上勝 獅子嚬伸婆須密 毘瑟祗羅居士人 觀自在尊與正趣

대천안주주지신 바산바연주야신 보덕정광주야신 희목관찰중생신
大天安住主地神 婆珊婆演主夜神 普德淨光主夜神 喜目觀察衆生神

보구중생묘덕신 적정음해주야신 수호일체주야신 개부수화주야신
普救衆生妙德神 寂靜音海主夜神 守護一切主夜神 開敷樹華主夜神

대원정진력구호 묘덕원만구바녀 마야부인천주광 변우동자중예각
大願精進力救護 妙德圓滿瞿婆女 摩耶夫人天主光 遍友童子衆藝覺

현승견고해탈장 묘월장자무승군 최적정바라문자 덕생동자유덕녀
賢勝堅固解脫長 妙月長者無勝軍 最寂靜婆羅門者 德生童子有德女

미륵보살문수등 보현보살미진중 어차법회운집래 상수비로자나불
彌勒菩薩文殊等 菩賢菩薩微塵衆 於此法會雲集來 常隨毘盧遮那佛

어련화장세계해 조화장엄대법륜 시방허공제세계 역부여시상설법
於蓮華藏世界海 造化莊嚴大法輪 十方虛空諸世界 亦復如是常說法

육육육사급여삼 일십일일역부일 세주묘엄여래상 보현삼매세계성
六六六四及與三 一十一一亦復一 世主妙嚴如來相 普賢三昧世界成  

화장세계노사나 여래명호사성제 광명각품문명품 정행현수수미정
華藏世界盧舍那 如來名號四聖諦 光明覺品問明品 淨行賢首須彌頂

수미정상게찬품 보살십주범행품 발심공덕명법품 불승야마천궁품
須彌頂上偈讚品 菩薩十住梵行品 發心功德明法品 佛昇夜摩天宮品

야마천궁게찬품 십행품여무진장 불승도솔천궁품 도솔천궁게찬품
夜摩天宮偈讚品 十行品與無盡藏 佛昇兜率天宮品 兜率天宮偈讚品

십회향급십지품 십정십통십인품 아승지품여수량 보살주처불부사
十回向及十地品 十定十通十忍品 阿僧祗品與壽量 菩薩住處佛不思

여래십신상해품 여래수호공덕품 보현행급여래출 이세간품입법계
如來十身相海品 如來隨好功德品 普賢行及如來出 離世間品入法界

시위십만게송경 삼십구품원만교 풍송차경신수지 초발심시변정각
是爲十萬偈頌經   三十九品圓滿敎   諷訟此經信受持   初發心時便正覺

안좌여시국토해 시명비노자나불
安坐如是國土海 是名毘盧遮那佛

나무동방해탈주(南無東方解脫主)

세계허공공덕 청정미진등목단정 공덕상 광명화 파두마 유리광
世界虛空功德 淸淨微塵等目端正 功德相 光明華 波頭摩 瑠湜光

보체상 최상향 공양흘 종종장엄 정계무량무변 일월광명
寶體相 最上香 供養訖 種種莊嚴 頂계無量無邊 日月光明

원력장엄 변화장엄 법계출생 무장애왕 여래 아라하 삼먁 삼불타
願力莊嚴 變化莊嚴 法界出生 無障碍王 如來 阿羅漢 三먁 三佛陀

동방해탈주의 세계에 귀의하노니 허공 같은 공덕
미진수같이 청정하고 눈같이 단정한 공덕의 모습
광명의 꽃 파두마 유리광명의 보배몸 같은 모습
최상의 향기 가지가지 이마와 계두를 장엄하는
무량무변한 일월의 광명 원력으로 장엄하시고
변화로 장엄하신 법계에 나투신 걸림 없는 왕이신
여래 아라한이신 위없는 삼불타(三佛陀)시여

법계보회향진언(法界普回向眞言)
옴 사마라 사마라 미만나 사라마하 자가라바 훔(3번)

계수서방 안락찰 접인중생 대도사
稽首西方 安樂刹 接引衆生 大導師

아금발원 원왕생 유원 자비애섭수
我今發願 願往生 唯願 慈悲哀攝受

고아일심 귀명정례
故我一心 歸命頂禮

서방정토 극락세계 접인중생 하옵시는 아미타 부처님께 머리숙여 예배하며, 내가 이제 극락가기 지성으로 발원하니 자비하신 원력으로 굽어살펴 주옵소서, 한 맘 함께 기울여서 머리숙여 절합니다.

※ 이렇게 정해진 시간을 차질없이 외우다가 알맞은 시간(10분에서 20분 정도)에 이르게 되면 마지막에는 법당 앞에 이르러서 세 번 다시 목탁을 내려치고 도량석을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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