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식(불교의 각종의식 이해)

     

    ***전체목차***

     

    [1.예경의식]

    1 도량석(道場釋, 木鐸釋)

    2 종송(鍾頌, 쇳송)

    3 조석예불(朝夕禮佛)

    4 송주(誦呪)

    5 각단예불(各壇禮佛)

     

    [2.공양의식]

    1 불공(佛供)

    2 진언권공(眞言勸供)

    3 축원(祝願)

     

    [3.수행의식]

    1 수계의식(受戒儀式)

    2 청법의식(請法儀式)

    3 결제(結制)/해제(解制)의식

    4 강원상강례(講院上講禮)

     

    [4.점안/이운의식]

    1 점안의식(點眼儀式)

    2 이운의식(移運儀式)

     

    [5.장례/천도의식]

    1 시다림(尸陀林)

    2 영결식(永訣式)

    3 다비의식(茶毘儀式)

    4 천도의식(薦度儀式)

    5 시식(施食)

    6 49재(四十九齋)/100일재(百日齋)

    7 제사(祭祀)와 영반(靈飯)

     

    [6.재의식]

    1 재(齋)

    2 영산재(靈山齋)

    3 수륙재(水陸齋)

    4 예수재(預修齋)

    5 무차대회(無遮大會)

     

    [7.연중행사]

    1 통알(通謁, 歲謁)

    2 불탄절(佛誕節)

    3 성도절(成道節)

    4 열반절(涅槃節)

    5 우란분회(盂蘭盆會)

     

    [8.법회의식]

    1 법회의식

    2 방생의식(放生儀式)

     

    [9.생활의례]

    1 식당작법(食堂作法)

    2 발우공양(鉢盂供養)

    3 화혼의식(華婚儀式)

     

    [10.기타]

    1 사리회(舍利會)

    2 사경회(寫經會)

    3 복장(腹藏)

     

     

    1.예경의식

     

     1 도량석(道場釋, 木鐸釋)

    사찰에서 예불 전에 도량을 청정히 하기 위하여 행하는 의식이다.

    도량이란 불도를 수행하는 장소 즉 절이나 포교당. 암자를 말한다.

    대개 절에는 사원청규(寺院淸規)가 있어 대중들이 일정한 규칙 속에서 생활하기 마련이다.

     저녁에는 10시에 자고 아침에는 3시에 일어난다.

    잘 때는 취침 종을 울리고 아침에는 도량석을 하여서 잠을 깬다.

     부전스님이 먼저 일어나 큰 법당에 향과 촛불을 켜고 삼배를 한 뒤

    법당 앞으로 나와 목탁을 낮은 소리로부터

    점차 높은 소리로 올렸다 내리는 것을 세 차례하고

    목탁석에 맞추어 <천수경> <사대주> <약찬게> <참회게> <참선곡> 등

    필요에 따라 택하여 송하면서 도량을 돈다.

     

    선방에서는 조용히 목탁만 울려 잠을 깨우는 경향이 있고

    <증도가(證道歌)>나 <금강경>을 많이 읽으며,

     일반 사원에서는 종파에 따라 <화엄경약찬게> <보현행원품>을 외우고,

    법화종에서는 <여래수량품> <관세음보살보문품>을 외우며

    어떤 데에서는 <지장보살츰부다라니(地藏菩薩讖부陀羅尼)>

    <관음보살사십이수주(觀音普薩四十二手呪)>를 외우기도 한다.

     법당을 돌아서 염불을 마칠 즈음에는 법당 앞 정면에 이르게 된다.

    이때 목탁을 세 번 내리치고 마친다.

    절 안의 대중들은 도량석을 듣고 모두 일어나 예불 준비를 한다.

     인도에서는 처음에 석장(錫杖)을 울리며 돌았고

    나중에는 방울.요령 등이 사용되다가 현재의 목탁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때 외우는 염불은 경.율.논의 어느것이나 좋다.

     

    하루 일과 중 도량 내의 최초 의식으로 도량을 맑게 하고,

    도량 안팎의 호법신장이 예불심을 일으키게 되어 모든 잡귀를 몰아내며,

     주위의 짐승과 미물에 이르기까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안전한 장소로 들어가게 하는 자비스러운 뜻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새벽 3시에 도량석을 한다.

     

    2 종송(鍾頌, 쇳송)

    종을 치며 하는 독송으로 새벽종송(朝禮鍾頌)과 저녁종송(夕鍾頌)이 있다.

    새벽종송은 도량석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작은 소리로부터

    큰 소리로 점차 높이 울린 다음 게송을 하면서 종을 치게 된다.

     그 의미는 아미타불의 위신력(威神力)과 극락세계의 장엄을 설하여

    지옥의 고통 받는 유주무주의 중생들이 종송을 듣고서

    불보살님께 귀의 발원하여 왕생극락하도록 구제하는데 있다.

     저녁종송은 저녁예불 전에 타종 다섯 번을 하면서 송하는데

    그 내용은 일체의 번뇌를 끊고 지혜를 길러 보리심을 냄으로써

    지옥을 파하고 삼계를 벗어나 성불하여 모든 중생을 구제하도록 하는 것이다.

     

    종송은 게문(偈文)과 더불어 이를 송하는 음악적 의미를 중요시한 말이다.

    예로부터 종송에는 경산송(京山頌)과 팔공산송(八公山頌)이 있었다.

     경산송은 서울을 중심으로 행해지던 것으로 경쾌한 느낌을 준다고 하며,

    팔공산송은 영남지역 등에서 행해지던 것으로

    유연한 느낌을 준다고 하여 전통적으로 팔공산송이 유명하다.

     파계사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전승되어 오다가 오늘날에는 전해지지 않는다.

    종송의 음률은 범패의 일종으로서

    그 음악적 의미는 한국 전통음악의 특수한 선율을 지니고 있어 중요시된다.

     

    3 조석예불(朝夕禮佛)

    절에서 아침과 저녁에 부처님께 예배하는 의식으로

    수행의 공식적인 시작이며 하루를 반성하고 마감하는 의식이다.

    절의 모든 대중은 이 의식에 꼭 참석해야 한다.

     먼저 아침예불 때에는 도량석을 돌 동안 대중은 모두 일어나 세면을 하고

    법당에 들어가 우선 불전에 삼배를 드리고 조용히 앉는다.

    도량석이 끝나는 것과 함께 낮은 소리로부터 종송이 시작되고

    이어서 사물(四物)이 여법하게 울린다.

     대개 북을 치고 대종을 아침 28회, 저녁 33회 타종하고 목어와 운판을 친다.

    상단에 예불할 때에는 차나 옥수(玉水)를 공양하고 다게례(茶偈禮)를 한다.

    다게례를 한 다음론 대중이 함께 예불문에 맞추어

    삼보에 귀의한다는 장엄한 예불을 드리게 된다.

     

    '지심귀명례(至心歸命禮)'라는 지극한 마음으로

    자기의 생명을 던져 불교에 귀의한다는 뜻으로

    귀투신명(歸投身命).예불(禮佛).귀명정례 (歸命頂禮)라고 한다.

     예불문의 내용은 삼보에 귀의하고, 문수보살.보현보살.지장보살에 귀의하고,

    전등(傳燈)해 온 일체 선지식께 귀의하며,

    그 덕을 찬탄하고 원을 세우며, 온 중생에 회향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어 축원문을 낭독하게 된다 ('축원'항 참조) 중단에는

    대개 <반야심경>을 독송하여 끝나게 된다.

    이후는 각 사찰에 맞게 참선과 정근 등 절의 일정에 따라 행한다.

     저녁예불은 저녁종송을 하고,

    오분향례에 이어 예불문에 맞추어 예불하고, 중단에는 <반야심경>을 하고 끝낸다.

     아침예불에는 다게례, 저녁예불에는 오분향례를 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요즘은 아침예불에 오분향례를 하는 경우도 많다.

     ※ 1 다게례(茶偈禮) : 의식에서 차를 올리며 아뢰는 게송을 다게라 하는데

           각 전(殿)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향수해례.소예참례.강원상강례 등에서는 '아금청정수(我今淸淨水)

    변위감로다 (變爲甘露茶) 봉헌삼보전(奉獻三寶殿) 원수애납수(願垂哀納受)'를 송하고,

    관음예문례에서는 '금장감로다(今將甘露茶) 봉헌증명전(奉獻證明前)

    감찰건간심 (監察虔懇心) 원수애납수(願垂哀納受)'라고 송하고,

    신중단에서는 '천정명다약(淸淨茗茶藥) 능제병혼침(能除病혼沈)

    유기옹호중(唯冀擁護衆) 원수애납수(願垂哀納受)'이며

    또 삼보통청에서는 '공양시방조어사(供養十方調御士)

    연양청정미묘법(演揚淸淨微妙法) 삼승사과해탈승(三乘四果解脫僧)

    원수자비애잡수(願垂慈悲哀納受)'라고 송한다.

    이를 풀이하면 다음과 같은 뜻이다.

     

    저희가 이제 맑은 물을 我今淸淨水

    감로다로 변하여서 變爲甘露茶

    삼보전에 올리오니 奉獻三寶前

    거두어 주시옵소서. 願垂哀納受

     

    불교에서는 아침마다 부처님께 차를 달여 올린다.

    그런데 그 차는 맑고 깨끗한 물을 떠다가

    차를 달여 감로다로 만들기 때문에 '변위감로다'라고 하는 것이다.

    조주(趙州, 778∼897)는 언제나 강물을 떠다가

    백 가지 차를 달여 공양하였으므로 아래와 같이 말하였다.

    백 가지 풀 나무를 새롭게 맛을 내어 百草林中一味新

    조주스님은 항상 수많은 사람들에게 헌다하였네. 趙州常勸幾千人

    돌솥에 강물을 펄펄 끓여 烹將石鼎江心水

    모든 혼령들은 마시고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라.願使亡靈歇苦輪

    불가에서는 몸을 유택하게 하고 업의 불을 꺼서 각기 해탈을 얻게 하는 약으로서

    향과 차를 사용하므로 등불과 향과 차를 3대 공양물로 치고 있다.

    이것을 보고 듣고 마시는 이는 마음속의 간탐을 제거하고

    더러움을 없애 원만한 상호를 갖추게 되며,

    모든 공포를 여의고 열반적정을 얻어 맺혔던 목구멍이 확 트인다고 한다.

    민간에서는 청정수를 떠다가 신께 바치나 불교에서는 차를 달여

    부처님과 중생이 함께 해탈을 얻게 하는 것이다.

    관음보살은 이 물을 감로병에 담아 마군(魔軍)을 세탁하고

    열뇌를 녹여 세상 사람들에게 청량한 서기를 얻게 하였다.

     

    ※2. 오분향례(五分香禮)

    오분법신례.오분법신향례라고도 한다.

    불자들이 부처님께 예배드릴 때 향을 꽂고 먼저 오분향을 한다.

    계향(戒香) 정향(定香) 혜향(慧香) 해탈향(解脫香)

    해탈지견향(解脫知見香) 광명운대(光明雲臺) 주변법계(周遍法界)

    공양시방무량불법승(供養十方無量佛法僧)

    헌향진언(獻香眞言) 옴 바아라 도비야 훔.

     '계향'이란 윤리 도덕의 향이다.

    부처님의 계를 서리처럼 청정하게 지키고 살면

    그 몸에서 계의 향기가 쏟아져 나온다. '정향'이란 선정의 향이다.

     선을 닦아 마음이 안정되면 평화스러운 향기가 그 몸에서 풍겨 나온다.

    '혜향'은 지혜의 향이다.

     보고 듣고 깨닫고 알아 정(正)과 사(邪)를 판단하고

    어리석고 슬기로움을 가리게 되면 몸에서 저절로 지혜의 향기가 풍겨 나온다.

    '해탈향'은 자유의 향이다.

     업과 장애로부터 벗어나 언제 어느 곳에서나 자유를 얻게 되는 것을 말한다.

    '해탈지견향'은 일체 모든 것을 보는 대로 듣는 대로

    대자유인이 되게 하는 능력을 가진 것을 말하니

    해탈향이 자기 자신 한 사람의 경우에 이루어지는 것이라 한다면

    해탈지견향은 사회와 국가 전체가 그 영향을 받아 자유화되는 것을 말한다.

     계(戒)에서 정(定, 三昧)이 생기고, 정에 의하여 지혜(慧)를 얻고,

    지혜로써 해탈(解脫)에 도달하며,

    해탈에 의하여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알게 된다.

    부처님은 이 공덕으로 불신을 형성하기 때문에 이를 오분법신(五分法身)이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대승.소승의 무량위 즉 부처님과 아라한들이 갖추는

    다섯 가지 공덕인데 이 공덕을 다섯 가지 향에 비유한 것이다.

     

    4 송주(誦呪)

    불자들이 항상 외워야 할

    불교의 게송(偈頌) 다라니(陀羅尼)를 말하는데 아침송주와 저녁송주가 있다.

     원래 주(呪)란 범어 dharani의 번역으로 선법을 모두 지녀서 잃어버리지 않고

    악법을 막아서 일어나지 않게 하는 부사의한 힘이 있고

    또 이를 성취시킨다고 하여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독송한다.

     그러므로 송주는 단순한 독송의 의미보다

    독송에 신비한 효력을 더한 신앙적 의미가 있다.

    대개 짧은 범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침송주는 아침예불 때 독송하는 것으로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이 하는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

    동.서.남.북.중 5방의 신중(神衆)을 안위시키는

    오방내외안위제신진언(五方內外安慰諸神眞言),

    경을 보기 앞서 마음을 가다듬는 게송인 개경게(開經偈),

    불법의 법장을 여는 개법장진언(開法藏眞言),

    이어 정본관자재보살여의륜주(正本觀自在菩薩如意輪呪),

    불정심관세음보살모다라니(佛頂心觀世音菩薩모陀羅尼),

    불설소재길상다라니(佛設消災吉祥陀羅尼) 등을 독송한다.

    저녁송주는 저녁예불 때 독송하는 것으로

    정구업진언에서 개법장진언까지 하고 천수다라니(千手陀羅尼) 등을 독송한다.

     

    5 각단예불(各壇禮佛)

    불보살께 예참하는 의식이다.

    <석문의범(釋門儀範)>에 보면 큰 법당(大雄殿)에서 드리는 예불문과

     각 전각(殿閣)에서 드리는 예불문이 있다.

     큰 법당에서 드리는 예불문으로는 향수해례(香水海禮).오분향례(五分香禮).

    칠처구회례(七處九會禮).사성례(四聖禮).대예참례(大禮懺禮).

    관음예문례(觀音禮文禮) 등 아홉 종류가 나온다.

    그리고 각 전단에서 드리는 예불문도 극락전(極樂殿).팔상전(八相澱).

    약사전(藥師殿).용화전(龍華殿).대장전(大藏殿).관음전(觀音殿).나한전(羅漢殿).

    명부전(冥府殿).신중단(神衆壇).산왕단(山王壇).조왕단(조王壇).칠성단(七星壇) 등이 있다.

     향수해례란 연화장엄세계에 두루 계시는 모든 불보살의 명호를 부르면서

    15배의 절을 하는 것이고,

    대예참례와 소예참례는 시방삼세 부처님의 명호와 이력을 낱낱이 부르면서 예참하는 것이다.

     오분향례는 계향.정향.혜향.해탈향.해탈지견향의 오분향으로써

    예불을 드리기 때문에 오분향이라 하는데

    이것은 오분법신을 향에 비유한 것으로 인격형성의 다섯 가지 과정을 상징한 것이다.

    칠처구회례는 <화엄경>에서 아홉 번 설법한 것(80권본 화엄경)을

    낱낱이 기억하여 예배드리는 것이다.

     사성례는 극락세계에 있는 아미타불과 관세음.대세지.

    일체청정대해중보살님께 예배드리는 것이다.

    강원상강례는 학인들이 강의받기 전에 예배드리는 의식이다.

     

    ※ 1. 극락전(혹은彌陀殿): 극락전에서는 극락세계에 계시는

    성현(주존불은 아미타불이며 좌우보처는 관음보살과 세지보살이다.)들을 모시고 예배드린다.

    의식은 아미타 삼존불께 지심으로 귀의하는 예배를 하고 찬게를 한다.

    '무량광중화불다(無量光中化佛多) 앙첨개시아미타(仰瞻皆是阿彌陀)

    응신각정황금상(應身各挺黃金相) 보계도선벽옥라(寶계都旋碧玉螺)' 찬게를 하고

    '고아일심귀명정례(故俄一心歸命頂禮)'하며 마친다.

     

    ※ 2. 팔상전: 팔상전에서는 부처님의 일대기를 8가지 모습으로 나누어 그려 모시고

    거기에 낱낱이 예배드린다.

    석가모니불과 좌보처 화가라보살, 우보처 미륵보살께 예배하고 찬한다.

    '진묵겁전조성불(塵墨劫前早成佛) 위도중생현세간(爲度衆生現世間)

    외외덕상월륜만(巍巍德相月輪滿) 어삼계중작도사(於三界中作導師)'

     

    ※ 3. 약사전: 약사전에서는 동방만월세계 약사불을 모시고 예배드린다.

    동방만월세계 약사유리광여래(藥師琉璃光如來)와

    좌보처 일광변조소재(日光遍照消災)보살,

    우보처로 월광변조식재(月光遍照息災)보살께 예배드리고 찬한다.

    '십이대원접군기(十二大願接群機) 일편비심무공결(一片悲心無空缺)

    범부전도병근심(凡夫顚倒病根深) 불우약사죄난멸(不遇藥師罪難滅)'

     

    ※ 4. 용화전(혹은 彌勒殿): 용화전에서는 장차 오실 미륵보살님께 예배드린다.

    현재 도솔천에 계시는 미륵존 여래불, 복록이 날로 수승하고

    수량이 무궁하신 미륵존 여래불, 원력이 장엄하고 자비가 광대하신

    미륵존 여래불께 예배하고 찬하여 마친다.

    이외에도 대장전에서는 대장경을 봉안하고 예배드린다.

    또 관음전은 관세음보살을, 나한전(혹은 靈山殿, 應眞殿)은

    십육나한.오백나한.천이백나한을 모신 곳이며,

    명부전은 염라국의 십대왕과 지장보살을 모신 곳이다.

    그리고 신중전에는 화엄신중을, 산왕단에는 산신을, 조왕단에는 조왕을,

    칠성단에는 칠성을, 독성단에는 독성을,

    현왕단(現王壇)에는 보현왕여래를 각각 모시고 예불을 드린다.

     

     

    2.공양의식

     1 불공(佛供)

    부처님께 공경하는 마음으로 향.등불.꽃.차.과일 등의 공양물을 올리는 것이다.

    부처님 당시에는 생존해 계신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을 올렸으나

    입멸하신 후에는 부처님의 사리탑이나 불상.탱화 등을

    숭배의 대상으로 하여 거기에 공양을 올렸다.

     공양의식은 불공의대상에 따라 미타청(彌陀請).약사청 (藥師請).

    미륵청(彌勒請).관음청(觀音請).지장청(地藏請) 등 여러 종류가 있다.

    각각의 부처님과 보살.호법신을 따로따로 모시어

    공양을 청하는 것을 각청(各請) 이라 하고

    이를 모두어 전체적으로 일컬어 제불통청(諸佛通請)이라 한다.

     

    먼저 <천수경(千手經)>과 정삼업진언(淨三業眞言) 개단진언(開壇眞言)

    건단진언(建壇眞言) 정법계진언(淨法界眞言)을 외우고,

    거불(擧佛) 보소청진언(普召請眞言) 유치(由致) 청사(請詞)를 한 뒤

    꽃과 향으로 청하는 향화청 (香花請)을 하고,

    다음에 부처님을 찬탄하는 가영(歌詠)을 한다.

     진리를 안내하는 헌좌진언(獻座眞言)과 정법계진언을 하고 차를 올리는 다계를 한다.

    그리고 진언으로써 공양을 권하는 진언권공(眞言勸供)을 하는데

    공양물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을 낱낱이 소개해 올리고 인사를 드리는 예참을 한 뒤,

    그 날의 초청 주인공의 명성을 칭송하는 정근을 한다.

     공양이 다 끝나면 공양재자(供養齋者)를 찬탄하는 축원을 한다.

    이것은 부처님 당시 공양청을 갔던 사람들이 불승들을 찾아가 예배를 드리고

    모시게 된 연유를 밝힌뒤 청공대중의 숫자를 아뢴 것으로부터 시작된 것인데

    거불과 보소청진언.유치.청사도 모두 그러한 연유에서 발상된 것이다.

     '거불'은 불타부중(佛陀部衆)과 달마부중(達磨部衆)과

    승가부중(僧伽部衆)께 삼배의 예를 올리는 것이고,

    '보소청진언'은 모시러 온 것을 아뢰는 것이다.

    '유치'는 모시게 된 까닭을 밝히는 것이며

    '청사'는 여러 불보살님께 공양받기를 받들어 청하는 내용이다.

     끝으로 '축원'은 몇명을 중심으로 그들의 숫자와 소원을 아뢰는 것이다.

    그리고 불공을 드리기 전에 <천수경>의 정법계진언을 외우는 것은

    청공대중들을 모실 장소를 청결히 하고 거기에 단을 배설하고 건립한 것을 명시한 것이다.

     '정삼업진언'은 몸과 입과 뜻을 청정히 하는 것이고, '개단진언'은 단을 건립하는 것이며,

    '정법계진언'은 도량을 깨끗이 하는 것이다.

    사찰에서는 매일 아침 9시부터 11시 사이에 불공을 드리는데

    이를 사시불공(巳時佛供)또는 사시마지(巳時摩旨)라 한다.

     

    2 진언권공(眞言勸供)

    불보살께 불공을 올릴 때 진언으로 공양을 권하는 것이다.

    사다라니와 운심공양진언(運心供養眞言).보공양진언(普供養眞言).

    보회향진언(普回向眞言).원성취진언(願成就眞言).보궐진언(補闕眞言) 등이 있다.

     '사다라니'란 향기로운 음식들을 널리 나열해 놓고

    그 음식공양이 원만히 성취되기 위하여

    불보살의 특별한 가호를 기대하면서 외우는 진언인데

    변식진언(變食眞言).시감로수진언(施甘露水眞言).

    일자수륜관진언(一字水輪觀眞言).유해진언(乳海眞言)의 사다라니이다.

     변식진언은 '나막 살바다타 아다 바로기제 옴 삼바라 삼바라 훔'으로

    한량없는 부처님의 자재한 위덕과 과명 및 뛰어난 묘력으로

    음식이 갖가지로 변하게 되기를 기원하며 외우는 진언이다.

    말하자면 불보살에게는 불보살대로, 사람에게는 사람대로,

    아귀에게는 아귀대로 알맞도록 음식의 양과 질을 변하게 한다.

     시감로수진언은 '나무소로바야다타아다야 다냐타 옴 소로소로

    바라소로 바라소로 사바하'로 음료수를 감로수로 되게 하는 것이고,

    일자수륜진언은 '옴 밤밤밤밤'으로 음식을 질서있게 성향에 따라 먹게 하는 진언이며,

    유해진언은 '나무사만다 못다남 옴 밤'으로

    먹는 음식이 소화가 잘되어 젖처럼 되게 하는 진언이다.

    운심공양진언은 '나막 살바다타 아제뱍미 새바모계 배약살바타캄

    오나아제 바라혜맘 옴 아아나깜 사바하'인데 공양드실 마음을 내도록 하는 진언이다.

    마음을 돌려 참회하고 공양의 뜻을 고하게 된다.

     

    이것을 만약 현대 부폐식에 적용한다면 변식진언은

    음식을 변하게 해서 먹게 가르치는 것이니,

    사과는 깎아서 먹고 바나나는 껍질을 벗겨 먹으며

    회는 양념과 같이 먹어야 된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시감로수진언은 음료수 먹는 방법을 가르쳐 준 것이고,

    일자수륜관진언은 죽.국.밥.떡.과자.차.과일 등을 순서에 맞게 먹도록 일러주는 것이다.

    유해진언은 소화가 잘되게 하여 진짜 영양소가 되도록 일러주는 진언이다.

     이렇게 준비가 다 되었으면 이제 접시를 들고 음식을 가져오도록 권하는 것이

    운심공양진언이고,

    이제 다 같이 공양을 들도록 권하는 것이

    보공양진언 '옴 아아나 삼바바 바아라 훔'이다.

     음식을 생각대로 더 많이 잡수시라고 하는 것이 출생공양진언(出生供養眞言) '옴'이고,

    음식을 깨끗이 드시라고 일러드리는 거시 정식진언(淨食眞言) '옴 다가바라 훔'이다.

     다 잡수셨는지 여쭈어 확인하는 것이

    보회향진언 '옴사마라 사마라 미만나 사라마하 자가라바 훔'이고,

    부족한 것이 없는지 여쭙는 것이 보궐진언 '옴 호로호로 사야목계 시바하'이다.

    원하는 대로 해드리겠다는 것이 원성취진언 '옴 아모카 살바다라 사다야 시베훔'이다.

     

    3 축원(祝願)

    축원은 삼보에 귀의하고 지금까지 닦아 온 공덕을 보리와 중생과 실제에 회향하여

    부처님의 본원과 공양자의 소원이 속히 성취되기를 염원하는 의식이다.

    그러므로 불교의 축원은 무조건적인 기복이 아니라 예불과 예참을 통하여

    자신의 마음과 몸을 청정히 하고 난 후에 불보살님의 가피를 발원하는 것이다.

    여기에도 자신만의 안위와 이익이 아니라 일체공덕을 모든 중생에게 회향하고

    자타가 더불어 이익과 행복을 추가하는 발원이다.

    아침 저녁으로 하는 예불 때 드리는 행선축원(行禪祝願)과 각단의

    불공 때 드리는 각단축원(各壇祝願)이 있다.

    행선축원도 여러 양식이 있으나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조석으로 향과 등불을 불전에 살라 朝夕香燈獻佛前

    삼보께 귀의하여 부처님께 예배하오니 歸依三寶禮金仙

    나라간 안녕하고 전쟁은 소멸하여 國界安寧兵革消

    천하가 태평하여 법륜을 굴리게 하소서. 天下太平法輪轉

    원하옵건대 저희들이 세세생생 나는 곳마다 願我世世生生處

    항상 반야지혜에서 물러나지 아니하게 하시고 常於般若不退轉

    석가모니 부처님의 용맹한 지혜를 얻고 如彼本師勇猛智

    노사나불의 큰 깨달음을 얻게 하시며 如彼舍那大覺果

    문수보살의 큰 지혜를 찾게 하시며 如彼文殊大智慧

    보현보살의 광대한 원행과 如彼普賢廣大行

    지장보살의 가없는 몸과 如彼地藏無邊身

    관세음보살의 삼십이응신을 如彼觀音三二應

    시방세계 어디든지 나투지 않음이 없으시어 十方世界無不現

    널리 중생들을 무위도에 이끌게 하소서. 普令衆生入無爲

    나의 이름 듣는 이는 다 삼도의 괴로움 여의고 聞我名者免三途

    나의 모습을 보는 이는 다 해탈을 얻게 하소서. 見我形者得解脫

    이와 같이 교화하여 무량토록 제도하여 如是敎化恒沙劫

    구경에는 부처님과 중생 이름조차 없어지이다. 畢竟無佛及衆生

    산문은 조용하고 엄숙하여 근심 걱정 여의고 山門肅靜絶悲憂

    절에는 재앙이 영원히 소멸하며 寺內災厄永消滅

    땅과 천룡이 삼보를 옹호하며 土地天籠護三寶

    산신과 국사는 정상을 도우소서. 山神局司補禎祥

    꿈틀거리는 미물까지도 피안에 오르게 하시고 蠢動含靈登彼岸

    세세생생 항상 보살도를 행하여 世世常行菩薩道

    구경에는 일체종지를 이루고 究竟願成無上覺

    큰 반야지혜 이루어지이다 摩訶般若波羅蜜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南無釋迦牟尼佛 南無釋迦牟尼佛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南無是我本師釋迦牟尼佛

     

    각단축원은 각단에 예배하고 예배하는 사람의 원에 맞게 축원하여

    부처님의 가피력과 호법신중의 가호를 입게 하는 의식이다.

     상단축원의 내용은 '시방의 불보살님께 우러러 지극한 마음으로 예배 찬탄하고,

    부처님의 자재하신 방편으로 고해중생을 살피셔서

    간절히 부처님의 은혜를 청하는 어느 도량 누구누구 등이

    세세에 지은 악업을 모두 소멸하고 소원을 성취하게 하시며,

    마음속에 자비광명 으로 임하사 공덕의 등불이 되게 하소서.'라고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각 재와 제사에 행하는 영가축원(靈駕祝願)이 있는데 대상이 영가이고,

    그 내용이 영가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중단축원(中壇祝願)은 화엄회상 모든 현성께 청하여

    모든 곳에 신통한 힘을 내시어서 지극한 마음으로 청하는

    어느 도량 누구누구 등을 가호하셔셔 모든 재난을 없게 하고

    바라는 바가 원만히 성취되도록 원하는 것이다.

     

    제목 : 각단불공(各壇佛供)

    각각의 불보살님을 청하여 공양드리므로 각청(各請)이라고 한다.

    그 대상에 따라 미타청.관음청.약사청.지장청.나한청.칠성청.

    신중청(중단권공과 동일).산신청.조왕청.독성청 그 밖에 여러 청이 있다.

    의식절차는 거의 비슷하고 각청의 대상에 따라 그에 해당하는 의식으로 바꾸면 된다.

     

    ※ 1. 미타청(彌陀請): 거불(擧佛)은 극락도사 아미타불과

    좌보처 관세음보살, 우보처 대세지보살께 예배한다.

    유치(由致)에서 아미타불께 누구누구가 무슨 연유로 청하는지를 아뢰며,

    청사(請詞)에서 청하는 말씀을 드린 후 향과 꽃으로 청하는 향화청(香花請)을 한다.

    자리로 안내하는 헌좌진언, 법계를 정각하게 하는 정법게진언을 하고,

    차를 드리는 다게를 한다.

    진언권공에서는 나열된 공양을 권하고 변식진언으로

    드시기에 알맞은 법식으로 변화하게 한다.

    공양은 시감로수진언. 유해진언.운심공양진언에 이어

    공양예불을 드리고 보공양진언.보회향진언.

    원성취진언.보궐진언을 한후 아미타불정근을 한다.

    이어 아미타불본심미묘진언을 하고 축원하여 마친다.

    약식은 거불.유치.향화청.가영(歌詠)으로 하는 수도 있다.

     

    ※ 2. 관음청(觀音請): 거불은 원통교주 관음보살,

    도량교주 관음보살, 원통회상 불보살께 예배한다.

    유치에서 관음보살께 누구누구가 무슨 인연으로 청하는지를 아뢰고

    청사.향화청 등은 미타청에서와 같고 다만 공양문에서

    '지심정례공양 (至心頂禮供養) 보문시현(普門示現) 원력홍심(願力弘深)

    대자대비(大慈大悲)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지심정례공양 심성구고(尋聲求苦) 응제중생(應諸衆生) 대자대비 관세음보살,

    지심정례공양 좌보처 남순동자(南巡童子) 우보처 해상용왕(海上龍王),

    유원(唯願) 대자대비 관세음보살 수차공양(受此供養)

    원공법계제중생(願共法界諸衆生)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라고 하고

    정근은 관세음보살정근을 한다.

     

    ※ 3. 지장청(地藏請): 거불은 유명교주이고 남방화주이며

    대원본존 지장보살께 예배하고 유치를 하여 연유를 아뢴 다음,

    공양을 청하는 청사를 한다.

    이하는 미타청과 같고 공양의식만 지장보살 공양의식에 따라

    지장원찬(地藏願讚) 이십삼존(二十三尊) 제위여래불과 지장보살

    그리고 좌우보처 도명존자(道明尊子) 무독귀왕(無毒鬼王)에 공양한다.

    정근에는 지장보살정근을 한 후 축원하고 마친다.

     

    ※ 4. 신중청(神衆請): 거불은 금강회상(金剛會上)불보살과

    도리회상(도利會上) 성현중(聖賢衆)과 옹호회상(擁護會上)

    영기등중(靈祇等衆)께 예배한다.

    예적대원만다라니(穢跡大圓滿陀羅尼)를 한다.

    십대명왕본존진언.소청삼계제천진언.보소청진언.유치에서

    헌좌진언까지 하고 정근은 화엄성중을 한다.

    정법계진언.다게. 진언권공.변식진언.유해진언까지 하고 예참(禮懺)을 한다.

    보공양진언.금강심진언을 하고 향화청.가영.축원을 한 후 마친다.

     

    ※ 5. 중단권공(中壇勸供): 다게를 하고 예배공양을 하는데

    욕계.색계 모든 천중과 팔부사왕중(八部四王衆)과

    호법선신중(護法善神衆)들께서 자비로 도량을 옹호하고

    모두 함께 보리심을 내어 불사를 베풀고 중생을 제도하시길

    특별히 향.등불.다과.쌀 등으로 공양한다.

    다음에는 보공양진언. 금강심진언을 하고 예적대원만다라니를 한다.

    항마진언. 제석천왕본존진언을 하고 십대명왕본존진언.

    소청팔부진언.보회향진언.원성취진언.보궐진언.탄백(嘆白)을 하고 축원하여 마친다.

    탄백이란 화엄성중을 찬탄해 아뢰는 게송으로 다음과 같다.

    화엄성중 지혜로운 영감이 밝아서 華嚴聖衆慧鑑明

    사주의 인간사를 한꺼번에 아시고 四洲人事一念知

    중생을 아기처럼 사랑하시니 哀愍衆生如嫡子

    그러기에 제가 이제 경례드립니다. 是故我今恭敬禮

     

     

    3.수행의식

     1 수계의식(受戒儀式)

    계(戒, sila)란 삼장 중 율장에서 설한 것으로 잘못된 것을 막고

    악을 그치게 하여 날로 선을 증장시킨다고 하여

    계학.정학.혜학의 삼학 중에 계학에 넣어 중시하고 있다.

    계의 양상에 따라 소승계와 대승계가 있고 대승계에는 삼귀계(三歸戒).

    삼취정계(三聚淨戒;섭율의계.섭선법계.섭중생계).

    십중금계(十重禁戒) 48경계 등의 재가계와

    비구의 250계.비구니의 348계.사미계.사미니계가 있다.

     

    계를 받기 위해서는 3사(師) 7증(證)의 덕이 높은 스님을 모신다.

    삼사란 계를 주는 계화상(戒和尙, 戒師)과 계단에서 구족계를 받는 이에게

    지침이 되는 스님인 갈마사(갈磨師;소승에서는 학덕과 법랍을 갖춘 스님으로 하고

    圓頓敎에서는 문수보살을 갈마사로 삼기도 한다.)

    그리고 수계하는 제자의 위의 작법 등을 가르쳐 주는 스님인

    교수사(敎授師)를 말하며

    칠증은 덕이 높은 일곱 분의 스님으로서 수계를 증명해 주는 법사다.

    절차는 계를 받기 전에 하는 예경으로 정구업진언.거불.보소청진언을 독송하고

    유치에서 수계의 취지를 부처님께 아뢰고,

    부처님께서 강림하셔서 증명해 주시고 공양을 받으시라는 청사로부터

    헌좌진언.정법계진언.다게까지를 한다.

    설계(說戒)에서는 계사가 계단에 올라 계를 주는데 먼저 계를 받아

    불퇴전하라는 법문의 청사를 하는 중에 수계자는 불전에 분향 삼배하고,

    국가에 삼배하고 이어 부모에 삼배하고 무릎 꿇고 앉는다.

    이어 출가자는 속의(俗衣)를 벗고 부모에 재차 허락을 청하는

    삼배를 하고 수계사가 승려가 될 뜻을 묻는 데에 답한다.

    승명 (재가자는 佛名)을 받고 가사를 받은 다음 계를 받는다.

    계를 받을 때는 한 조목 한 조목씩 설하여 받게 되며 다 받았으며

    회향게를 하여 수계의식을 마친다.

    다음에는 낳아서 출가시켜 준 부모에게 배례하며 부모는 반배례를 하고

    이어 불전에 상공축원을 한다.

    이 중에서 각각 맞는 계를 받고 그에 따라 절차도 가감한다.

     

    2 청법의식(請法儀式)

    불자가 법사님께 법을 청하는 의식이다.

    <사분율(四分律)>에서는 옷을 걷어붙인 사람, 가사를 목에 두른 사람,

    머리를 덮은 사람, 뒷짐지고 있는 사람, 가죽신.나막신을 신고 있는 사람,

    수레나 말.코끼리 등을 타고 있는 사람에게는 법을 설하지 말라고 하였고,

    또한 청법자가 앉아 있는데 설법자는 서 있거나,

    청법자가 누워 있는데 설법자가 앉아 있으면

    설법하지 말고(환자나 부득이한 경우는 제외)

    청법자는 높은 자리에 있는데 설법자는 낮은 곳에 있을 때

    청법자는 자리에 있으면서 설법자는 자리가 아닌 곳에 있을 때

    청법자는 앞서가고 설법자가 뒤서갈 때 법을 청한다든지

    청법자는 길에 있으면서 설법자는 길 아닌 곳에 있다든지 하면

    법을 설하지 말라고 하였다.

    또 <사미율의(沙彌律儀)>에서는 청법자는 시간에 맞추어 법당에 들어가

    의복을 정돈하고 단정히 앉아 쓸데없는 이야기나

    큰 기침소리를 내지 말고 법문을 들으라고 하였다.

    법문을 청할 때에는 대중이 다 같이 일어나

    삼배의 예를 올리면서 간청의 송(頌)을 한다.

     

    이 경전의 깊고 깊은 뜻을 此經甚深意

    대중들이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으니 大衆心渴仰

    오직 원컨대 법사님께서는 惟願大法師

    널리 중생을 위해 설법해 주소서. 廣爲衆生說

    요즈음은 이 말을 해석하여,

    '덕 높으신 스승님 사자좌에 오르사 사자후를 합소서.

    감로법을 주소서. 옛인연을 이어서 새인연을 맺도록

    대자비를 베푸사 법을 설하옵소서!'라고 한다.

    이렇게 하면 법사는 법단에 올라 다음과 같이 설법을 시작한다.

    나에게 한 권의 경전이 있으니 我有一卷經

    종이와 먹으로 이루어 지지 않았네. 不因紙墨成

    한 글자도 쓰지 않으나 展開無一字

    항상 대광명을 놓고 있도다. 常放大光明

     

    3 결제(結制)/해제(解制)의식

    출가수행승들이 일정기간 동안 교화행을 중지하고

    수행처에 머무는 것을 안거(安居)라고 하고,

    이 안거에 들어가는 것을 결제, 안거를 끝내는 것을 해제라 한다.

    안거는 범어 varsa의 번역으로 결제의 뜻이다.

    인도의 수행자들은 여름의 우기에는 활동에 제약이 있고,

    이때 무의식적으로 저질러지는 살생을 막기 위해

    일정한 수행처에 모여 출입을 삼가하였다.

    남방불교에서는 여름 한차례만 하는데

    북방 불교에서는 여름 3개월의 하안거(夏安居)와

    겨울 3개월의 동안거(冬安居)가 있다.

    결제와 해제의 시기에 관해서는

    <행사초(行事초>에 4월 16일 결제하여 7월 15일에 해제한다고

    한 것을 따라 하안거로 삼고 있고,

    10월 16일 결제하여 이듬해 1월 15일 해제하는 동안거를 채택하여 행하고 있다.

    안거기간 중에는 한곳에서만 수행하도록 되어 있고

    몇 안거를 지냈느냐가 승려의 이력이 된다.

     

    안거는 각 본산의 사찰별로 시행하는데 대중은 대분심(大憤心).

    대포고(大怖苦).대용맹(大勇猛).대정진(大精進)만으로 수행하라는

    내용의 간단한 법요식을 갖고 안거에 들어간다.

    결제방을 작성할 때는 안거자 명단과 안거 중 맡는 소임을

    증명(證明).회주(會主). 선덕(善德)에서부처 찰중(察衆).입승(立繩).

    유나(維那)에 이르기까지 각각 정하고 결제일을 명기한다.

    안거중 부득이한 경우 7일 간의 출타가 가능하지만

    만약 이 기간 안에 돌아오지 않으면 파화합승(破和合僧)과

    마찬가지로 법랍이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안거를 충실히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사분율>에서는 밝히고 있다.

    이 안거중에는 좌선.간경 등의 수행.정진에 몰두한다.

    해제일은 바로 백중(百中)인데 안거를 끝내고

    그 동안의 수행을 스승께 물어 깨달음을 얻고,

    그 깨달은 바를 대중에게 알리기도 하여 백중일(白衆日)이라고도 하는 것이다.

     

    4 강원상강례(講院上講禮)

    불교전문 강원에서 불경을 강의하기 전에 행하는 의식으로 대웅전에서 행한다.

    불교의 은혜를 입게 해 주신 비로자나불.노사나불.석가모니불.

    아미타불.미륵불 및 경의 제불보살途?예배하여 고마움을 표시하고,

    불경을 볼 수 있게 해 주신 제론의 결집상사.번역주.경론의 소초주(疏초主)께도

    예배하고 앞으로의 강의가 보다 훌륭하고 법답게 성위되기를 발원한다.

    먼저 종을 한 번 쳐서 의식의 시작을 알리고

    게송을 창(唱)한 후 다시 종을 쳐서 다게를 한다. 다음 거불이 있다.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에서부터 당래교주 미륵보살까지와

    강론의 대상이 되는 경전들이 설해진 화엄회상.

    법화회상.원각회상. 능엄회상.반야회상의 불보살을 부른다.

    이어 기신론주 마명보살. 결집상사 아난해보살.

    번역주 삼장법사.주석서를 쓴 모든 조사들을 찬탄한다.

    예배문 중 도량교주 관세음보살과

    유명교주 지장보살을 할 때는

    종을 한번 쳐서 그치고 회향하여 끝낸다.

     

     

    4.점안/이운의식

     1 점안의식(點眼儀式)

     불교신앙의 대상에다 생명력을 불어 넣어 주는 의식으로

    개안의식(開眼儀式)이라고도 한다.

    불상이나 불화.만다라.석탑.불단 등을 새로 만들거나 개수 하였을 때

    반드시 이에 공양하고 불구(佛具)의 근본서원을 나타내기 위하여

    여법하게 점안의식을 행한다.

     

    <석문의범> 점안편에는 불상점안과 나한점안.시왕점안.천왕점안.

    조탑점안.가사점안등 예닐곱 가지가 나온다.

    모든 불상이나 탑은 종이.돌.천.나무의 천연물에 불과하다.

    그 자연물에 조각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고 바느질을 하면 일종의 예술품이 된다.

     

    그런데 예술픔을 신앙의 대상으로 인정하고 살아 계실 때의 불보살의 위신과

    영감을 불어 넣게 되면 같은 돌.나무.천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는 부처님의 영험과 신통력이 들어가게 되어 있다.

     그래서 모든 불구에는 가능한 한점안의식을 베푼다.

     

    ※ 1. 불상점안(佛像點眼): 불상의 점안에는 팔부신장을 청하여

      도량을 옹호하게 하고 시방의 불보살님께

      오늘의 불상.탱화에 대한 내력을 설명한다.

      도량을 청정히 한 다음 부처님부와 연화부.금강부 등을 초청하여

      오늘 이 도량에서 점안을 거행함을 아뢰고 증명해 주실 것을 간절히 청한다.

      육안.천안.혜안.법안.불안.십안.무진안을 원만히 성취하도록 빌고 권공.예배한다.

       오색실을 사용하여 부처님의 천안통과 천이통.타심통.신족통.숙명통.누진통.

       신통력.용맹력.자비력.여래력이 청정하게 성취되기를 기원한 뒤

        불상의 눈을 붓으로 그리게 된다.

       개안광명진언(開眼光明眞言). 안불안진언(安佛眼眞言).관욕진언(灌浴眞言).

       시수진언(施水眞言).안상진언(安相眞言)등으로 부사의한 힘을 얻게 된다.

       나한점안.사천왕점안.시왕점안 등도 불상점안에 준하여 행하며,

        다만 상호의 특징에 따라 발원이 다르다.

        이러한 절차가 끝나면 비로자나불을 비롯한

        삼신불께 증명을 받는 불상증명창불로 마친다.

     

    ※ 2. 조탑점안(造塔點眼): 탑을 조성하면 불상과 마찬가지로 점안을 한다.

         점안의식은 불상점안과 같다.

         유치에서 오색사리를 칠보함에 넣어 몇 층 무슨 탑 속에 넣으니

         삼신(三身) 사지(四智)와 오안(五眼) 십호(十號)를 구족하여

         시방 삼보같이 영험있는 탑이 되기를 빈다.

     

    ※ 3. 가사점안(袈裟點眼): 가사는 법을 설할 때 착용하는 법의(法衣)로

        여법한 점안절차를 거쳐야만 비로소 법을 설하는 권위를 얻게 되고

        부처님을 대신하여 지와 덕이 갖추어진 정의(淨衣)가 될 수 있다.

     

    점안절차는 거불에서 법신.보신.응신의 삼신불께 예경하고

    보소청진언을 한 다음 유치를 한다.

    여래상복(如來上服)에 보살의 큰 옷을 입은 자는 능히 큰 복전이 되므로

    시방삼세 모든 불보살의 증명을 구해 점안한다. 팔부신장이 항상 옹호한다.

     발원자에게는 천 가지 재해가 소멸되고

    조성자에게는 백 가지 복이 일어난다고 찬탄하고

    일심으로 제불보살을 청하여 증명하기를 아뢴다.

     이어 헌좌게. 다게.진언권공을 한 다음

    가사정대게(袈裟頂戴偈)를 하고 가사를 받는다.

    정대게에 보면, '어진 마음 청정한 손으로 모든 중생을 섭취하여

    일체 액난 중에서 구해 안온하게 하고저 이 복전을 지으니

    살아서는 재해가 없어지고 오곡이 풍성하며

    죽어서는 왕생극락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어 가사이운을 하고 가사통불문을 하고 3화상(指空.癩翁.無學)을 청하여

    증명을 받고 가사점안 피봉식으로 가사점안이 끝난다.

     

    2 이운의식(移運儀式)

     일정한 장소에 안치되어 있는 괘불이나 가사.사리 등을 의식집행을 위해서

    다른 장소로 옮길 때 행하는 의식이다.

    그 종류로는 괘불이운.불사리이운.승사리이운 금은전이운.

    경함(經函)이운.법신이운.시주(施主)이운 등이 있다.

     

    ※ 1. 괘불이운(掛佛移運): 괘불이운은 재 등을 위해서

        괘불을 내어 걸 때 행하는 의식이다.

     우선 팔부신중들이 와서 도량을 옹호하는 옹호게(擁護偈)를 하고,

    부처님의 덕을 찬탄하는 찬불게(讚佛偈).출산게(出山偈)를 하고,

    염화게(염花偈)를 한 뒤 꽃을 뿌리고 '나무영산회상불보살'을 3회 염한다.

     등상게(登床偈).사무량게 (四無量偈).영산지심(靈山至心)으로 귀의정례하고,

    헌좌게(獻座偈)로 좌를 마련하고, 우선 차를 올리는 다게를 한다.

    수설대회소(修設大會疏)를 읽어 괘불을 하게 된다.

    이후의 절차는 각각의 재의식을 따라 행한다.

     

    ※ 2. 가사이운: 처음에는 옹호게를 하고 다음에 가사송(袈裟頌)을 한다.

    '불조전래지차의(佛祖傳來只此衣) 아손천재신귀의(兒孫千載信歸依)

    열봉조엽분명재(裂縫條葉分明在) 천상인간하자희(天上人間荷者稀)'을 한다.

     꽃을 뿌리고 법고를 3번 치고 요잡(繞잡)한 후 헌불게.헌좌게.다게를 하고 마친다.

     

    ※3. 불사리이운: 옹호게는 시방의 모든 현성과 범천왕,

    도량의 팔부신중을 청해 옹호케 하고, 사리게를 하여 부처님 사리를 찬탄하고,

    염화게를 하고 꽃을 부리며 부도에 이른다.

    헌좌게로 좌를 마련하고 차를 마련해 사리탑에 드리는 다게를 하여 마친다.

     고승사리이운은 행보게(行步偈)로 '정대낭함입보련.

    선동전인범륜수(仙童前引梵倫隨).악음찬패헌산학(樂音讚唄獻山壑)

    화우종천만점수(花雨從天滿點垂)'를 하고 등상게.헌좌게. 다게를 하여 마친다.

     

    ※4. 금은전/경함(經函)/법사/시주이운:금은전이운은

    이운게.헌전게를 하여 각기 해당되는 시왕께 금은전과 경전을 바친다.

     경함이운도 마찬가지로 이운게. 동경게(動經偈)를 한다.

    법사이운은 종을 치고 바라를 울린 뒤 칠보게.입산게를 외우고

    헌좌게를 하여 자리를 드린 뒤 차를 올리는 다게를 하고

    등상게로 상에오르고 좌불게(坐佛偈)를 한다.

     시주이운은 옹호게.헌좌진언.다게.행보게레를 하고

    꽃을 뿌린 뒤 인로왕보살을 3번 찾고 염화게를 한다.

    그리고 요잡 축원하여 마친다.

     

     

    5.장례/천도의식

    1 시다림(尸陀林)

     죽은 이를 위해 장례전에서 행하는 의식이다.

    원래 인도의시타림(sita-vana, 寒林)에서 연유한 말로

    추운 숲, 시체를 버리는 곳이란 뜻이다.

    왕사성 옆에 있던 곳으로 죽은 시신을 이 숲에 버리면

    독수리 떼들이 날아와 먹어 치우는 조장(鳥葬)에서 유래한 말이다.

     뜻이 바뀌어 우리나라에서는 망자를 위하여 설법하는 것을

    시다림이라고 하고 이를 시다림법문이라 한다.

     신라시대 이후로 관습화되어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성행하였고

    오늘날에도 불자들의 가정에서 관습으로 행해지고 있다.

    <석문의범>에 보면 사람이 죽으면 영단과 오방번을 설치한 뒤 오방례를 올린다.

     그리고 무상계를 일러주고 입관하기 전에 삭발.목욕의식을 행해 준다.

    경은 보통 <금강경> <반야심경> 등을 독경하고

    아미타불이나 지장보살을 염송한다.

     오방례(五方禮)란 동.서.남.북.중앙에 있는 화장세계 노사나불과

    동방 만월세계 약사불과 서방 극락세계 아미타불과

    남방 환희세계 보승불, 북방 무우세계 부동존불(不動尊佛)께

    예배드리고 영가를 부탁하는 것이다.

     불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극락세계가 일정한 장소 한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방세계 어느 곳이나 부처님 없는 곳이 없으나

    특히 오방세계의 관념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오방 부처님을 안내해 주고

    어느 곳으로 가든지 걱정하지 말고 그곳의 부처님께 귀의하도록 일러주는 것이다.

     

    무상계는 무상의 원리를 깨닫도록 법문을 일러주는 것이다.

    삭발.목욕편에 이어 세수. 세족으로 유체를 청결히 하고

    속옷과 겉옷을 입혀 주는 착군(着裙)과

    착의.복건을 쓰는 착관(着冠)을 행하고 정좌시식이 있다.

     모든 의식을 집행할 때에는 거기에 알맞은 법문이 있게 되는데

    정좌편에서는 '영가시여! 신령스러운 빛이 홀로 드러나

    근진(根塵)을 벗고 또렷하게 나타나 있으니 문자와 언어에 구애될 것이 없다.

     참다운 성품은 물듦이 없이 본래부터 원만하니

    단지 망념만을 여의면 곧 부처님의 경지이다.'라는 법문이 있고

    안좌게를 한 후 입관하게 된다.

    영결식을 한 뒤 화장장이나 매장장에 이르는 의식을 함으로써 시다림을 완수하게 된다.

     

    2 영결식(永訣式)

     죽은 사람을 전송하는 의식으로 발인식(發靷式)이라고도 한다.

    임시로 단을 만들고 제물을 정돈한 뒤

    영안실에 모셨던 영구를 모시고 나와 제단 악에 모신다.

     법주가 12불을 외우면서 극락세계 아미타불과

    좌우보처 관음.세지 대성인로왕보살들께 예불을 하고 제문을 낭독한다.

     "유세차 모년 모월 모일 재자(齋者) 누구누구는 삼가 다과의 전을 올려

    모당 대화상을 청하오니 이 자리에 내려오셔서 저희들의 정성을 받으소서.

    몸은 부평초와 같아 소리를 질러도 들을 수 없게 되었으니

    효도와 신찬(神贊)의 정성도 효험이 나타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주가 잔을 올리면 법주가 착어를 한 후 '보방광명향장엄(普放光明香莊嚴)

    종종묘향집위장(種種妙香集爲帳) 보산시방제국토(普散十方諸國土)

    공양일체대덕존(供養一切大德尊)' 등을 하며

    다장엄(茶莊嚴).미장엄(米莊嚴)을 통하여 영가와 고혼들께 올리고

     '법력난사의(法力難思議) 대비무장애(大悲無障애) 입립변시방(粒粒遍十方)

    보시주법계(普施周法界) 금이소수복(今以所修福) 보첨어귀취(普沾於鬼趣)

    식이면극고(食已免極苦) 사신생락처(捨身生樂處)' 법문을 일러준다.

     

    대중이 다같이 <반야심경>을 독송한 뒤 추도문을 낭독하고

    동참자들이 순서대로 소향한다.

    소향은 먼저 상제부터 하여 가까운 일가친척 친지 순으로 하고

    꼭 올려야 할 분이 있으면 잔을 올리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의 장례식은 개식.삼귀의례.약력보고.소향.헌다.독경.추도의노래.

    발원문 낭독.사홍서원의 순서로 하기도 한다.

    발인재가 끝나면 인로왕번을 든 사람이 앞장서고

    명정.사진.법주.상제.일가친척.조문객의 순으로 따라간다.

     

    3 다비의식(茶毘儀式)

     불교 장례의식 가운데 특히 화장(火葬)의식을 이르는 말이다.

    범어 jhapita로서 사비.사유.사비다라 음역하고

    분소(焚燒).연소(燃燒)라 번역하니 곧 시체를 화장하는 일이다.

     다비는 나무와 숯.가마니 등으로 화장장을 만들고

    거기에 관을 올려 놓은 뒤 거화편을 외운다.

     '이 불은 삼독의 불이 아니라 여래일등삼매(如來一燈三昧)의 불이니…,

    이 빛을 보고 자성의 광명을 돌이켜 무생을 깨달으라.'

    불은 5월.9월에는 서쪽부터 거화하고 2월.6월.10월은 북쪽부터 놓으며

    3월.7월.11월에는 동쪽에서부터 놓고 4월.8월.12월에는 남쪽에서부터 놓는다.

     불이 타면 미타단에서 불공을 드리고 영가를 일단 봉송한 뒤에

    위패를 만들어 창의(唱衣)한다.

     시신이 어느 정도 타면 뼈를 뒤집으며 기골편(起骨篇)을 하고

    완전히 다 타서 불이 꺼지면 재 속에서 뼈를 수습하며

    습골편(拾骨篇)을 하고, 뼈를 부수면서는 쇄골편(碎骨篇)을 하고,

    마지막 재를 날리면서 산골편(散骨篇)을 한다.

     '한번 뒤집으니 허망한 몸뚱이가 마음대로 구르며 찬바람을 일으킨다.

    취해도 얻지 못하고 버려도 얻지 못하니 이것이 무엇인가.

    뜨거운 불 속에 한줌의 황금뼈를 이제 쇠소리가 찡그렁하며

    뼈들을 부수어 청산 녹수에 뿌리노니

     불생불멸의 심성만이 천지를 덮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이렇게 법문을 외우면서 환귀본토진언(還歸本土眞言)

    '옴 바자나 사다모'를 하여 마지막으로 보련대(寶連臺)에 오르도록 권한다.

     

    법신은 온 세계에 가득 차서 法身遍滿百億界

     인간과 천상을 비추고 있습니다. 普放金色照人天

     물 따라 달 그림자 못 속에 나타나듯 應物現形潭底月

     바른 몸을 연대에 앉히소서. 體圓正坐寶蓮臺

     

    4 천도의식(薦度儀式)

     망자의 영혼을 좋은 극락으로 보내기 위한 의식이다.

    주로 독경.각종 법회.시식.불공 등으로 행해지며

    그 종류도 49재.100일재.연년기제.소상.대상 등 정기적 천도재와

    수륙재, 특별히 필요에 따라 시설하는 부정기적인 천도재 등이 있다.

     정기적인 재의 경우 7일부터 7.7일재와 100일재.소상.대상을 합하여

    10번을 하는데 이는 명부시왕(冥府十王)에게 심판을 받는다는

    명부왕 신앙에 근거한 것이다.

     이 중에서도 49재를 가장 중시하는 것은 명부시왕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염라대옹이 49일째 되는 날 심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행하는 의식절차에 따라서 상주권공재(常住勸供齋).

    각배재(各拜齋).영산재 (靈山齋) 등의 몇 가지로 나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상주권공이고,

    여기에 명부신앙 의례를 첨가한 것이 각배재이며

    법화신앙을 가미한 것이 영산재이다.

    절차는 시련(侍輦)에서 영가를 맞아들이고,

    대령(對靈)에서는 영가를 간단히 대접하여 예배케 한다.

     관욕에서 불보살들을 맞이하기 위하여 영가를 목욕시키고

    신중작법으로 불법의 도량을 잘 수호하도록 모든 신중들을 맞아들인다.

     상단권공에서 불단에 공양드리고 법식을 베풀어 받게 한다.

    각 시식으로 영가를 대접하고 봉송편에서 불보살을 배송하고 영가를 배송한다.

     

    ※ 1. 대령(對靈): 대령은 각종 재의식에 악서 영가에 대하여 설하는

    모든 법문으로, 영단 악에 서서 상단을 향하여 행한다.

     거불로 아미타불과 좌우보처 관음.세지보살.인로왕보살을 모시고,

    대령소를 하여 영가에게 이 의식이 어느 재인지를 알리고

    불법의 가피력을 입도록 어서 이 도량에 와서 법식의 공양을 받도록 스님이 아뢴다.

     다음은 영가를 청하는 청혼.착어.진령게. 보소청진언을 하고

    고혼청.향연청 등으로 불러서 영가가 공양을 받는데

    부처님께 지심으로 예배하고 법문을 듣도록 아뢰는 의식이다.

     

    ※ 2. 관욕(灌浴): 영혼을 목욕시키는 의식이다.

    수설수륙대회소(修設水陸大會疏)의 욕실방에 보면 '감로의 향탕에서

    다생의 죄구를 씻고 청정한 법수로써 누겁의 진로를 씻는다.' 라고 하였다.

     관욕을 행하는 곳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도록 병풍으로 둘러치고

    밖에는 관욕방이라 써서 붙이고

    관욕단에는 남신구(男身軀).여신구를 먹으로 써서 병풍에 붙인다.

     관욕수는 두 대야를 준비하여 하나에는 버드나무 발을 걸치고

    기왓장 위에 종이 옷을 준비하며 위패 주위에 촛불을 밝혀 관욕수에 비치도록 한다.

     관욕의 절차는 먼저 목욕탕으로 안내하는 인예향욕편(引詣香浴篇)과

    불보살의 힘을 빌어 목욕하는 가지조욕편(加持操浴篇)

    그리고 영혼의 옷을 갈아 입히는 가지화의편(加持化衣篇),

    목욕탕을 나와 성현을 뵙는 출욕참성편(出浴參聖篇)의 네 가지 절차가 있다.

     인예향욕편에서는 대비주(大悲呪)와 <반야심경>을 외우고,

    길을 인도하는 정로진언(淨路眞言)과 욕실에 들게 하는 입실게(入室偈)를 한다.

     다음 가지조욕편에서는 직접 목욕을 시키는 목욕진언(沐浴眞言)과 이를 닦고

    입을 헹구는 작양지진언(嚼楊枝眞言).수구진언(漱口眞言)을 하고

    손을 씻고 얼굴을 씻는 세수면진언(洗手面眞言)을 한다.

     이어 가지화의편에서는 종이로 만든 옷을 태워 영혼의 옷을 만든 뒤

    옷을 입게 하는 수의진언(授衣眞言).착의진언 (着衣眞言).

    정의진언(整衣眞言)을 외우고, 출욕참성편에서는 불단을 일러주는

    지단진언(指壇眞言)을 외우면 인로왕보살이 나타나 인도하게 된다.

     법주가 각 진언을 외우면 관욕단의 법사는 각기 거기에 해당하는 인지를 나타내어

    그때 그때의 동작을 행한다.

    뜰을 지나 법당문을 열고 불단을 향하여 삼보께 예배를 드린다.

     이렇게 출욕참성편이 끝나면 법성게를 외우며 도량을 돌아

    본래의 영단에 자리하고 제사를 받는다.

    대개 이 의식을 집행할 때에는 천수바라와 나비춤을 추는데

    특별히 영혼을 위해 명바라(冥鉢羅)를 울리는 경우도 있다.

     

    ※ 3 봉송(奉送): 도량에서 법식을 받은 영가를 전송하는 의식이다.

    주인공 영가와 그 시식에서 청하여 같이 공양을 받은 일체 유주무주

    고혼 영가들에게 법력에 힘입어 법다운 공양을 하고 법문을 들었으니,

    이제 극락세계로 떠나야 할 것임을 알리는 차례이다.

     이 편에서는 도량의 제불보살께 하직인사를 드리고

    가족의 인사를 받은 후 소대(燒臺)의 위패를 불사름으로써 마친다.

    (위패를 절에 모실 때에는 봉송게와 법성게를 하고 마친다.)

     의식은 봉송게를 하여 일체 고혼을 전송하고,

    보례삼보로 불단에 하직인사를 하며 행보게.산화락.법성게를 하여 소대를 향한다.

     소대에 다다르면 마지막으로 영가에게 전송하는 의식으로 삼보에 귀의하여

    염불.독경의 공덕으로 이런 저런 인연과 속세의 번뇌를 끊고

    무릇 극락왕생하도록 축원하고 법문을 들려 주어

    왕생을 기원한 다음 소전진언과 함께 위패를 태운다.

     이어 상품상생진언.보회향진언.회향게로 일체의 의식이 끝나게 된다.

    회향게는 다음과 같다.

     

    불로 소탕하고 바람으로 흔들어 천지 무너지나. 火蕩風搖天地壞

     고요하고 당당히 흰구름 사이에 있네. 廖廖長在白雲間

     한소리에 금성의 벽을 흔들어 부수고 一聲揮破金城壁

     오직 부처님 앞 칠보산으로 향하도다. 但向佛前七寶山

     

    5 시식(施食)

     죽은 자를 천도하여 극락정토에 왕생시키기 위해 재를 올리고

    법식(法食)을 주면서 법문을 들려 주고 경전을 읽어 주며

    염불을 해 주는 의식 또는 스님에게 재식(齋食)을 공양하는 것과

    아귀(餓鬼)에게 음식을 베풀어 먹이는 의식 등을 말한다.

     그 유래는 <소아귀경(召餓鬼經)>에 아난존자가 길을 나섰다가 돌아올 때

    갠지스 강가에서 아귀들이 불타 죽는 것을 보고 부처님께 여쭈니

    다라니의 법식으로 그들에게 시식을 베풀면

    모든 귀신들이 주림을 벗고 포만을 얻어서 해탈할 수 있다.'고 한 데서 연유한다.

     일반의 재인 경우 그 의식절차는 먼저 사찰의 입구에서

    죽은 이의 영가를 맞아들이는 시련(侍輦)을 하고,

    먼 곳에서 온 영가에게 우선 간단한 다과를 대접하고 예불하게 하는 대령을 행하고,

    다음으로는 영가가 세세생생에 걸쳐 생사업보의 때를 씻고 법문을 듣는 관욕을 한다.

     이어 시식을 통하여 법식을 받는다.

    이때 일체의 아귀.유주무주고혼도 함께 청하여 법식을 받도록 한다.

    끝으로 봉송편에서는 불전에 하직인사를 하고 유족의 인사를 받고 극락에 돌아가도록 한다.

     그 종류로는 전시식(奠施食).관음시식(觀音施食).화엄시식(華嚴施食).

    구병시식(救病施食)이 있다.

    전시식은 일체의 외로운 영혼을 지장보살의 위신에 의탁하여 음식을 베푸는 것이다.

     시식은 영혼에 올리는 불교식 제사의례로서

    반드시 시식 전에 불보살께 귀의하는 일반적인 의식을 하고 나서 하단(霞壇)에서 행한다.

     

    ※ 1. 관음시식(觀音施食)과 화엄시식(華嚴施食): 관음시식은

    선망부모.친속.일체 고혼을 위해서 사명일(四明日 ; 불탄일. 성도일.열반일.백중일).

    재일(齋日;49재.백일재.忌日) 그 밖에 좋은 날을 택하여 행하며,

    화엄시식은 관음시식과 마찬가지이나

    화엄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초하루나 보름게 간단히 의식을 집행한다.

     관음시식의 절차는 관세음보살께 귀의하는 거불 축원을 하고,

    영가에게 생사의 영원한 진리를 일러주는 착어,

    법문을 듣고 그 가피로 진리를 깨치도록

    영가에게 설하는 진령게, 천수다라니, 파지옥진언을 한다.

     이어 불보살들을 청하는 보소청진언, 정례.증명청을 차례로 하고

    불덕을 찬하는 향화청, 불보살을 청하여 보리좌에 앉히는 현좌진언을 한다.

     영가에게는 고혼청.향연청 등을 하고 수위안좌진언.변식진언 등

    사다라니를 한 후에 성스러운 불명을 칭념하여

    영가가 법식을 잘 받고 정토에 왕생할 것을 발원한다.

    다음으로 여러 귀신에게 널리 재식을 베풀고 회향한다.

     이러한 시식으로 영가가 왕생하게 되므로

    이제 아미타불과 그 공덕을 찬탄하는 염불 및 여래십호를 하고 마친다.

     

    ※ 2. 구병시식(救病施食): 병든 사람을 구원하기 위하여

    귀신들에게 베푸는 시식이다.

     옛사람들은 병의 깊이와 원인을 잘 판단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 이외의 어떤 특수한 것(귀신)의 침범으로 병이 생겼다고 생각하여

    굿을 하여 물리치거나 시식을 하여 귀신을 쫓아내기도 하였다.

     아난존자에 의하여 비롯된 불교의 시식은 배고픈 귀신들에게 법식을 통해

    포만을 알게 하는 의식이지 귀신을 쫓아내거나 겁을 주는 행위가 아니다.

     반면에 유교와 도교에서는 귀신을 불러 응징하기도 하고

    또 귀신의 포악으로 사람이 당하는 일도 종종 있었으며,

    무속에서는 귀신의 한을 풀어주거나 무섭게 하여 쫓아내거나

    독경으로 귀신을 가두는 의례를 행하였다.

     

    <석문의범>에 보면 구병의식은 삼귀의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대자대비하신 관세음보살께 귀의하여

    그의 위신력으로 책주귀신영가(책主鬼神靈駕)를 천도한다.

     <천수경>을 외우고, 멸악취진언을 하여 악취로부터

    아귀들을 불러내어 병자의 내력을 유치로 설명한다.

     상에는 오방신들을 상징하여 다섯 접시의 밤과 찬 그리고 삼색 과일을 놓고

    간절하게 시식을 베푼 다음 노자 몇 푼과 함께 채반에 음식을 부어 문 밖에서 봉송한다.

     이 음식은 동네 개들도 잘 먹지 않으나 갔다 놓자마자

    무엇인가가 먹어서 없어지면 병이 속히 낫는다고 생각하였다.

    이제 영혼에게 드리는 노래(香花請 歌詠)를 들어 보면

    아래와 같으며 전생의 빚을 갚고 원한을 푸는 것이 구병시식임을 알 수 있다.

     

    빚진 사람 원수가 되어 債有主人寃有頭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 그치지 못해 只因憎愛未曾休

     지금 시식을 베풀어 법식을 제공하니 如今設食兼揚法

     무릇 깨달아 원한을 푸소서. 頓悟無生解結讐

     

    6. 49재(四十九齋)/100일재(百日齋)

     49재는 사람이 죽은 날로부터 매 7일째마다 7회에 걸쳐서

    49일 동안 개최하여 죽은 자의 극락왕생을 비는 천도의식이다.

     사람이 죽으면 49일 동안 중음신(中陰神)으로 활동하게 되는데

    이 기간에 다음 생이 정해질 때까지 불공을 드리고

    재를 올려 선근공덕을 지어 주면 좋은 곳에 태어난다고 한다.

     재를 지내는 절차는 시련(侍輦)을 하여 영가와

    신중과 제불보살들을 모셔 재장으로 향한다.

    재장에 이르러 극락도사 아미타불과

    좌우보처 관음.세지보살께 예불드리고 재를 지내게 된 동기를 밝힌다.

     

    "생사의 어두운 길은 부처님의 등불을 의지하여야만 밝힐 수 있고

    고해의 깊은 파도는 진리의 배를 타야만 건널 수 있습니다.

     

    사생육도가 진리에 어두어 개미가 쳇바퀴 돌듯 하고 팔난삼도가

    뜻을 방자히 하여 누에가 제 집 속에 안주하여 죽어가는 것 같습니다. 슬픕니다.

     생사의 멀고 먼 감옥이여!

    마음의 근원을 깨닫지 못하였으니 어떻게 능히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의 힘을 빌리지 아니하고는 벗어나기 어려우므로

    지금 사바세계 모소에서 누구누구가 49재를 지내 영가를 천도하고자 하오니

    한 생각 분명히 하여 이 도량에 내려오셔서

    저희들의 공양을 맛보시고 전생 빚을 갚고 깨달음을 얻으소서!"

     이렇게 소(疏)를 읽어 재의 내용을 밝힌 뒤에

    대령.착어를 하고 요령을 흔들어 고혼을 청한다.

     '인연은 모였다 흩어지는 것, 툭 터진 마음으로 왕래가 자재하여

    부처님의 가피로써 법공을 받으소서.'하고는 꽃을 올리고

    차를 대접한 뒤 관욕을 하여 전생에 지은 모든 업의 때를 씻는다.

     이어 부처님께 예배하고 법문을 듣고 불공을 드린 뒤 시식을 한다.

    시식이 끝나면 앞서 시령으로 영가를 모시듯

    다시 연대에 싣고 봉송장에 이르러 봉송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49재는 시련으로 시작하여 관욕.청법.불공.시식으로 끝나는

    긴 의식이 집중적으로 행해져

    바라춤이나 착복(나비춤).하청(下請)을 하지 않아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전반적인 불교의식이라 볼 수 있으나

    이 속에 민속신앙도 가미되어 있는 장엄한 재의식이다.

    100일재는 100일 만에 49재에 준하여 행한다.

     

    7 제사(祭祀)와 영반(靈飯)

     신령에게 음식을 바치며 기원을 드리거나

    돌아가신 이를 위해 추모의식을 갖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천지 자연의 변화에 대하여 경이로움을 갖고

    여기에 초월자 또는 절대자를 상정하고

    삶의 안락을 기원하기 위하여 제사를 지냈으며,

    하늘과 땅.해와 달.별과 산.강에도

    초인적인 힘이 있다고 믿고 거기에 안녕과 복을 빌었다.

     또 인간이 죽은 뒤에는 혼령(魂靈)이 있다고 하여

    혼령을 숭배하였는데 이로부터 조상숭배의 의식이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부여에서는 영고(迎鼓), 고구려에서는 동맹(東盟),

    예맥에서는 무천(舞天) 등의 제천의식이 유행하였고,

    국가의 형태를 갖춘 뒤에는 사직과 종묘.원구(園丘).방택(方澤).

    선농(先農).잠단(蠶壇)에서 제사들 드렸으며

    사가(私家)에서는 초하루와 보름에 사당에 신위를 봉안하고 분향하였다.

     불교에서는 윤회를 믿기 때문에 조상이나 영가의 위패를 절의 법당에 모시고

    조석예불에 독경을 빼지 않고 있으며

    7월 백중에는 이들을 위해 특별 법회를 열기도 한다.

     이것은 목련존자가 그 어머니를 천도한 우란분재(盂蘭盆齋)에서

    연유된 것이지만 불교에서의 제례의식은 장엄하고도 장중하다.

     대령(對靈).관욕(灌浴)은 물론 법사스님들을 초청하여

    법문을 일러주는 경우도 있고 가족이 함께 독경의식이 더있고

    유교처럼 형식을 강조하지 않고 정성을 중시하고 있으며,

    제사시간도 특별히 밤과 낮을 구별하지 않고 행한다.

     출가자인 승려의 제사는 일반 속인의 제사와 구분하여 영반이라 한다.

    영반에도 종사영반(宗師靈飯)과 일반적인 상용영반(常用靈飯)이 있다.

    먼저 종사영반은 거불로 시작하여 종사의 혼을 청한다.

     착어와 진령게.소청진언을 하고 제자들이 청하오니

    강림하셔서 공양을 받으시라고 아뢴다.

    향화청.가영. 다게를 하여 공양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고

    <반야심경>으로 공양하고 여러 진언을 한 뒤

    소대 앞에 이르러 귀령편(歸靈篇)을 한다.

     상용영반의 거불과 청혼은 종사영반과 같고 착어를 한 뒤의 진령게 등도

    그 순서는 종사영반과 같으나 그 내용이 조금 다르다.

     도량에 와서 법식을 받고 극락왕생하라는 내용으로 돼 있다.

     

     

    6.재의식

     

    1 재(齋)

     49재.100일재와 같이 때를 맞추어 청정한 마음으로

    불승(佛僧)께 공양을 올려 공덕을 닦는 의식이다.

     재의 어원은 범어uposadha에서 유래되었는데 스님들의 공양의식을 뜻한다.

    대개 공양은 집안의 경사나 상사(喪事).제사 때

    이루어지므로 나중에는 제사의식으로까지 인식되었다.

     <목련경>에는 공양을 받은 스님들의 숫자에 따라 백승제.

    오백승재.천승재의 명칭이 나오고 있고,

    중국에서는 양무제가 사람의 숫자에 제한하지 않고

    누구나 자유로이 동참할 수 있는 무차대회 (無遮大會)를 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에 반승(飯僧)이라는 명칭으로 곳곳에 나오고 있다.

    원래 이 재는 스님들에게 공양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간단히 불전의식을 집행하고 공양에 임했으나

     그것이 점차 큰 법회의식으로 발전하면서 인왕백고좌도량(仁王百高座道場)이니

    금강명경도량(金剛明經道場)이니 하는 호국법회의 형식으로까지 번져나갔으며

    나중에는 수륙재(水陸齋) 영산재(靈山齋).49재.백일재에 이르기까지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을 위해 베풀어지는 일체의 행사를 통칭하는 말로 되었다.

    그런데 재공의식에는 반드시 몸과 입과 마음을 정재하고,

    또 만드는 음식도 청정해야 하므로 음식을 준비하는 곳을 정재소(淨齋所)라 한다.

     일을 각기 분담하는 재시용상방(齋時龍象榜) 또는

    육색방(六色榜)이라 하여 그 명목을 색색의 종이에 써서 붙였다.

     인도의 재는 각기 자기 집에서 준비한 공양물을 초대소로 옮겨 공양하거나

    절로 가지고 가서 공양하였으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깊은 산속에 절이 있고

    또 시중에 있다 하더라도 운반하기가 번거로워

    절에다 맡겨 재공을 하게 하므로

    이와 같은 전문적인 육색방이나 용상방이 생긴 것이다.

     아무튼 불교에서 재는 출가승려들의 공양대접으로부터

    기도. 불공.시식.제사.낙성.기타 법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2 영산재(靈山齋)

     49재 중에 장엄하게 치러지는 영가 천도의식이다.

    이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영산회상을 재현하여

    영가에게 장엄한 법식을 베풀어 극락왕생하도록 하는 것이다.

     먼저 도량을 장엄하는데 영산회상을 상징화하여

    법당 밖에 괘불(掛佛)을 시설하고 의식에 범패 등의 불교음악을 공양으로 장엄한다.

     괘불을 내어 단에 모시는 것을 괘불이운이라 하는데

    이때 괘불 앞에서 제신중에게 도량호법을 청하는 옹호게(擁護偈)를 하고

    불덕을 찬탄하며 영산에서 부처님을 도량으로 모셔 오고 차공양 의식을 행한다.

     이때도 범패와 의식무용이 있다.

    단의 구성은 법당과 같이 상단은 괘불앞에 설치하고

    향.차.꽃.과일.등불.쌀 등을 공양하고, 중단은 신중단이고,

    하단은 그 날의 영혼에게 제사드리는 영단(靈壇)이다. 

    의식을 행하는 스님들도 용상방(龍象榜)을 구성하는데 증명법사,

    설법을 맡는 회주, 의식을 집행하는 법주,

    의식무와 반주를 하는 어산승(魚山僧)으로

    태징 2인.바라 4인.고수.종두와 범패승. 범음승이 있다.

    법의를 입은 의식승이 앞에 앉고 뒤에 신도들이 자리한다.

    그 절차는 49재와 마찬가지로 시련에서부터 시작하여

    의식단 악에 이르고 잠시 정좌한 뒤 각단마다

    권공예배를 하고 기원을 아뢰고 가피력을 기원한다.

     영단에 이르러 시식을 하고 회향하게 되는데 의식승을 선두로

    모든 의식에 참가한 대중이 의식도량을 돌면서 독경 등을 행한다.

    이때 행렬을 십바라밀정진을 나타내는

    원형.반월형.실날형.우물자형. 쌍환형 등으로 돈다. 끝으로는 봉송편이 있다.

     이 의식은 자득자수(自得自修)라는 수행의례에서 나아가

    기원(祈願). 회향(廻向).추선공양(追善供養)이라고 하는

    교리적 발전과 함께 발전된 의식이며,

    우리나라 전통음악과 무용이 한데 어우려져 있고

    민간신앙까지도 수용한 불교의식이자 우리의 무형문화재다.

     잘 계승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3 수륙재(水陸齋)

     물과 육지에서 헤매고 있는 외로운 혼령들에게

    법과 음식을 베풀어 구제하는 의식이다.

    이 의식은 중국 양나라 무제에 의하여 시작되었다고 한다.

    양무제는 평생 수백 채의 절과 수만 구의 불상을 조성하고

    매일 수천 명의 스님들에 반승을 하였는데,

    유주무주의 고혼들을 위해 수륙제를 지내면

    큰 공덕이 있다는 말을 듣고 금산사에서 큰 재를 베풀었다.

    그 뒤 송나라 때에 동천(東川)의 <수륙문(水陸文)> 3권이 나와

    더욱 성행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때

    갈양사(葛陽寺)에서 광종 21년(970)에 처음 베풀었다. 

    선종 때에는 태사국사 최사겸(崔士兼)이 <수륙의문(水陸儀文)>을

    송나라에서 들여와 보재사(寶齋寺)에 수륙당을 열었고,

    혼구(混丘)는 <신편수륙의문(新篇水陸儀文)>을 찬술하여 더욱 성행하였다.

     조선시대 숭유배불 정책으로 불사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태조는 진관사(津寬寺)를 나라의 수륙재를 여는 사사(寺社)로 지정하고

    견암사.석왕사.관음굴 등에서 고려 왕씨들을 위한 수륙재를 베풀었다.

     이 수륙재는 유신들의 많은 폐지 상소에도 불구하고

    매년 2월 15일에 거행되었으나, 태종 15년(1415)부터는

    1월 15일로 바뀌어 종종 10년(1515)까지 시행되다가

    결국 유생들의 반대로 폐지되었다. 

    성할 때는 효령대군이 시주가 되어 한강에서 개설하였고,

    선조 39년(1606)에도 창의문 밖에서 행하였는데

    양반과 평민이 길을 가득 메워 인산인해를 이루는

    무차대회를 이루었다고 한다.

     수륙재의 절차는 <범음집(梵音集)> <산보집(刪補集)><작법귀감(作法龜鑑)>

    <석문의범(釋門儀範)>이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그 취지는 같다.

    <석문의범> 에서는 수륙무차평등재의(水陸無遮平等齋儀)라고 하여

    모든 영혼을 평등하게 천도받게 한다고 한다. 

    그 내용은 재를 지내는 동기를 밝히는 소가 있고,

    영혼들이 불보살님께 설법을 들어 깨달음의 마음을 일으키게 해 주며,

    다음으로 명부사자를 초청하여 분향공양을 하고 축원을 한다.

     이어 오방신장과 명부사자 호법선신께 공양하고 영혼을 목욕시킨 뒤

    불보살께 나아가 법문을 듣고 불공 축원한 후

    시식을 베풀어 유주무주 고혼을 천도한다. 

    이때 의식은 범패와 법무가 중심이 되고 태징.요령.목탁.북.피리.젓대 등

    다양한 소리가 조화를 이루어 높은 예술성을 느끼게 한다.

     

    4 예수재(預修齋)

     살아 있을 때 사후를 위하여 공덕을 쌓아서 지옥고를 받지 않고

    극락 왕생하도록 법의 공덕을 저축하는 의식이다.

    원래는 중국 도교의 시왕신앙(十王信仰)을 불교에서 수용한 것이라고 한다.

    이 의식은 <예수시왕생칠재의(預修十王生七齋儀)>라는 의식집에 근거한다.

    의식문에는 다신교적인 내용이 많이 표함되어 있는데

    명부시왕과 그 권속이 신앙의례의 절차에

    많은 양을 차지하여 지장신앙과 관계되어 있다. 

    또 설단 양식으로 보면 삼신불단을 법당 안에 설치하고

    동쪽에 지장단을, 서쪽에 호법선신중단을,

    법당 밖에 염도대제 이하 명부시왕단을 설치한다. 

    또 법당의 동쪽에 하단위(下壇位), 서쪽에 추루단(醜陋壇),

    그 아래쪽에는 차례대로 고사단.종관단.마기단을 설치한다.

    이와 같은 단의 배열은 밀교적 신앙구조를 나타낸 것이다. 

    이것은 생전에 미리 명부시왕전에 복을 많이 쌓아서

    사후 명부의 시왕을 만나면 극락에 갈 수 있는 심판을 받도록 하는 데 있다.

    명부시왕은 도교적 신앙으로 죽은 뒤에는

    10번 지은 바 죄의 과보에 따라 심판을 받는다는 데에서 온 것이다. 

    의식의 절차는 이미 설치한 단에 공양 예경하는데 살아 있을 때

    자신의 생년월일에 따라 갚아야 할 빚이 있어서

    부지런히 경을 읽고 보시를 행해야 한다.

     즉 갑자생의 경우 빚이 5만 3천 관이고 읽어야 할 경전이 17권이며

    내야 될 곳은 명부의 제 3곳간 육조관(六曹官)이다.

    이 빚은 예수재에 경전을 읽어서 갚게 되고 또는

    필요한 경전을 구입하여 불단에 올리는 것으로 갚는다. 

    보시는 만들어진 지전(紙錢)을 각자에 맞는 금액을 시왕전에 바치고,

    영수증을 받아 한 조각은 태우고 나머지는 잘 보관하였다고

    죽은 뒤에 가지고 가서 시왕전에 바친다. 이를 금은전이라 한다.

     금은전의 유래는 <예수천왕통의(預修天王通儀)>에 다음과 같이 나나타 있다.

    "<명도전(冥道傳)>에 이르기를 유사대국의 왕 빔비사라가 15세에 등극하여

    25년 동안 예수시왕칠재(預修十王七齋)를 49번 하였는데, 

    갑자년 12월 8일 경신 야밤에 갑자기 명부의 사자가 와서 따라 갔는데

    가는 도중 풀과 나무가 없는 흰 산이 있어 물으니, 

    이는 남염부 제중생들이 법답게 은전을 만들지 못하고

    정성이 부족한 파전들이 버려져 저 산을 이루었다고 하므로

    왕은 돌아와 정성껏 금은전을 조성하고

    점안의식을 성대히 거행하여 전생의 빚을 갚음으로써 장수하였다." 

    12생 상속의 죄인들이 명부시왕께 올리는 금은전을 보면 다음과 같다.

    자생 (子生)에는 갑자생은 5만 3천관, 병자생은 7만 3천 관,

    무자생은 6만 3천 관, 경자생은 11만관,

    임자생은 7만 관으로

    각각 원조관(元曹官).왕(王).윤(尹). 이(李).맹조관(孟)에게 바친다.

     이렇게 육십갑자 자기의 해당 생년에 따라 값이 정해져 있어

    이에 맞게 시왕께 바친다.

    금은전은 49재나 100일재 등에서도 이용된다.

    이 의식은 개인의 발원에 의하여 행하지 않고,

    많은 대중이 동참하여 행하는 공동체적인 종교의식이다.

     

    5 무차대회(無遮大會)

     승속과 노소.귀천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여

    법문을 듣고 잔치를 열어 물건을 베푸는 일종의 법회이다.

    수륙재가 수륙무차평등재의(水陸無遮平等齋儀)라고 하여

    물과 육지의 모든 유주무주 고혼에게 평등하게 시식을 베풀어 주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의미로 모든 중생에게 불법의 공덕이 골고루 미치도록

    잔치를 즐기고 시주가 물건을 베풀며 불경을 강의하고

    불교의 이 이치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하는 법회였다. 

    이는 보시정진에 근거하여 부처님의 덕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는 신앙적 의미도 있었다.

    또 이 대회를 통하여 왕은 백성들의 어려운 생활을 달래 주고

    민심을 수습하려는 의도에서 국가가 시주가 되어 베풀기도 하였다. 

    고려 태조 23년(940)의 신흥사 공신당 신축 때 무차대회가 있었고,

    고종 3년 (1216)에 미륵사 공신전 중수 후, 광종 때의 무차대회,

    의종 19년(1165)의 궁중 무차대회의 기록이 보인다.

      

    7.연중행사

     

     1 통알(通謁, 歲謁)

     새해가 되어 덕을 입고 있는 교주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을 비롯 삼보와

    호법신중과 인연 있는 일체대중에게 세배드리는 의식이다. 

    온 대중이 대웅전에서 우선 불전에 '대중은 업드려 청하옵니다.

    일대교주 석가모니불이시여(伏請大衆一代敎主釋迦世尊前)' 하고 세알 삼배를 한다. 

    계속해서 시방삼세의 불보와 법보와 승보 전에 삼배를 하고,

    명부시왕 호법신중 내지 산신들에게 세알 삼배 하고,

    국가와 시대교주 석가모니불이시여'하고 세알 삼배를 한다. 

    계속해서 시방삼세의 불보와 법보의 승보 전에 삼배를 하고,

    명부시왕 호법신중 내지 산신들에게 세알 삼배 하고,

    국가와 시주등 먼저 돌아가셨거나 살아 계신 스승님과

    부모와 친척 일체 고혼에게 삼배하고,

    끝으로 같이 거주하며 수행하는 도반들께, 강원 대중께 세알 삼배를 한다. 

    통알은 세속의 세배와 달리 삼보로부터 은혜를 입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통괄적으로 그 동안의 은덕에 감사드리고

    모두에게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함께할 것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2 불탄절(佛誕節)

     봉축법회(奉祝法會)는 불교의 4대 명절에 행해지는 법회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4월 8일).

    출가절(2월 8일).성도절(12월 8일).열반절 봉축법회 (2월 15일)가 있다.

     불탄일의 기원은 <불소행찬(佛所行讚)>에는 4월 8일로 되어 있고,

    <유행경(遊行經)>에는 2월 8일로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음력 4월 8일설을 채택하고 있다.

     

    성탄법회는

     ▶ 1. 타종(33번)을 하고

     ▶ 2. 개회에 이어

     ▶ 3. 삼귀의례

     ▶ 4. 찬불

     ▶ 5. 독경

     ▶ 6. 헌공

     ▶ 7. 기념사

     ▶ 8. 청법가

     ▶ 9. 입정

     ▶ 10. 설법을 하고

     ▶ 11. 법문이 끝나면 축사

     ▶ 12. 석가모니불정근을 하고,

     ▶ 13. 발원 찬탄해 마치면 관불을 한다.

     ▶ 14. 사홍서원

     ▶ 15. 산회가를 하고 폐회한다.

     

    출가법회도 성탄법회에 준하여 행하고 출가의 참뜻을 되새기고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참회의 의식을 넣어 108참회를 하기도 한다.

    출가일을 보통 '발심의 날'로 정하고 오후에는 불식(不食)하는 불자도 있다.

     성도일법회는 성탄법회와 마찬가지이고, 정근은 아미타불정근을 한다.

    승려나 신도는 자신의 신행을 확인하여 참회하고 철야 정진한다.

     이는 성도재를 산림식 (山林式)이라 하여 수행과정을 거쳐 결국 성도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한 수행법의에서 나온 것이다.

    열반일법회도 성도일법회와 같고 부처님의 뜻을 깊이 추모하는 뜻으로 묵언수행을 한다.

     

    1. 관불의식(灌佛儀式) :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을 기념하여

    탄생불을 장엄하고 관정하는 법회이다.

    욕불회(浴佛會). 용화회(龍華會). 석존강탄회(釋尊降誕會). 불생회(佛生會)로 불린다.

     <보요경(普曜經)>에 의하면 부처님이 탄생하셨을 때

    용왕이 공중에서 향수를 솟아나게 하여 신체를 세욕시켰다고 한 데서 유래한다.

     또 <관세불형상경(灌洗佛形像經)>에는 이 의식에 대하여

    초파일은 만물이 모두 새로 생하되 아직 독기는 나타나지 않으며

    춥지도 덥지도 않은 시절로 관불에 적당하다는 것이다. 

    이 의식은 탄생불을 불단에 모시고 룸비니 동산의 화원을 상징하는

    꽃바구니를 만들고 향탕수 즉 감로다를 정수리부터 쏟는다.

    먼저 욕불게(浴佛偈)를 하면서 법사가 행하면 신도들이 따라서 행하여 공덕을 쌓는다. 

    관불은 부처님을 목욕시켜 드린다는 뜻이 담겨 있어 감로수를 뿌리는 것이

    향수를 뿌리는 것과 같고 불상을 씻어 드리는 것과 같아서 한량없는 공덕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초파일이 연등회. 팔관회와 더불어 중요한 행사이다.

     

    2. 연등회(燃燈會): 불전에 등불을 켜고 세상을 밝히는 의식이다.

     부처님 당시에는 빔비사라왕이 불전에 1만 등을 켜서 공양한 예가 있고

    가난한 여인이 한 등을 켜서 임금님의 1만 등을 능가하는 정성을 보이기도 하였다.

     촛불이 제 몸을 태워 세상을 밝히듯 우리도 이 몸을 태워

    가정과 사회.세계를 빛나게 하는 인물이 되겠다고 하는 서원으로 각종 행사에 공양한다.

     등공양은 향공양과 함께 중시되었는데 그것은 불전에 등을 밝혀서

    자신의 마음을 맑고 밝고 바르게 하여 불덕을 찬양하고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 귀의하는 의미가 있다. 

    신라 때는 사월 초파일에 가까운 절에 가서 재를 올리고 등을 켰으며

    절과 여엄집 및 관청에 이르기까지 모두 등을 밝혔다고 한다. 

    또 연등을 보면서 마음을 밝히는 것을 간등(看藤).관등(觀燈)이라 하는데

    관등은 갖가지의 등을 만들어 강에 연등배를 띄워 온누리가 환한 축제를 이루었다.

     연등회는 신라 진흥왕 12년(551)에 팔관회의 개설과 함께 국가적 행사로 열렸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는 관등행사가 매년 정월 15일에 있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 와서 특히 성했는데 의종 때 백선연(白善淵)이 4월 8일 점등한 이후로

    궁중에서 서민층에 이르기까지 초파일에 연등을 달았다.

    조선시대 초기까지도 연등회가 성하여 소회와 대회로 나누어 이 의식을 거행하였다. 

    이 연등회의 사무를 담당하기 위해서 연등도감(燃燈都監)을 설치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연등회는 일종의 민속이었고, 이때는 국가적 축제행사였다.

     등불이 갖는 불교적 의미는 자못 크다.

    스승과 제자가 법을 전하는 것을 등불로 상징하고 있다.

    그러므로 할등게(喝燈偈)에는 단지 등을 켜는 이상의 의미를 등에 부여하고 있다.

    게송은 다음과 같다.

     달마대사께서 등불로써 생명을 삼은 것은   達磨傳燈爲計活

    종사들에게 밝은 불을 밝혀 가풍을 형성하라는 뜻   宗師秉燭作家風

    등과 등이 상속하여 꺼지지 아니하면    燈燈相續方不滅

    대대로 유통하여 조사와 종사의 가풍을 떨칠 것이다.   代代流通振祖宗

     

    또한 연등게(燃燈偈)는 아래와 같다.

     큰 원으로 심지를 삼고 사랑으로 기름을 삼으며 大願爲炷大悲油

     희생과 봉사로써 법다운 불을 모아 大師爲火三法聚

     깨달은 마음으로 법계를 비추면 菩提心燈照法界

     모든 중생의 원대로 성불할 것이다. 照諸群生願成佛

     

    3. 탑돌이: 탑돌이는 불교가 전래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삼국유사>에도 김현감호(金現感虎)조에 초파일부터 보름까지

    서울(경주)의 남녀가 다투어 탑돌이를 한 기사가 보인다.

    불교명절이나 큰 재가 있을 때 많은 신도들이 참가하여 행하였다. 

    스님을 따라 염주를 들고 탑을 돌면서 염불을 하고 부처님의 공덕을 찬양하고

    아래로는 자신의 소원을 빌며 등을 밝히고 극락왕생을 기원하였다. 

    불교의 대중화에 따라 이 의식은 민속놀이로 바뀌었다.

    신도뿐만 아니라 일반 서민들도 불덕을 믿고

    국태민안과 개인의 가호를 바라는 뜻에서 모두 참가했다. 

    이때는 범종.북.운판.목어를 쳤고 삼현육각을 연주하고

    포념(布念).백팔정진가(百八精進歌).민요 등이 불려졌다.

    의식은 삼귀의례를 한 후 십바라밀정진도에 따라 탑을 돈다.

     

    3 성도절(成道節)

     성도재는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성도하신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행해지는 의식이다.

    이 날은 부처님께서 행하신 수행을 되새겨 용맹정진하고

    우리도 부처님처럼 생사의 고해에서 벗어나 열반을 얻어

    일체대중을 교화하고 불국토를 건설하겠다는 서원을 세운다. 

    전통의례로 하는 성도재는 모게송(慕偈頌).송자(頌子).

    참회게.참회진언 등으로 동참 대중은 마음을 청정히 하고

    영산회상.미타회상의 불보살을 거불하고,

    다시 조송게(朝頌偈).송자 등으로 부처님을 찬탄한다. 

    그 뒤 입지게(立志偈)로 자신의 수행의 의지를 굳게 세운 뒤

    입지발원과 참회진언을 하고 입산게.염불게.출산게 등을 하여 마치고

    십바리밀정진 천 배를 하기도 한다. 

    법회는 성탄법회와 마찬가지로 5번의 타종으로 법회를 열어

    법사의 법문을 듣고 아미타불정근을 한다.

    철야정진을 하기도 하고 십바라밀정진을 하기도 한다. 

    십바라밀정진은 교리의 의미에 따라 보시는 보름달형으로 돌고,

    지계는 반달형, 인욕은 신날형,

    정진은 전자형(剪字形), 선정은 구름형, 지혜는 금강저형, 

    방편은 좌우 쌍정형(雙井形), 원(願)은 전후 쌍정형,

    역(力)은 탁환이주형(卓環二周形), 지(智)는 성중원월형(星中圓月形)으로 돈다.

    또 의상의 법계도에 따라 돌며 정진하기도 한다.

     

    4 열반절(涅槃節)

     석가모니 부처님의 열반을 기념하기 위하여 열반재를 행한다.

    열반은 불기(佛忌).상락(常樂).열반기(涅槃忌)라고 한다.

     부처님의 열반에 관해서는 많은 설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중성점기(衆聖點記)>에 기록되어 있는

    기원전 486년 설과 <대반열반경>의 2월 15일 설을 쓰고 있다. 

    열반일 기념회는 인도에서부터 행해진 것으로 <대당서역기>에

    부처님의 열반성전에서 무차대회를 열였다고 한 데서도 알 수 있다.

    오늘날 불교의 3대 명절 중 하나로서 연중행사로 이어 오고 있다. 

    확실한 의식절차는 전하지 않고 등을 달기도 하고 법요식을 갖는다.

    법회는 성탄법회와 절차가 같고, 정근에서 아미타불정근을 하며

    묵언수행을 하기도 하여 부처님의 뜻을 길이 추모한다.

     

    5 우란분회(盂蘭盆會)

     백중(百衆).백종(百種).망혼일(亡魂日)이라 한다.

    우란분회의 범어 ullambana 에서 나온 말인데 <불설우란분경>에 의하면,

    대목건련이 육신통을 얻은 후 부모를 찾아 보니 어머니가

    아귀도에서 고통을 받고 있음을 알게 되어 부처님께 구제할 방법을 물었다.

     부처님은 지금 살아 있는 부모나 7대의 죽은 부모를 위해 7월 15일에

    음식.의복.등촉.평상 등을 갖추어 시방의 대덕 고승들에게 공양하면

    고통에서 구할 수 있다고 하여 그대로 행한 데에서 유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중원일(中元日)에

    승려.도사.속인들이 모두 분(盆)을 만들어 모든 절에 바쳤다고 했고, 

    신라시대에는 왕녀가 7월 16일부터 6부의 여자들을 데리고

    베짜기 대회를 하여 8월 15일에 마치면서 진 편이 이긴 편에

    주식을 대접하고 즐겼다는 데서 백종절(百種節)이라 하였다. 

    이 날이 되면 재를 올려 조상의 영혼을 위로하고

    백성들은 서로 놀이와 가무로 즐기는 풍속이 있다.

    고려 때에는 예종 1년(1106) 숙종의 명복을 빌고 천도를 하며 이 재를 행하였고,

    공민왕 때에도 내전에서 시설하는 등 많은 우란분재가 행해졌다. 

    조선시대에도 초파일의 연등과 7월 망일의 우란분재를

    일년 중 가장 큰 행사로 여겼다.

    이때는 절에 불공을 드리고 돌아가신 영가를 천도하는 재를 올렸으며

    승려들은 중생을 위하여 탁발을 베풀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조상에 재를 올리고 스님.어버이.불우노인들을 모시고

    법회를 열고 대중공양을 하기도 한다.

    우란분절 봉축법회는 불탄일 봉축법회와 같은 절차로 행하는데

    다만 고혼 영가와 조상을 천도하는 의례가 첨가된다. 

     

     

    8.법회의식

     

     1 법회의식

     법회는 불법을 설하기 위한 모임이나 불사를 행하기 위한 모임이다.

    삼국시대부터 행해 오던 많은 불교행사도 엄격히 보면 이 법회에 포함된다.

    불사(佛事).법사(法事).팔관회.연등회.방생회.

    각종 재.점찰법회.결사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다. 

    오늘날의 법회도 그 목적하는 바에 따라 갖가지로 나뉜다.

    크게는 법사가 법문을 설하고 법문을 청해 듣는 일반법회와

    사찰 및 불교단체에서 불경을 강의하고 교리를 설하는 정기법회,

    여러 불교명절에 행해지는 축일법회, 특별히 시설되는 특별법회 등이 있다. 

    사찰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법회로는 화엄 관음회.미타회.지장회.화엄신중.

    용화회.영산재회.수륙재회.예수재회.방생회 등이 있다.

    현재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법회의식은 촛불과 향공양을 한 뒤

    삼배를 올리고 자리에서 정진을 하다가 법회를 알린다.

     

    ▶ 1. 타종(5회)

     ▶ 2. 예불

     ▶ 3. 헌다(혹은 헌화.헌향)하고

     ▶ 4. <천수경> 혹은 <금강경>을 봉독한 뒤 법회가 열림을 사회자가 알리고

     ▶ 5. 삼귀의례를 한다.

     ▶ 6. 찬불

     ▶ 7. <반야심경>을 봉독하고

     ▶ 8. 입정에 들어 마음을 가라앉히고 선정에 든다.

     ▶ 9. 법사가 등단하고 법을 청하는 청법의식(청법게 혹은 청법가)을 하면

     ▶ 10. 법사가 설법한다.

     ▶ 11. 대중들은 법을 실천할 것을 다짐하면서 찬탄의 예를 한다.

     ▶ 12. 이어 대중이 알아야 할 법회 내외의 문제를 공지하고,

     ▶ 13. 정근을 할 때는 각 법회에 맞도록 석가모니불, 관음, 아미타불 정근 등을 택하여 행하고 보시를 한다.

     ▶ 14. 다음에는 발원

     ▶ 15. 사홍서원

     ▶ 16. 산회가를 하고 법회를 끝마친다.

     

    가정이나 직장의 법회는 일반법회를 설법위주로 줄여서 하는데

     ▶ 1. 불단을 마련하고 삼귀의를 한다.

     ▶ 2. 찬불

     ▶ 3. <반야심경>을 봉독하고

     ▶ 4. 약 5분간의 입정에 든다.

     ▶ 5. 법사가 설법하고

     ▶ 6. 설법이 끝나면 정근과 보시를 한다.

     ▶ 7. 이어 법회의 목적과 법회 회원의 소원 성취를 발원하고

     ▶ 8. 사홍서원

     ▶ 9. 산회가로 끝나게 된다.

     

    이외에 생일.취임.이임.승진 등에 맞는 법회를 하는데 그 절차는

    일반법회에서 필요한 것을 중심으로 가감한다.

     

    2 방생의식(放生儀式)

     방생은 생명의 존엄성을 깨우쳐 주는 의식이며

    선업을 짓는 적극적인 자비의 행이다.

    죽어 가는 산 물고기들을 놓아 주는 의식을 통하여 죽음에 처한 생명을 구제하고,

     나아가서 질병과 굶주림에 고통받는 이웃을 도우며,

    생사고해에서 윤회하는 중생을 구제하는 데에 이르기까지

    방생의 의미는 매우 깊은 것이다. 

    부처님께서 살생은 과거의 부모 형제를 살해하는 것이고

    미래의 부처님을 죽이는 행위로서 생명의기본질서를 파괴하는 큰 죄악이라 하셨다. 

    생명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을 깨우쳐 주는 것은 불교의 사명으로

    최근 생태계를 위협하는 환경 문제와 함께 생각해 볼 때

    방생의 정신을 실현하는 것은 불교인의 사명이라 할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불안과 공포에 처한 중생계의 생명을 삼보께 귀의하고

    구도의 뜻을 일으키도록 하는 것이 바로 보살행이다.

     

    적석도인(赤石道人)은 방생의 공덕을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 첫째 자식을 원하는 자는 방생하라.

        남을 살게 해 주는 것이니 나를 생하게 하니 자식의 경사가 있게 된다.

     ▶ 둘째 자식을 배면 방생해야 한다.

        방생은 만물을 보호하니 산모도 반드시 보호를 받게 된다.

     ▶ 셋째 기도할 때에 방생한다.

         기도함에 방생의 공덕이 크기 때문이다.

     ▶ 넷째 예수재를 할 때에도 방생부터 행한다.

          방생으로 불보살님의 감동을 받으면 큰 복을 받기 때문이다.

     ▶ 다섯째 재계를 할 때,

        여섯째 출세를 구하려 할 때,

        일곱째 염불할 때도 방생을 행하라는 것이다.

     

    방생회의 절차는 불보살을 청하는 봉청의식(奉請儀式)을 하고

    <반야심경> (혹은 신묘장구대다라니)을 독송하고

    삼보의 위신력으로 누대의 업을 참회하여 멸하는 의식을 한다. 

    이어 생명을 불법(佛法)에 귀의시키는 의식을 한다.

    다음에는 미리 준비한 방생할 생명을 석방하고

    불설왕생정토진언과 관음정근을 한 후 축원을 하여 마친다. 

     

     

    9.생활의례

     

     1 식당작법(食堂作法)

     불자가 식당에서 공양할 때 행하는 의식이다.

    우선 공양을 하게 해 주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마음을 가다듬어 공양을 함에 부끄러움이 없는 자세를 갖고자 하며

    아울러 시식을 겸하여 아귀를 구제하는 뜻도 내포한다. 

    공양을 알리는 명종(鳴鐘)을 다섯 번 치고 시작한다.

    먼저 발우를 펴면서 전발게(展鉢偈; 如來應量器 我今得敷展

    願共一切衆 等三輪空寂 옴 발다나야 사바하)를 하고

    <반야심경>을 외우고 십념(十念)을 외운다. 

    공양을 돌리고 봉발게를 한다.

    "음식을 먹게 되면 선열(禪悅)로써 법회식을 하겠습니다.

    가부좌를 맺으면서 선근을 굳게 가져 흔들림이 없는 경지를 증득하겠습니다.

    빈 발우를 보면서 온 마음을 청정하게 가져 번뇌가 일어나지 않게 하겠습니다." 

    이렇게 발원하고 나서 불삼신진언(佛三身眞言; 옴 호철모니 사바하).

    법삼장진언(法三藏眞言; 옴 불모규라혜 사바하).

    승삼승진언(僧三乘眞言; 옴 수탄복다혜 사바하).

    계장진언(戒藏眞言; 옴 흐리부니 사바하).

    정결도진언 (定決道眞言; 옴 합부리 사바하).

    혜철수진언(慧徹修眞言; 옴 나자마니 사바하)를 외운 뒤 

    막제게(莫啼偈).

    오관상념게(五觀想念偈; 음식에 깃든 공덕을 다섯 가지로 관찰하고 음미하는 게송)를 하고

    공양이 발우에 가득 차는 것을 보고 원을 세운다.

     이 의식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오관게로서 식사 때 마음을 가다듬는 수행의례의 하나다.

    오관게는 생반게(生飯偈). 정식게(淨食偈).삼시게(三匙偈).절수게 (絶水戒).

    수발게(收鉢偈)이며 이때 5명의 승려가 사물(四物)을 울린다. 

    이어 타주(打柱)가 바라춤을 추고 법고춤이 이어진다.

    "일체 선법을 구족하고 음식 조절을 잘하여

    향기롭고 아름다운 음식들에 대하여 집착하지 않겠습니다.

     저희들이 받은 음식 위로는 삼보님께 공양하고

    아래로는 모든 중생에게 베풀어 주노니

    목마름과 주림을 없애고 무상도를 이루기 바라옵니다.

     나의 몸 가운데 8만 4천 충이 있고 낱낱이 털구멍에 9억의 충이 들어 있으니

    내가 저들을 살리고저 이 음식을 받으나

    반드시 먹고 도를 이루어 저들을 먼저 제도하겠습니다."

     출생게(出生偈; 귀신에게 공양하는 게)에 이어 헌식하고

    절수상념게(絶水想念偈; 발우를 씻은 물을 마시며

    아귀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비는 게송)를 한 뒤

     식필상념게(食畢想念偈; 이웃들에게 공양의 은혜에 보답할 것을 다짐하는 게송)를 하고

    '나무동방해탈주'를 외우고 일어난다.

    이 식당작법은 범패와 의식무 등

    다양한 불교예술의 종합된 의식절차로 구성되어 있다.

     

    2 발우공양(鉢盂供養)

     식당작법이 큰 재를 올릴 때 대중들의 공양의식이라면

    발우공양은 평상시 공양의식이다.

    발우는 불제자가 가지는 밥그릇으로 옛날 부처님께서

    세 가섭의 집에 모셔진 용에게 항복받은 밥그릇이라 하여

    항용발(降龍鉢)이라고도 하고 중생의 근기에 따라

    양대로 채워지는 밥그릇이라 하여 응량기(應量器)라 부르기도 한다.

     그릇은 모두 4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작은 그릇이

    큰 그릇 속에 들어가 하나의 탑을 이룬다.

     첫번쩨 그릇은 찬그릇이고 두번째는 청수그릇이며

    세번째는 국그릇이고 제일 큰 그릇은 밥그릇이다.

     옛날 임금님이 만발공양(滿鉢供養)을 할 때 제일 큰 밥그릇에

    밥을 가득 차게 담았으므로 어시발우(御侍鉢盂)라 하여

    밥그릇에는 물이나 국을 받아 먹지 않으며 비벼 먹지도 않는다. 

    밥그릇은 자기 무릎의 왼쪽 바로 앞에 놓고 국그릇은 오른쪽 바로 앞에 놓으며

    찬그릇은 밥그릇 앞에 놓고 물그릇은 국그릇 앞에 놓는다.

     공양을 알리는 목탁(혹은 종) 소리가 나면 대중방으로 와 조실 혹은

    주지스님이 어간(중앙문)에서부터 가부좌하여 앉는다.

    발우를 펴는 데에는 전발게(展鉢偈)를 하고 죽비소리에 따라 발우를 편다.

     다음에 <반야심경>을 외우고 십념(十念) 공양을 돌리고 봉발게를 한다.

    부전스님이 죽비로 신호하면 조용히 발우를 순서대로 편다.

    행자가 청수물을 돌리면 큰 그릇에 물을 받아

    국그릇 찬그릇으로 헹구어 청수물 그릇에 부어 놓는다.

     밥과 국이 분배되면 각각 공양을 받아 놓되

    자기 역량대로 덜어서 남거나 적지 않게 한다.

    분배가 다 이루어지면 <반야심경>을 생각하면서 다음 글귀를 외운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 있고

    한 알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습니다.

    이 음식을 먹고 건강을 유지하여 사회대중을 위하여 봉사하겠습니다.'

     공양이 끝나면 밥그릇 국그릇 찬그릇을 깨끗이 씻어

    고추가루 하나라도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하여 마시고

    그릇을 닦아 원래대로 쌓아 놓는다.

     이는 질서 있고 청결하고 근검.엄숙한 수행의식으로

    옛날의 임금들도 이 발우공양을 통하여 국민의식을 고양하였다.

     

    3 화혼의식(華婚儀式)

     결혼식을 화혼식이라고 하는데 결혼식을 할 때는 먼저 촛불을 켜서

    어두운 것과 귀신을 쫓아내므로 화촉(華燭)을 밝힌다고 한다.

    요즈음 결혼식에서는

     ▶ 1. 신랑신부 입장

     ▶ 2. 맞절

     ▶ 3. 선서

     ▶ 4. 주례사

     ▶ 5. 신랑신부 내빈께 경례

     ▶ 6. 퇴장의 순서로 되어 있으나,

     

    불교 화혼의식에는 불교의식이 부가되어 있다. 그 절차는 다음과 같다.

     ▶ 1. 개식은 종이나 목탁으로 하고 각종 악기를 연주하는 가운데

         신랑신부가 식장 안에 들어와 대기하고 있으면

     ▶ 2. 주례법사가 화동(花童).화녀(花女)의 선도로 등단한다.

     ▶ 3. 신랑신부가 화동화녀의 안내로 입장하면

     ▶ 4. 주례법사는 신랑신부의 약력을 간단히 소개한다.

     ▶ 5. 주례법사가 향을 꽂고 삼귀의를 창하면 대중일동이 모두 일어나 예를 올린다.

     ▶ 6. 이때 주례법사는 고유문을 읽는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 아뢰옵니다. 모도 모군 모소에 사는 청신사 누구와

         청신녀 누구는 약혼을 하고 이제 삼보 사중의 중명하에

         결혼식을 올리려 하오니 증명하여 주시옵소서!'라는 내용이다.

     ▶ 7. 고유문이 끝나면 신랑신부의 맞절이 있고

     ▶ 8. 부처님께 헌화한다. 미리 별단에 일곱 송이의 꽃을 준비해 두었다가

             신랑이 다섯 송이를, 신부가 두 송이를 각각 헌화한다.

     ▶ 9. 주례의 집전에 따라 혼인서약을 한다.

         '신랑 신부는 일심합력하여 가정을 정돈하고 나쁜 일을 하지 않고

          착한 일을 받들어 행하며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행하며

          형제에 우애하고 가정에 화목하는 백년의 혼약에 굳은 신념을 가지고 맹세합니까?

          9족 친척에 항상 화목하고 또 금생으로부터 억겁에 이르기까지

          부부의 연을 더욱 깊이 하고 언제나 정법을 믿고 계율을 지켜

          사견에 빠지지 않고 각행원만(覺行圓滿)의 불도를 실천하여 성불하고

          중생을 제도하는 데 앞장서겠습니까?'하여

     

    신랑 신부가 서약을 마치면 주례는 결혼이 원만히 성취되었음을 선언하고

    찬불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한 뒤 간단히 주례사를 한다.

    그리고 내빈축사와 축전을 하고 낭독하고 사홍서원으로 의식을 마친다.

     이와 같이 불전의 화혼의식은 고유문과 헌화의 순이 다르고

    처음의 삼귀의와 사홍서원이 다를 뿐 일반의식과 큰 차이는 없다.

     

     

    10.기타

     

    1 사리회(舍利會)

     부처님의 사리에 공양하고 그 공덕을 찬탄하는 법회로

    사리강(舍利講)이라고도 한다.

    오늘날 사리회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고승의 사리를 친견하고 예배 찬탄하는 법회이다.

     사리는 육바라밀이나 계.정.혜를 닦아 훈수(熏修)에 의해 생기기 때문에

    매우 희귀한 것으로 제일의 복전이며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전신사리(全身舍利).쇄신(碎身)사리.

    생신(生身)사리.법신(法身)사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전신사리는 다보불과 같이 전신이 그대로 사리인 것이고,

    쇄신사리는 부처님과 고승들의 몸에서 나온 낱알의 사리이며, 

    생신사리는 여래가 열반에 든 뒤 전신사리나 쇄신사리를 남겨두어

    인(人).천(天)이 공양하게 한 것이며,

    법신사리는 법신의 사리로 대소승의 일체경전을 말한다.

     사리는 사리함에 넣어 사리탑에 봉안한다.

    고승이 돌아가시고 난 뒤 나오는 사리도 부도(浮屠)에 장치하여

    수행의 거울로 삼기도 하며 신앙의 대상이 된다.

     의식절차는 전하는 것이 없으나 사리이운으로부터 시작하는데

    불사리와 고승사리 각각에 해당하는 의식을 하고 나서

    정근을 하거나 조용히 합장하면서 순서에 따라

    사리 앞에 이르러 예를 올리고 친견한다.

     

    2 사경회(寫經會)

     불교경전의 경문을 베껴 쓰는 것으로 신앙적 의미를 가진 공덕경(功德經)이다.

    불교신앙에서 경전은 불멸 후 정법의 보고로서 중요시 되었는데

    사경 및 석경(石經).송경(誦經).강경(講經)의 형식으로 신앙되었다.

     사경이란 경전의 법문을 한자 한자 정성을 다하여 손수 쓰면서

    그 의미를 익히고 실천하는 것이고,

    석경은 사경이 종이나 좋은 비단과 같은 재료를 쓰는 것인 데 반해

    바위.석굴 등의 돌에 새기는 것이다.

     석경은 중국에서 법난으모 불법이 피폐해지자 불법을 비밀히 전하고자

    깊은 산 동굴이나 바위에 새겨 숨겨 둔 것이 그 예이다.

     송경이란 아침 저녁 지극한 마음으로 독송하고 외우는 것이며,

    강경은 경전의 뜻을 이해하고 남에게 가르치기 위해 강의하는 것이다.

     사경의 목적은 초기에는 불경을 후대에 길이 전하고,

    승려가 독송하고 연구를 하기 위해서,

    또는 서사의 공덕을 위해서 행해지는 등 주로 경전의 전달과

    널리 경을 유포시키는 것이 주였으나,

    목판본과 활자의 발명으로 경전의 유통과 보급이라는

    실질적인 면보다는 서사공덕을 강조한 신앙적인 면이 강조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덕왕 때 <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 권43이 있는데

    장식경.공덕경의 최초이다.

    고려시대에는 사경이 성하여 전문 사경승(寫經僧)과

    사경지(寫經紙)가 만들어졌다.

    특히 고려대장경을 주조하기 위해서도 많은 사경이 행해졌다.

     사경은 <법화경>과 <화엄경>이 주를 이루고 있고

    <아미타경> <금강경> <부모은중경> 등 여러 경을 대상으로 하였다.

     <법화경>이 특별히 사경에 많이 쓰인 것은

    이 경의 서사수지하는 법화신앙과 경탑신앙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또 쓰는 재료에 따라서 금분(金粉)으로 하는 금자(金字)사경,

    바늘로 수를 놓아 가는 수예사경,

    흔히 많이 행하는 묵으로 쓰는 사경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왕실에서 국가의 호국을 위해서나 왕실의 종친이 죽었을 때

    극락왕생의 발원과 왕실의 번영을 기원하기 위하여 행해졌고,

    일반사찰에서도 일체의 액난을 면하고

    수명수복과 소원성취를 발원하는 신앙에서 행해졌다.

     고려시대에서 조선 초기까지 크게 성행하다가 점차 사라졌는데

    다행스럽게도 근래에 사경법회가 다시 재현되고 있다.

    병풍.도자기.불구(佛具)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경이 행해지고 있다.

     

    3 복장(腹藏)

     불상을 조성하고 나서 불신력을 상징하는 불사리.

    다라니.경전과 여러 가지 유물을 불상의 배 안에 봉안하는 것을 말한다.

     처음 탑 안에 넣어 신앙하던 사리는 점차 사리신앙이 퍼져나간 뒤에는

    탑뿐만 아니라 불경이나 불화에도 봉안하였고 불상의 배 안에도 장치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탑의 복장으로 유명한 것은

    불국사 석가탑에서 사리함과 함께 나온 경덕왕 때의 목판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이 그 예이다. 

    <조상량도경(造像量度經)>에 의하면,

    초기에는 불상의 머리 부분에 봉안했던 것을 점차 배 안에 봉안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복장에 쓰이는 사리.오곡이나 오색실.불경과 의복.다라니와 만다라.

    복장기와 조성기를 머리와 배의 빈 부분에 가득 채워 넣는데

    이는 바로 <조상경>의 법식에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복장의 형태를 갖추어 행해진 것은

    고려시대부터로 추정하고 있다.

    이 복장물은 당시 불교신앙의 경향, 사경.미술.불상조성의 유래,

    작가.발원자들의 신분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불교경전공부 > 불교신행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량석  (0) 2007.06.10
신중단  (0) 2007.06.10
중단퇴공  (0) 2007.06.10
상단예불  (1) 2007.06.10
금강경한글본  (0) 2007.06.10

+ Recent posts